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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국-홍콩(180407~0425 19Days)

[4/19 세계여행 33일째] 중국 / 샹그릴라 3일 / 호도협 트레킹 1일차, 중도객잔 by 처리

샹그릴라 3일(호도협 트레킹) : 香格里拉汽车客运站(샹그릴라 버스터미널) -> 2시간 -> 桥头(치아오토우/호도협 입구) -> Jane's Guesthouse(배낭 보관) -> 纳西客栈(나시객잔/점심) -> 1시간10분 -> 28拐(28밴드) -> 1시간 20분 -> 茶马客栈(차마객잔/휴식) -> 1시간 50분 -> 中途客栈(중도객잔/1박) 


 

샹그릴라에서 떠나 虎跳峡(후티아오샤/호도협) 1박2일 트레킹을 하는 날이다. 호도협은 호랑이가 뛰어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수백미터의 절벽을 끼고 그 사이를 거센 물살이 지나가는 협곡이다. 트레킹 코스로도 유명한데, 1박을 하며 객잔에서 하루 묵어서 보는 별과 하늘이 그렇게도 아름답다고 한다.

원래는 오늘 소나기와 비 계획이 있었고 비가 오면 아무래도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트레킹은 못해도 호도협을 보기는 해야하지 않겠냐며 바로 호도협 트레킹이 끝나는 지점으로 향하는 버스표를 예매했다.(7:30 출발) 

비수기라 그런지 버스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처음에 출발할때는 우리 둘만 타고 갔는데, 가면서 길에서 태워달라는 사람들을 다 태워서 갔다. 샹그릴라에서나 볼 수 있는 신기한 광경인듯.ㅎㅎ 가는길엔 소떼도 지나가서 잠깐 멈춰서기도 한다.

약 두시간정도 걸려서 호도협 트레킹의 입구인 桥头(치아오토우)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비가 오는것 같지 않아, 버스 아저씨에게 조금 더 가다가 짐을 맡길 수 있는 제인 게스트하우스 앞에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버스 아저씨가 자기가 내일도 이곳으로 운전해 오기 때문에 만약 짐을 맡길거면 차에 그대로 놓고 가도 된다고 했다. 내일 트레킹 종점에서 버스를 타고 리장으로 향하기에, 굳이 번거롭게 짐을 맡기지 않고 그렇게 할까? 하고 잠시 생각했었지만 아무래도 좀 걱정이 되어 그냥 게스트하우스에 맡기고 간다고 했다. 아저씨가 나름 호의를 건넸는데 괜히 거절한걸까, 생각해봤지만 내 짐을 아무래도 그냥 맡기기는 좀 걱정이 되기도했기에.  

제인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맡기고 나니(5元/1개) 빵차 아저씨가 와서 나시객잔까지 태워주겠다고 한다. 안그래도 흙먼지에 차도로 걸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아저씨와 열심히 흥정하여 두명 100元에 가기로 했다. 비수기에 손님도 우리밖에 없는거 같았는데, 신나서 뛰어가는 아저씨를 보니 우리 둘다 기분이 좋아졌다.

* 일반적인 호도협트레킹 : 치아오토우 -> 나시객잔(1시간 30분/콘크리트길, 차 많이다님, 먼지 많음) -> 28밴드(1시간 30분, 처음에 콘크리트길, 사람만 다님) -> 차마객잔(1시간 30분/돌길, 내리막길) -> 중도객잔(2시간/평지, 맞은편 산을 끼고 쭉 걸어감) -> 티나유스호스텔(2시간/내리막길이 많지만 흙길)의 코스로 가며, 1박을 하는 경우 중간에 차마객잔 or 중도객잔에서 숙박을 한다. 차마객잔은 한국음식이 많고 평이 좀더 괜찮은 대신 다음날 좀더 많이 걸어야 하며, 중도객잔은 주인이 좀 불친절하지만 다음날 여유있게 이동할 수 있다.

나시객잔으로 올라가는 차도는 정말 좁아서, 조금만 아래로 삐끗하면 인생과의 작별을 고할것만 같았는데 아저씨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올라갔다. 걱정하지 말라며 别担心을 외치는 아저씨. 다행히 무사히 나시객잔에 도착. 올라와서 내려다 보니 꽤 높은 곳이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나시객잔에서 간단히 炒饭(차오판/볶음밥) 두개를 먹었다.(인당 15元) 차도 같이 한잔 주는데 따수운게 좋다. 우리 말고 한국에서 오신 어르신들 팀이 반갑게 인사해서 잠시 얘기를 나누었다. 중국어가 안되면 어려웠을텐데 자유여행으로 오신 용기가 대단하시다 생각했다.

