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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국-홍콩(180407~0425 19Days)

[4/14 세계여행 28일째] 중국 / 시안 2일 / 병마용, 회족거리, 시안 량피, 파오모 by 처리


시안 2일차 : 魏家凉皮(웨이지아량피/시안 량피) -> 兵马俑(진시황릉 병마용) -> 回民街(회이민지에/회족거리) -> 老孙家泡馍(라오쉰지아 파오모)



시안에서의 둘째 날. 시안에 오고 싶었던 하나의 이유였던, 병마용을 보러 가는 날이다. 워낙 중국을 대표하는 명소이기도 하지만, 과연 그 병사들의 모습을 실제로 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들기도 했다. 


시안기차역 근처에 병마용으로 가는 버스들이 있다. 일단 기차역 근처로 가서 아침을 먹고 가기로 했다. 길거리에 지나가면서 많이 보이던 魏家凉皮(웨이지아량피)라는 시안 전통음식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갔다.

秘制凉皮(량피/11元)와 肉夹馍(중국식햄버거/12元)을 먹었다. 량피는 면에 소스를 얹어 시원하게 먹는 시안의 전통 음식이다. 한국의 냉면같은 차가운 맛은 아니고, 뭐랄까... 굳이 말하자면 동베이차이에 따라피와 비슷한 면이 있다. 로우지아모는 시안 스타일 햄버거라고 할까.. 바삭한 빵에 고기를 넣어 먹는 음식이다. 개인적으로는 량피가 굉장히 맛있었다. 쩡이는 둘다 입맛에 별로 안맞아서 따로 팥죽(6元)을 시켜 먹었다.  

9시 즈음에 기차역에서 버스를 타러 갔다. 시안역 동쪽에서 버스들이 출발하는데,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토요일에 날씨도 좋아서 그런가보다. 조금 놀랐던건, 새치기를 하는 사람들을 줄서있는 다른 사람들이 뭐라하고, 질서유지요원들은 이들을 뒤로 보내버리는 모습. 예전의 중국은 무조건 새치기하면 빨리갈 수 있었는데, 조금 놀란 부분이다.

병마용에 가는 버스는 306路(遊5), 914路, 915路인데, 306번을 타고 갔다(7元). 화청지를 들리긴 하지만 우리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바로 병마용까지 쭉 타고 갔다. 

병마용에 내려서 표를 사러 갔더니 줄이 정말 어마어마어마어마하게 길고 사람도 많다. 누군가 주말에 갈거면 첫차타고 가라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한시간 정도 기다려서 티켓 구매(150元). 줄이 워낙 기니 얌체같이 사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뒤에 줄 선 사람들이 줄서라고 막 소리지르고...ㅋㅋㅋ 중국도 에티켓 부분에서는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엔 모두가 안지켰는데, 요즘은 지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은 느낌.

약 15분 정도 걸으니 병마용이 나왔다. 1,2,3호갱이 있는데 1호갱이 워낙 유명하고 많이 발굴되어 있기에, 3호갱부터 거꾸로 보는게 좋다. 3호갱은 조금 작은 편이고, 대신 커맨드 센터같은 위치에서 다른 갱들을 리드하는 위치에 있다. 

2호갱에는 이렇게 발굴상태가 좋은 몇몇 병사들을 전시해뒀다. 머릿결의 표현과 옷깃의 느낌까지. 정말 경이롭다. 

마지막으로 1호갱을 들어갔다. 입구로 들어가면 이렇게 수많은 병마용들이 동쪽 방향을 보고 줄지어 서있다. 

워낙 사진을 많이 봤었지만 실제로 봤을때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진시황이라는 사람은 세상을 다 가졌다고 생각했을텐데, 그럼에도 저토록 죽음이 두려워서 다음 세상에서도 자신을 지켜줄 호위병을 만들었다는게.. 인간 삶의 허무함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그때의 영생의 집착으로 인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시안 사람들에게 먹을 거리를 만들어주긴 했지만..

진시황릉 아래에도 지하궁전이 있다고 한다. 가보고 싶었지만 현대 고고학 수준으로는 발굴이 어렵다고 하여 현재는 릉 상태로 있고, 지하궁전의 추정되는 모습을 따로 만들어 전시해 놓았다고 하여 이번에는 굳이 안가기로 했다. 병마용도 계속 발굴중이라고 하는데, 언젠가 발굴이 다 끝나면 한번 와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다시 시안기차역으로 돌아와서 회족 거리로 이동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회족 사람들의 거리라고 하는데, 역시 꼬치 굽는 향기에 거리가 뿌연것이 코를 자극했다.

이렇게 양을 걸어놓고 바로 잘라서 꼬치에 꽂아서 파는 가게도 있다. ㅎㄷㄷ.. 진짜 양을 판다는걸 홍보하는건 좋지만, 별로 보기좋지는 않다.  

거리를 걷다가 시안의 유명하다는 음식 중 하나인 파오모를 먹어보기로 했다(35元). 빵이 나오면 직접 손으로 잘게 잘라넣고, 이걸 국물에 담궈서 먹는다.

누군가는 한국의 설렁탕, 또는 갈비탕 맛이 난다고 하는데 우리가 맛없는 집에 갔던건지 반정도 먹고 남기고 나왔다. 나와서 숨을 쉬니 입에 고수 향이 한참을 돌았다. ㅎㅎ

슬픈 마음에 길거리에 파는 양꼬치 한꼬치를 먹었다. 역시 중국에서 먹는 양꼬치는 언제나 진리임. 

병마용 관람에 많은 시간을 쏟았고 저녁이 다 되어가는데다가 내일 아침에 일찍 청두로 출발하는 기차표를 끊어놨기에, 일찍 숙소로 복귀해서 근처에서 간단히 신장빤미엔 한그릇을 먹었다.

이전까지 쩡이와 함께 여행했던 중국의 도시들은 나는 가봤던 도시였기에, 그 도시의 새로움을 느끼기보다는 쩡이와 함께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시안을 여행하며 나에게도 처음 이 도시를 방문하며 새로운 중국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고대부터 수도로 계속 존재했으며, 최근에는 서북부 개발의 중심도시이자 시진핑의 고향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시안. 도시 전체에서 느껴지던 고즈넉함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