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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미국(180425~0511 17Days)

[5/9 세계여행 53일째] 미국 / 뉴욕 5일 / 피터루거 스테이크, 센트럴 파크, 브루클린 한식당 한끼 by 처리

New York(뉴욕) 5일 : Peter Luger Steak House(피터루거 스테이크) -> Central Park(센트럴 파크) -> Hanki(한끼/한식당)


어느새 뉴욕에서의 시간도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 어제 여행 일정을 얘기하면서 오늘을 포함 3일이 남아있는 줄로 알고 좀 여유롭게 다녔었는데, 이틀밖에 안남았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이곳에서 봐야할 것들이 더 많을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은 큰맘먹고, 아마 이번 여행 전체에서 가장 비싼 음식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곳을 한번 가보기로 했다.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스테이크집 하면 항상 손에 꼽힌다는 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로 고고.  

식당은 윌리엄스버그에 있는데, 아무래도 이쪽 동네는 맨해튼, 브루클린과는 느낌이 하늘과 땅 차이였다. 히스패닉과 흑인이 많이 있는 동네였는데 밤에 지나가면 꽤나 무서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게를 들어오자마자 발견할 수 있는 Zagat Survey Top Steakhouse의 위엄.

보통 예약을 하고 간다는데 우리는 예약을 못했기에, 11시 45분 오픈 타임에 맞춰서 도착했다. 다행히 20분 정도 대기하고 바로 식사를 시작했다. Steak for Two($107) + Mixed Green Salad($12)에 Tip 포함 $150을 줬는데, 그 돈이 아깝지 않을만큼 정말 훌륭한 스테이크를 먹었다.

전통이 느껴지는 식당에서 기억에 남을 즐거운 식사를 했는데,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물론, 잊으면 안된다. 이 비싼 녀석의 맛을!! 다 먹고 나면 초콜릿을 주는데, 보통 하나씩만 챙겨준다는데 우리는 꽤 많이 챙겨주셨다.

배부르게 식사를 하고 센트럴파크로 이동했다. 그나저나 메트로를 탔는데 반대로 타는 바람에 다시 길을 건너 출입구로 들어가 메트로카드를 긁으려고 하니, 이미 사용한 카드라며 인식이 안됐다. 뉴욕은 내릴 때 카드체킹이 없기 때문에 한 역에서 두번 타는걸 막기 위함인것 같았지만 잘못 탄 사람은 어케 한단 말이냐!

그리고 가면서 처음으로 인종차별을 당했다. 대놓고 동양인 너네 차이니즈들 내리라며, 옆에 있는데 마구 욕을 하는 덩치 큰 흑인을 만났다. ㅎㅎ 물론 직접적이지 않은 인종차별은 종종 있었지만 직접 들으니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다.

블루보틀 커피에서 커피 하나 들고 센트럴 파크로 들어갔다. 가는 길에 나홀로 집에에 케빈이 한탕 했던 그 호텔도 있고, 말들도 있고. 뉴욕의 거리는 어디선가 한번 봤던 것 같은데, 영화같은 데서 자주 봐서 그런것 같다.

센트럴 파크는 복잡한 맨해튼의 도심이 어디였나 싶을 정도로 평화롭고 여유로웠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고,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걷는 사람들도 많고. 뉴욕 사람들의 허파와 같은 존재라는 말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다.(근데 평일인데 어째 이렇게 노는 사람이 많지?ㅎㅎ)

쩡이와 잔디 근처 벤치에 앉아서 한참을 쉬었다. 뭔가를 계속 봐야 여행이 좋을 것 같은데, 가끔은 이렇게 쉴 때 오히려 좋은 생각들이 번뜩일 때가 많다.

호수도 구경하고, 그러는 사이에 어느새 시간이 꽤 많이 흘러가버렸다. 한 반나절을 이곳에서 보낸것 같다. 센트럴 파크에서 하루종일도 걷고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인데.

아쉽지만 오늘은 중남미 일정도 준비하고 집에서 빨래도 하려고 하니 늦을 수가 없기에, 6시 남짓 숙소 근처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뉴욕의 지하철은 저렇게 임시로 공지하고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여행을 다녀야 한다. Citymapper 같은 어플에서는 저런 정보도 같이 제공해주기 때문에 참고할 수도 있다.

오늘 저녁은 브루클린 에어비앤비 숙소근처에 있는 Hanki(한끼) 라는 한식당이었다. 정보가 많지는 않았지만 Yelp나 구글에서 평이 좋았기에 믿고 가보기로 했다. 남미에 가면 한식을 먹고싶어도 찾기 훨씬 어려워질 것 같기도 했고. 

사장님이 한국 분이셔서 반갑게 인사하고, 추천해주신 메뉴(해물 순두부+제육볶음&반찬세트/$25)를 시켰다. 근데, 정말 맛이 대대대대대박이었다. 보통 외국에서 먹는 한국음식은 한국 재료로 음식을 한다, 정도이지 한국에서 먹는것보다 더 맛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운데, 여기의 음식은 정말 맛깔나서 왠만한 한국에서 사먹는 것보다 더 맛있었다.

밥 한공기도 추가했는데 따로 돈 안받으신다고..ㅜㅜㅜ 정말 밥톨 하나도 안남기고 다 먹어 치웠다. 나오면서 처음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20% 팁을 팁박스에 넣고 나왔다. 감동이다.

숙소에 돌아와서 세탁방에 가서 일주일 정도 못했던 빨래를 돌리고, 간단히 먹을 거리를 사왔다. 빨래방에 사람이 정말 많은거 보면 여기는 세탁기가 없는 집이 꽤 많나보다.

어느새 길것같던 뉴욕에서의 시간도 사실상 내일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이전 중국과 미국 여행에서 들렀던 도시들에 비해서는 긴 시간 있었지만, 뉴욕이라는 도시에서는 1주일이라는 시간도 벅찰만큼 볼거리가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