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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국-홍콩(180407~0425 19Days)

[4/22 세계여행 36일째] 중국 / 리장 3일 / v.sherry 식당, 리장고성 구경, 충의시장, 쿤밍행 침대기차 by 처리

리장 3일 : 云雪丽餐厅(v.sherry/윈난 요리) -> 고성산책 -> 古城忠义市场(충의시장) -> 미시엔 -> 丽江火车站(리장기차역) -> 야간 침대열차(~쿤밍/11시간)


 

어느새 리장에서의 마지막 날이자, 사실상 중국 본토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이번에 여행을 다닌 루트를 보면, 베이징부터 해서 중국의  외곽을 쭉 돌았던것 같다. 베이징 -> 우한(침대기차 11시간) -> 시안(고속열차 5시간) -> 청두(고속열차 3시간반) -> 샹그릴라(비행기 1시간반) -> 리장(버스 4시간), 그리고 마지막 쿤밍가는 밤기차(11시간)까지. 중국 안에서만 엄청난 거리를 이동했다.

아침은 어제 저녁에 사온 라면을 끓여 먹었다. 1달 이상의 긴 여행동안 짐만 됐었던 전기쿠커를 드디어 사용했다. 라면 봉지 기준으로 1개 반정도 해먹을 수 있는 크기였는데, 이걸로 끓여먹으니까 그 나름으로 재미도 있고, 맛이야 뭐 말해 무어하리ㅎㅎ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겨놓고 근처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云雪丽餐厅(v.sherry) 식당이라는, 트립어드바이저&중국 맛집어플 디엔핑에서 상위권에 들어가는 윈난요리 식당이었다.

纳西烤肉(나시카오로우/나시스타일 돼지구이)+버섯두부볶음(62元)을 먹었다. 밥을 시켰는데, 중국에 온 이래로 처음 개별로 지은 밥공기를 받아봤고, 심지어 숟가락도 같이 줬다!ㅋㅋ 음식도 간이 과하지 않고 약간 삼삼한 듯 하게 맛있었다. 내가 먹어본 중국 요리 중에는 윈난 요리가 입에 제일 잘 맞는다.

적당히 배를 채우고 고성 여기저기를 걸어다녔다. 첫날에는 어디가 어딘지 전혀 모르겠고 걸어다녔다면, 지금은 아, 여기가 어디쯤이구나 하는 느낌 정도는 온다고나 할까? 

오늘도 날씨는 여전히 맑았고, 거리는 아름다웠다. 리장고성의 아이콘이라는 古城大水车(따쉐이처/물레방아)도 가서 한번 보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쉬었다. 한국의 스타벅스에 비해 북적거리긴 하지만, 이런 관광명소에 있는 스타벅스는 내부를 고풍스럽게 꾸며서 볼만 하다. 리장 스벅머그도 예쁘다.

걸어서 고성 남쪽에 있는 忠义市场(충의시장) 구경을 갔다. 어느 나라든 여행 다니며 시장만큼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보기 좋은 곳이 없다. 애플망고(개당 7元)와, 잡동사니 필요한 것들을 조금 샀다.

호스텔에 돌아와서 쉬다가 저녁즈음 해서 리장역으로 출발. 호스텔 직원들이 고성 밖까지 짐을 들어준다 했는데, 직원들의 성의는 고맙지만 굳이 도움받지 않기로 했다. 여기 시루시아오시 호스텔 직원들은 우리가 묵었던 숙소들 중에 가장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리장역으로 가기전, 저녁은 어제 갔던 미시엔 집에 한번 더 가기로 했다. 어제 먹으러 갔을때 정말 만족해서 한번 더 먹으러 갔는데, 오늘도 역시 굳굳. 10元(약 1,700원)에 미시엔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만족만족 대만족!!

리장역에서의 검문검색은 쿤밍행 기차를 타는거라 매우 까다로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도 너무 수월해서 놀랐다. 심지어 이전에 계속 걸렸었던 맥가이버칼과 스프레이도 무사통과. 역시 보안검사는 어디든지 복불복인가보다. 티켓 예매한 창구에서 여권 보여주고 티켓을 수령했다.

기차시간보다 한참 여유있게 와서, 좀 쉬며 충의시장에서 사온 애플망고를 먹었는데(고구마 아님), 어쩜 이렇게 달달하고 맛있을 수 있니? 왜 이제와서 내 앞에 나타난거니? ㅠㅠ

10시반 쿤밍행 열차를 탔다.(11시간 소요) 9시간 걸리는 나름 쾌속(?) 열차들은 이미 이전에 매진되어버려서.. 아무래도 저번에 탔던 베이징-우한 야간열차만큼 깔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행히 저번처럼 갓난아기가 같은 칸에 타지는 않아서 잘 쉴 수 있을것 같다 :)

내일 쿤밍에서 잠깐의 머뭄은 있겠지만, 그야말로 잠시이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 본토에서의 여행은 여기까지 마무리하게 되었다.

꽤 오랜만에 중국에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건, 중국이 과도기를 지나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이전의 느낌은 하드웨어는 뛰어나지만 소프트웨어는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덩치만 큰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중국에서는 질서의식, 인터넷 인프라 등에서 이전보다 나아진 모습들을 만났고,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보다 더 앞서가는 점들도 있단걸 보며 놀라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나는 과연 어떤 길로 가야 할건가,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