화장실이다.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면 아래로 쭉 내려가는... 맨 아래 사람은 지나가는 모든걸 보는... 다행히 내가 갔을땐 다른 사람은 없었다^^ 

본격적으로 트레킹 시작. 종일 흐려서 그런지 햇빛이 세지 않아서 트레킹하기에 참 좋았다. 게다가 비수기여서 그런지 트레킹하며 중국인 커플을 제외하곤 아무도 만나지 않앗다.   

28밴드를 올라가기 전에도 꽤나 오르막길을 올랐는데, 28밴드는 듣던대로 정말 험난했다. 28밴드가 끝난거 같았는데 28밴드 안내판이 나온다던 사람들의 말이 거짓은 아니었나보다.

다시 열심히 올라간다. 옛날에 이 길을 말에 짐싣고 다녔을 상인들을 생각하니.. 어느순간부터 콘트리트 포장한 길은 사라지고 돌길을 따라 올라간다. 나시객잔까지의 이동을 편하게 해서, 체력에 조금 여유가 있어 다행이다 생각했다.

한시간 정도 올라갔더니, 28밴드 정상에 도착했다. 상인 아주머니는 물건을 팔고 있던데, 그러면 여기를 매일 올라온다는 말인가@_@

28밴드 정상부터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까딱하면 아래의 협곡으로 굴러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 가끔 염소들이 저렇게 길을 막고 있기도 한다.

상호도협에 비해 중호도협에 가까워지면서 물 소리가 크게 들린다. 엄청 먼 아래에 협곡이 있는것 같은데 물소리가 온 협곡을 뒤덮고 있다. 슬쩍슬쩍 보이는 협곡의 물살이 거세 보인다.

28밴드 정상부터 1시간 반 정도 걸려 차마객잔에 도착했다. 한국인 산악회에서 많이 방문하는지 방문의 흔적들이 많았다.

간단히 윈난커피 한잔 먹으며 쉬어가기로 했다.(15元) 커피 한잔을 마시며 반대편의 玉龙雪山(위롱쉬에샨/옥룡설산)을 바라본다. 호도협 트레킹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중도객잔에서 하루를 쉬기로 했기 때문에 잠시 체력을 회복하고 출발. 아무래도 아침에 첫차를 타고 와서인지 시간을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차마객잔에서 중도객잔으로 가는 길은 평탄했다. 평탄한 대신 역시나 까딱하면 절벽 아래로 가는게 함정.

곳곳에 트레킹 루트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오른편에 협곡의 반대편을 계속 끼고 가는 길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너무 웅장한 협곡 사이를 걸어가다보니,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된다 싶기도 할 정도다. 카메라로 담을 수 없다는 게 이런걸까. 눈에 들어온 아름다움에 비하면 사진은 너무 초라하다.

그렇게 2시간 정도를 걸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 中途客栈(Half way/중도객잔)에 도착. 구관 더블룸은 150元, 신관 더블룸은 200元부터이고, 주인과 잘 얘기해서 180元에 신관에서 묵기로 했다.

룸 컨디션까지 이런데서 굳이 따지기는 어렵고.... 어쨌든 문을 열면 바로 옥룡설산이 보인다. 듣던대로 참 불친절했지만, 뷰에서 회복했고 따뜻한 물 잘나오고 방 안추우니, 그래도 좋게 봐주기로 마음 먹었다.

저녁은 한국인들이 많이 먹는다는 삼계탕(168元)을 먹기로 했다. 거금이어서 아무래도 부담이 되서 안먹을까 했는데, 쩡이가 나 좋아하는 거라고 꼭 먹자고 주장해서 먹었다. 함께 하는 여행은 서로 상대의 마음을 먼저 배려해주고 챙기면서 해나가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조금 질기긴 해도 오골계는 정말 맛있었다 :)

씻고 자기 전에 하늘을 보러 테라스에 나왔다. 그 하늘은 내 생애 처음으로 보는 별 풍경이었다. 하늘에 꽉 차있는 별들을 보니, 아름다움을 넘어 경외감마저 들었다. 벅찬 마음을 안고 내일 트레킹을 위해 일찍 잠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