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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국-홍콩(180407~0425 19Days)

[4/21 세계여행 35일째] 중국 / 리장 2일 / 리장고성 산책, 원창궁, 윈난 요리 by 처리

리장 2일 : 天天鲜(티엔티엔시엔/윈난요리) -> 四方街(쓰팡지에) -> 文昌宫(원창궁/문창궁) -> No.1 Coffee -> 沃尔玛(월마트) -> 临沧·云县土鸡米线(린창윈시엔투지미시엔) 


 

리장에서의 둘째 날이다. 이래저래 여행 경비를 계산해보니, 오늘 어디 먼데를 나갈 엄두를 내지 않는게 좋겠다 싶었다. 옥룡설산, 루구호 같은 가볼만한 장소가 있었지만, 멀리 나가다 보니 인당 투어가 최소 3-400元 이상이라.. 다행히 리장고성 안에서는 길을 잃어도 그 길마다 매력이 있는 곳이라 하니, 오늘은 리장고성 안을 천천히 돌아보는걸로! 

짧긴 했지만 1박2일동안 트레킹을 해서인지 몸이 지쳤었나보다. 푹 쉬고 일어나서 빨래 좀 돌리고 점심때쯤 해서 윈난 요리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길이 정말 아름답다.

골목골목마다 걸으며 우와우와, 하며 걸어간다.

첫 끼니는 天天鲜(티엔티엔시엔/천천선)이라는 윈난요리 식당에서. 나시스타일소고기볶음+야생버섯볶음+계란버섯볶음(88元)을 먹었는데, 셋다 정말 맛이 훌륭하다. 윈난성 요리들이 대체적으로 덜 기름지고 고추를 써서 그런지 한국사람 입맛에 잘 맞나보다.

 

날씨도 좋고 해서 리장고성의 메인 거리인 四方街(쓰팡지에/사방가)로 걸었다. 

골목골목마다 개성있는 상점들이 있었고, 라이브 카페에서는 통기타 가수들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실력은 뛰어나지 않아도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도움을 준다.

리장고성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文昌宫(원창궁/문창궁)으로 가보기로 했다. 다른 곳들은 입장료가 있기도 한데, 이곳은 무료여서 참 다행이다. 나름 2400m 정도 되는 고산지대라 그런지, 빨리 걸으면 머리가 띵하다. 천천히 천천히 걸어 올라간다.  

원창궁에 올라가서 바라본 리장고성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해지는 풍경이었다. 바로 앞 건물의 공사소음만 아니었음 더 좋았겠지만.ㅎㅎ

내려오는 길에 나시 동파문자 골목을 들려봤다. 글자들이 정말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우리는 서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자 세개씩을 고르기로 했는데, 나는 '눈, 가족, 배부름', 쩡이는 '잠, 가족, 하늘'을 골랐다.

그중 우리가 같이 고른 '가족'을 표현한 상형문자는 글자 자체가 참 따뜻한 느낌이 든다.

내려와서 No.1 Coffee라는 전망 좋은 카페에 갔다.(아메리카노 28元) 전망값 치고는 가격이 좀 비싸지만, 바깥 구경도 하고 멍 때리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회사에 다닐때는 멍때릴 시간이 너무 없었다. 책상 앞에서는 아무것도 하고있지 않아도 뭔가를 바쁘게 하는척 해야만 했었고, 집에 오면 인터넷이든, 게임이든 회사에서 보냈던 무기력한 시간에 대한 보상을 원했었다. 대학생 때는 나무늘보처럼 학교 벤치에 누워서, 앉아서 하루종일 하늘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풍요로웠었는데. 규칙적인 시간에 맞춰 살아가게 된 이후로 마음 속 알맹이가 빠진 듯한 삶을 살았던 게 아닐까. 

아무튼 내일 밤기차에서 먹을 아침도 사야하고 해서 한국라면을 좀 사려고 했는데 고성 안 슈퍼에는 보일 때마다 들어갔지만 아무데도 없었다. 좀 멀긴 하지만 차로 5분 거리에 월마트가 있어서 마트 구경도 할 겸 해서 가봤다.

여행 때 마트는 그냥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특히 대형 마트들은 진열해놓은 물건의 분류가 비슷하기 때문에, 어떤 브랜드들이 있나 보는 재미가 있다. 다행히 한국 라면도 한 섹션을 차지하고 있어서 조금 사봤다.

저녁은 고성 밖의 临沧·云县土鸡米线이라는 집에서 미시엔+양저우볶음밥+닭다리(34元) 하나를 먹었다. 고성 안 물가는 바깥 물가의 최소 1.5배는 되는 것 같다. 미시엔은 참 맛있다. 고성 안에서 먹었던 것보다 가격은 절반인데 맛은 더 낫다. 진즉 나와서 먹을 것을! 

길에서 많이 파는 요거트아이스크림(20元)도 하나 먹었다. 고성 안에는 관광지다 보니 주로 이런 간식거리들이 많다.

시루시아오시 호스텔을 향해 돌아오는 길, 묵고 있는 호스텔은 고성 안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골목에 있어서 좋다. 가게마다 식물을 많이 키워서 그런지 길을 걸으며 바라만 봐도 마음이 편해지는 신기한 매력이 있다. 조용한 길을 둘이 걸으며, 어느새 끝을 향해 가고있는 중국 여행을 되돌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