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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국-홍콩(180407~0425 19Days)

[4/20 세계여행 34일째] 중국 / 샹그릴라 4일 -> 리장 1일 / 호도협 트레킹 2일차, 티나 유스호스텔, 리장고성 호스텔, 미시엔(쌀국수) by 처리

샹그릴라 4일(트레킹 2일차) -> 리장 1일 : 中途客栈(중도객잔) -> 1시간30분 -> 티나 유스호스텔 -> 버스(2시간 30분소요) -> 夕露小榭(시루시아오시 호스텔) -> 리장 고성 -> 勺子米线(샤오쯔미시엔/윈난 쌀국수) 


 

트레킹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전날 잘잔듯 못잔듯 밤에 계속 잠을 깨긴 했는데, 그래도 춥지 않게 잔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밤새 바람소리가 창문을 엄청 때려서 비라도 온줄 알았는데 아무런 일이 없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창밖을 보니 구름에 가려져 있던 눈덮인 산이 처음으로 온 모습을 보여줬다. 하늘도 구름 한점 없이 맑아서 한참을 해가 뜰때까지 앉아 있었다. 해가 뜨기 전까지는 너무도 썰렁하던 몸이 해가 뜨고나니 금방 따스해졌다. 햇빛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이 이정도라니.

아침은 간단히 미시엔, 볶음밥(각 15元) 한입씩 하고 다시 출발. 9시즈음 아침을 먹고 있으니 차마객잔에서 출발한 한국인 단체가 막 도착했다. 듣던대로 차마객잔은 한국인 사랑방 같다고 하던데, 만약 어제 차마객잔에서 잤다면 정말 많은 한국인들과 만났겠구나 생각해봤다.

오늘의 목표는 천천히 티나 유스호스텔로 걸어가서, 거기서 3시반에 출발하는 리장행 버스를 타고 리장에 입성하는 것. 한 2시간 정도면 간다고 하니 별로 마음이 부담스럽지 않다.

오늘은 햇빛이 세게 내려와서 어제에 비해 덥고 걷기에 편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공기가 덥지 않아서 쉬엄쉬엄 얘기하며 걸었다.

관음폭포도 있었지만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그런지 졸졸졸. 

전체적으로 평탄한 길이었지만, 내리막은 흙길이어서 꽤 미끄러웠다. 티나 유스호스텔 가는길은 매우 편하다고 들었는데,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2시간 정도의 길을 걷고 걸어서 티나 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리장행 티켓을 사고, 간단히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3시반 버스를 1시반으로 변경이 가능하단다. 딱히 할일이 없던 우리였기에 옳다쿠나! 하고 바꿔달라고 했다.    

버스로 돌아나오며 아래로 호도협을 바라봤다. 걸었던 길도 좋았고, 잠깐씩 보이던 협곡과 그 물소리도 참 좋았다. 밤에 보이던 별도, 아침에 만난 구름 없는 맑은 설산도.

리장까지는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고성 근처에 내려줘서 리장고성 안에 있는 숙소를 찾아가려는데, 정말 고성안은 미로같았다. 가오더 지도어플을 보고 갔는데도 막다른 길로 안내하지를 않나... 무거운 가방을 매고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주소로 한집한집 보며 찾아가다 겨우 입구를 찾았다. 아, 그래서 호스텔에서 고성 입구까지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했구나.....

시루시아오시 호스텔은 고성을 개조한 타입인데, 일하는 직원들이 정말 밝아 보였다. 반갑게 맞아주고, 짐도 방까지 들어줬다. 호스텔에 묵으면서 이런 서비스는 처음인데다가 우리가 지낼 방도 관리가 잘 되어있어 마음에 들었다.

배낭여행을 하면서 숙소에 돈을 많이 아끼려다 보니, 따뜻한 물 나오고 춥지 않고 깨끗하면 왠만하면 괜찮은 숙소의 범위에 들어오는 것 같다. 예전에 비해서 확실히 좋은 숙소라는 기준이 많이 낮아졌다는 생각을 해봤다.

호스텔에는 시베리안 허스키 두마리가 있었다. 쩡이는 녀석들이 귀여운지 계속 말을 붙여본다. 돌아다니다 보면 고성 안에는 강아지가 정말 많다.

한동안 못했던 빨래를 돌리고, 저녁은 윈난성의 유명한 요리인 米线(미시엔)을 먹기로 했다. 미시엔은 쌀국수와 비슷한 음식이라고 보면 될것 같다. 베트남과 인접한 윈난 지역이라 자연스럽게 베트남과 비슷한 음식문화가 발달했겠거니, 생각해본다.

리장고성 안에서 꽤 맛집 평가가 좋았던 子米线(샤오쯔미시엔)이라는 집에 가서 쩡이는 송이버섯미시엔(25元), 나는 土鸡米线(토종닭미시엔/18元)을 먹었는데, 중국 특유의 기름짐이 이쪽 지방 음식엔 확실히 덜한가보다. 간만에 맛보는 덜 기름진 음식이었다.  

소화도 시킬겸 리장고성 산책을 했다. 四方街(쓰팡지에/사방가)가 가장 번화한 거리라고 하던데, 길이 정말 아름다웠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온, 그 모습이었다. 물론 사람도 엄청 많긴 하다만.

리장이 상업화 됐다고 별로라고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이 고성의 건물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은 절대 없어지지 않았다고 느꼈다. 리장고성은 어디로 가도 아름다운 골목이 계속 나오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라운 곳이다. 오늘은 좀 피곤해서 일찍 들어왔지만, 내일은 이 고성을 구석구석 돌아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