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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국-홍콩(180407~0425 19Days)

[4/12 세계여행 26일째] 중국 / 우한 1일 / 야간 침대칸열차, 우한대 기숙사, 러깐미엔, 마라샹궈, 우한 티엔디, 장강 산책 by 처리


우한 1일차 : 武昌火车站(우창역) -> 热干面(러깐미엔) -> 武汉大学留学生宿舍(우한대학교 기숙사) -> 武汉天地(우한 티엔디) -> 汉口江滩(한커우 지앙탄/장강)


밤기차를 타고 武汉(우한)에 도착했다. 우리가 끊은 표는 软卧(푹신한 침대/롼워)로, 硬卧(딱딱한 침대/잉워)가 3*2 한 칸에 6명씩 타는데에 비해 2*2 4명씩 타고 가는데다가 문도 닫을 수 있어 보안도 크게 걱정없다. 다만, 맞은 편 애기가 밤새 울어서 나도 같이 깼다ㅜㅜ 쩡이에게도 물어봤더니 완전 꿀잠 잤다고 한다.  타기 전까지 침대기차를 타는걸 많이 걱정했는데 그만큼 침대칸이 편했다는 의미겠지. ㅎㅎ 

원래는 11시간 정도 걸리는데 연착이 좀 많이 되어서 14시간 반정도 걸려 도착했다. 일반칸이면 힘들었겠지만 침대칸이어서 누워있다가 깜빡 잠이 들어 못내릴뻔 했다. 사람들이 이미 다 내리고 있었다. 정신 차려야지!


우한은 중국 중앙에 있는 후베이성의 성도로 한커우, 한양, 우창 세개 도시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도시다. 특별한 관광지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2011년 이곳에서 1년동안 교환학생을 했었던, 나에게는 추억이 많은 곳이다. 그때 같이 유학생활을 했던 동하가 이번학기가 마지막이라고 해서 이번에 한번 들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武汉大学(우한대/우따) 앞까지 디디추싱을 타고 이동해서 첫끼는 우따 앞에 한국인에게 인기있다는 가게의 热干面(러깐미엔)을 먹었다(12元). 동하가 따먼 앞까지 마중 나와서 같이 주문하고 간단하게 아침 한끼. 나는 참 맛있게 먹었는데 쩡이 입맛엔 안맞았다. 너무 텁텁하다고 한다.

* 热干面(러깐미엔) : 우한 명물 음식으로, 땅콩소스에 면을 비벼서 먹는 볶음면. 고소한 맛이 특징.

간단히 밥먹고 우따 기숙사로 들어가 동하네 방에서 하루 신세를 지기로 했다. 예전엔 누구나 들어가서 쉴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중국 정책이 바뀌어가는지 학생증이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동하의 선의의 거짓말(?)로 둘다 무사히 들어감.

1년동안 지냈던 그 기숙사는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달라진게 있다면 그 공간들을 채우던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로 바뀌었다는 점 정도?  

간단히 짐정리를 하고 미뤄뒀던 빨래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 점심으로 따먼 앞의 麻辣香锅(마라샹궈)를 먹었다.(78元) 동하가 고른 것들로 하니 꽤나 조화로웠다.

지하철을 타고 汉口(한커우)로 이동. 내가 있던 2011년에는 우한에 지하철이 하나도 없었는데, 2018년 현재 우한에는 총 8호선까지 있었다. 너무 많이 달라져 버렸는데, 이런걸 격세지감이라고 하려나. 내부도 지루하지 않게 깔끔하게 꾸며놨다. 저렇게 하늘처럼 꾸며놓은 곳도 있고.  


한커우에서는 天地(티엔디/천지) 거리를 갔다. 한커우가 우한에서는 좀 잘사는 동네인데, 티엔디는 중국이라고 느끼기 힘들 정도로 세련된 가게들과 깔끔한 거리가 인상적이었다. 7년전에도 티앤디를 가봤지만 그때보다 이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거 같은데, 기분탓이려나?ㅎㅎ

한달 가까이 쩡이랑 둘이 다니다가 처음으로 만난 친구와의 동행인데, 나름 새로운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 멋진 장소에서 사진도 찍어주고, 그동안 미뤄뒀던 이런저런 얘기들도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훌쩍 흘러간다.

근처의 장강도 봤다. 안개가 많이 껴있기는 했지만, 뿌연 하늘의 장강변을 산책하는 것도 그 나름의 운치가 있는 시간이었다.

저녁은 다시 우따 근처로 돌아와서 한식당으로 갔다. 여행중에 택시 탈일이 거의 없었고 있다해도 디디추싱을 자주 이용했었는데. 간만에 로컬 택시를 탄 느낌은........ ㅎㅎㅎㅎ 이 아저씨가 사고를 내진 않을까 하는 조마조마함을 가지며 왔다.(다행히 아무일도 없었다.)


예전에 자주 갔던 한일관이라는 조선족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이 이름을 바꿔 근처에서 영업하고 있었다. 김치삼겹살구이 + 오징어도라지볶음 + 된장찌개를 먹었다.(90元) 역시 중국은 한식당이 많고 선택지도 다양하다. 크게 비싸지 않게 한식을 만날 수 있으니 이또한 참 행복하다!

비오는 우한. 동하의 기숙사로 돌아와 늦은 밤까지 맥주와 함께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들고 났던 이 곳에서 몇년을 한자리에서 지킨 동생이 문득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처음 만났던 때의 동하는 어리버리하던 스무살이었는데.ㅎㅎ 너가 원하는 것들 다 이루어내길 응원할께.

우한은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 비해서는 아직도 많이 성장이 필요하고, 계속 성장중인 도시이다. 바로 전 여행지였던 베이징과 같은 큰 스케일은 아니지만 관광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사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나 싶다.(쩡이는 시드니와 브리즈번의 차이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이 곳에서 잠시나마 살았던 나에게는 더더욱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