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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국-홍콩(180407~0425 19Days)

[4/18 세계여행 32일째] 중국 / 샹그릴라 2일 / 송찬림사, 샹그릴라두커쫑고성, 야크훠궈, 구이산공원 야경 by 처리


샹그릴라 2일 : 松赞林寺(송찬림사) -> 香格里拉独克宗古城(샹그릴라 두커총 고성) -> 玛利嘎藏餐(마리가/야크 훠궈&장족 피자) -> 龟山公园(구이샨공위엔)




샹그릴라에서의 둘째 날. 아침에 자고 있는 쩡이를 뒤로 하고 먼저 일어나서 고성을 한바퀴 둘러봤다. 여행지에서 꾸준히 운동을 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지키지 못한 반성겸, 아침 고성을 좀 둘러보고 싶었다. 

단체관광객들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이전에 여행했던 대도시들과는 다른 조용함이 있었다. 간단히 둘러보고 공원에 올라가서 마니차도 돌려봤다.


마니차는 불경을 못읽는 사람들을 위해 원통에 불경의 뜻들을 새겨놓아서, 한바퀴 돌면 불경을 읽은 것과 같은걸로 본다고 했다. 일반 사람들을 위한 지도자의 좋은 생각일지, 아니면 단순한 정신승리(?)일지. 

점심때쯤 해서 근처에 한국인이 하는 서울가든이라는 식당이 있어서 김밥 2줄을 포장해서 출발. 김밥을 좋아하는 쩡이는 많이 신났다.ㅎㅎ 간만에 한국과 같은 맛의 음식을 먹었다.   

3번 시내버스(1元)을 타고 松赞林寺(송찬린쓰/송찬림사)로 출발. 버스도 정말정말 시골 느낌이었고, 가는길에 손들면 세워주고 정류장이 아니어도 얘기하면 내려준다.   

종점은 송찬림사 바로 앞까지 가지만 관광객은 조금 먼저 내려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115元) 티켓 구매 후 셔틀버스를 타고 송찬림사로 올라간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바라만 봐도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왠일인지 단체관광객도 거의 없었다.

걸어 올라가는 길에 야크 요거트(5元)까지를 하나 먹었는데, 꿀맛! 아주머니가 설탕을 너무 많이 뿌려서 잉? 했는데 요거트가 매우 신맛이라 둘이 잘 어울린다.

계단을 힘들게 올라가서(고산지대는 고산지대다, 3300m라고 숨이 헐떡거리고 손발이 저리다) 송찬림사에 올라가니 양 옆에 설산이 보이고, 샹그릴라 시내가 모두 내려다 보인다. 절경이다. 

티베트 불교는 우리네 불교와는 달리 다채롭고 화려하다. 지붕도 금인지, 도금인지는 모르겠지만 금빛으로 반짝거리게 만들어뒀다. 내부 장식도 화려하고, 석가모니도 엄청 크다.(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아쉽) 

절에 울리는 풍경소리가 마음을 평온하게 해줘서 한참동안 절을 바라보며 경치를 바라보며 쉬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버스터미널에 잠시 들려서 내일 아침에 호도협 가는 티켓을 구매(인당 44元). 내일 호도협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는데 소나기 소식이 조금 있어서, 아무쪼록 날씨가 좋았으면 하고 바라본다.

숙소로 돌아와서 고도적응(?)겸 재정비를 하고 푹 쉬었다. 이런저런 블로그에서 찾아보니 고산지대에서는 무리하지 않는게 좋다고 한다. 아침까지만 해도 계단 오를때 다리가 저릿저릿 했었는데, 그런게 고산지대에 왔다는 몸의 신호가 아니었을까 싶다. 숙소앞 강아지가 유독 잘 자고 있네.ㅎㅎ

푹 자고 일어나서 저녁은 호텔 주인의 추천장소라던 玛利嘎(마리가)라는 식당에 야크 훠궈를 먹으러 갔다. 야크는 고산지대에 살고있는 소인데, 맛은 소고기와 비슷하다고 하는 샹그릴라의 특산 요리라고 한다. 호텔 직원도 첫날 픽업하러 나왔을 때부터 여기는 야크고기가 맛있다고 몇번이고 알려줬다.

손님이 하나도 없어 걱정했지만 야크 훠궈(80元)를 먹어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싶다. 베이징, 청두에서 먹었던 훠궈는 아주 맵거나, 땅콩소스를 아주 많이 쓰거나 해서 기름진 맛이 있었는데 이곳의 훠궈는 굳이 따지자면 베트남에 가까운 매운 장을 써서 우리네 입맛에 더 깔끔하게 맞았다. 

같이 시킨 장족스타일 피자(30元)도 바삭한 빵에 속에 들어있는 야크고기가 아주 잘 어울렸다. 샹그릴라 맥주도 추천받았던 대로 굳굳.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길래, 오전에 혼자 갔던 구이산공원을 쩡이와 함께 올라갔다. 벚꽃이 피어있는 공원, 해가 진 샹그릴라 고성의 야경을 한참 보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뭐든 여유있게 보게 된다.

광장에는 사람들이 모여 노래에 춤을 추고 있었다. 춤을 다 알고 있는걸로 보아 이 동네 사람들의 전통 춤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모두가 웃으며 함께 광장에 모여있는 모습을 보니, 문득 그들이 부럽게 느껴졌다. 옆집 사람의 얼굴도 모르고 사는 우리들은, 모르는 사람과 같이 엘리베이터만 타도 흠칫흠칫 하며 살고 있으니.

고성 안에 있는 가게 사람들끼리도 두루두루 알고 지내는 것 같아 보였다. 아까 야크훠궈집 직원이 다른 가게 친구들과 놀고있고, 우리 호텔 직원도 옆집 한식당 사장님과 친하고. 신기했다.

샹그릴라는 원래 중뎬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샹그릴라 지명 지정으로 이름이 바뀌고 관광명소로 개발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개발된 이곳이 예전의 그곳과 과연 같다고 할 수 있냐며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곳에서 느꼈던 편안함, 사람들의 친절함, 이런 것들은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이상향까지는 아닐지라도, 마음속에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래오래 남을 도시가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