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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남미(180511~0606 27Days)

[5/30 세계여행 74일째] 아르헨티나 / 부에노스아이레스 3일 / 국립미술관, SOHO거리, 아르헨 스테이크 맛집 by 처리

Buenos Aires(부에노스아이레스) 3일 : 부에노스아이레스 철꽃 / 국립미술관 / La Baita(이탈리안 레스토랑) / LAB New American Cuisine & Coffee Shop / La Cabrera(라 까브레라/빠릴랴)



밤새도록 천둥번개가 치고 아침까지도 비가 쏟아지길래, 오늘은 아무래도 글렀다 생각했는데, 아침이 되니 어느새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되었다. 

간단히 쩡이가 만든 계란토스트를 먹고 오늘 일정을 시작해보기로 한다. 오늘은 레콜레타, 팔레르모 지역을 가보기로 했다. 

SUBE 카드를 여유있게 충전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버스를 탈때 목적지를 얘기해줘야 거기에 맞는 요금을 낼 수 있게 된다. 보통 우리는 말이 잘 통하지 않기에, 구글지도에 찍힌 역이름을 보여주고 탄다.(9~10페소 정도)

내려서 Floralis Genérica(철꽃이라 부르더라)라는 BA의 대형 조형물을 보러 갔다. 시간에 따라 꽃이 펴졌다 접혔다 한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때는 꽃이 반정도 펴져 있었다. 

확실히 부자동네라 길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공원이 많다. 아르헨티나가 경제위기가 오기 전에는 길에 무료 빵도 나눠줬었다고 하는데, 도로나 공공 인프라들의 수준이 정말 뛰어나다. 

근처의 Museo Nacional de Bellas Artes(국립미술관)도 가봤다. 아르헨티나는 페루나 멕시코처럼 고대문명이 없었기에, 과거의 미술품들은 거의 없고 중세시대 이후의 작품들만 간간히 있다. 생각보다는 깔끔하게 전시되어 있어 잠시 시간을 내서 구경했다. 

근처의 Cementerio de la Recoleta(라 레콜레타 공동묘지)도 갔다. 카톨릭을 믿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사후 세계를 믿어서 저렇게 자신의 지위나 부를 나타낼 수 있도록 묘지를 집처럼 지어놓는다고 한다. 

보통 집값이 2-3억인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들여 만들어놓은 묘지를 보며, 현실세계와 작별한 사후세계에 대한 불안함이 얼마나 컸으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사후세계가 설령 있다한들, 이 세계의 것들을 가지고 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구경을 마친뒤 팔레르모 SOHO거리로 넘어가 점심, 저녁을 먹고 돌아오기로 했다. 근데, 수요일 점심 시간이라 그랬는지 생각보다 사람도 없었고 길거리도 조용했다. 게다가 종일 좋지 않던 하늘은 비를 뿌리기 시작. 돌아다니다가 점심시간 프로모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이 있어 들어갔다. 

La Baita라는 이탈리안 음식점이었는데, 에피타이저-메인디쉬-디저트에 음료한잔까지 해서 315페소였다.(약 1.5만원) 생각보다 괜찮은 가격이었는데 맛도 정말 훌륭했다. 19, 20세기에 이탈리아 사람들이 많이 이민왔다고 하는데, 음식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먹고 나오니 다시 하늘이 개어있었다. 늦가을같은 이곳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정취가 맘에 든다. 낙엽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근처의 LAB New American Cuisine & Coffee Shop이라는 세련된 커피집에 앉아서 저녁먹을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자리에 앉아서 한참 사람 구경도 하고 시간을 보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이전 남미와는 다르게 백인들이 대부분인데다가 건물 양식도 유럽과 비슷하다보니, 남미에 온것 같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 않게 된다. 이전의 남미와는 확실히 다른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오늘 저녁은 Pariila(빠리야/스테이크하우스)를 가보기로 했다. 집에서는 많이 먹었지만 식당에서 먹는 맛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기도 했고. 우리가 가기로 한 식당은 La Cabrera Parrilla Palermo이다. 다른 식당에는 없는 6시반부터 8시 사이에 가면 40% 할인을 제공하는 해피아워가 있었다! (남미 사람들은 대부분 저녁식사를 8시 이후에 한다고 한다.)

들어가서 Ojo de Bife(꽃등심) 600g + 믹스샐러드 + 맥주한병 + 콜라한병을 주문했는데 해피아워 적용이 되었더니 791페소였다! 3~4만원에 둘이 배부르게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아르헨티나라니+_+ 당연한 얘기지만 소고기는 정말정말x1000 맛있었다. 집에서 구워먹는 것도 좋지만 식당에서 전문적으로 굽는 거에는 좀 못미칠 수 밖에 없다.

팁 10%도 주고, 나와서 소화도 시킬겸 거리를 조금 걸어봤다. 아까 점심때와는 다르게 해가 지고나니 가게들이 하나씩 문을 열기 시작했다. 불이 켜진 밤거리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 

안타까운 점은 몇몇 가게를 빼곤 텅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다. 요새 급격한 인플레로 물가가 급격히 수십 퍼센트가 올랐다고 하던데, 여행하는 우리야 상관이 없지만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팍팍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돌아오니 늦은 밤이다. 오늘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를 보고 왔고, 내일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조금은 어두운 동네인 라보카 지역을 가볼 계획이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가 오면 그 나름의 운치도 있지만 여행하기는 조금... 힘들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