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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호주(180320~0406 17Days)

180327~0403, 시드니를 떠나며 / 맛집, 장소, 추억 Top3 by 쩡이

멜번에 대한 아쉬움과 애틋함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오게된 시드니.
그런 시드니의 일정이 벌써 다 끝났다니 황당할 지경이다. 7일동안 뭘한거지?!ㅋ

*시드니의 첫인상

처음 국내선 공항에 내려서 짐을 찾고, 트레인을 타고,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가까운 중국식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기까지.
마음에 드는 순간이 하나도 없었다.

늘 말썽이던 침낭의 한쪽이 배낭에서 분리되어 배낭커버안에서 덜렁거리고 있었고,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공항-시내 이동수단 때문에 덜컥 airport link에 탑승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에 있다 호스텔로 넘어왔더니 시설도 생각보다 많이 낡고 어두운 편이라 왠지 정신이 없었으며,
근처의 중국식당에 들어가서 시킨 신장빤미엔은 샐러리맛이 가득했고, 사이드 메뉴라고 착각한 볶음밥 포함 3개의 음식을 시키는 엄청난 낭비까지 저질렀다.

아아 시드니, 첫인상 점수는 벌써 0점이다! ㅠㅠ
숙소는 센트럴역 바로 앞이라 나쁘지 않은 위치라고 생각했는데, 거리 전체적으로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그래도 저녁도 많이 먹었고(?) 이 느낌을 만회할겸, 가까운 곳이라도 가보자! 하며 향한 곳은 달링하버.
걸어서 15분정도 소요되는 곳이었다.

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았고 많이 멀지도 않았던 길.
가는길엔 시드니 International Convention Center라는 으리으리한 건물이 길게도 들어서 있었고,
공원처럼 생긴 길이라 저녁의 여유를 느끼는 사람도 많았다.

도착한 달링하버는 항구의 느낌보다는 시끌벅적한 야시장?과 휘황찬란한 높은건물들이 양쪽에 쭉 늘어선 부조화스러운 바닷가 마을의 느낌.
심지어 여기저기 쓰레기통에서 커다란 쥐들이 찍찍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녔다. 쥐는 또 얼마나 큰지..
처리는 짬타이거(짬먹는 고양이;;)를 데려오고 싶은 마음이라며 잠시 군대 이야기도 해주었다..^^

아아.. 나 멜번으로 돌아갈래,, 다시 보내주세요 멜번ㅠㅠ 이라는 말들을 가슴에 꼭꼭 묻어두고 잠이들었다.

 

크크, 시드니 이야기가 이렇게만 끝났다면 너무 슬픈 엔딩이겠지?

하지만 우리는, 일단 첫날부터 체크아웃하는 마지막날까지 매일매일을 완전 꿀잠잤다.

평소 주말에나, 휴가를 이용한 여행에서는 늦잠한번 자는법이 없고, 늦게 일어나면 심기불편해하던 내남편은 어디가고,
내가 꼼지락거리면 그제서야 눈을 뜨고, 아무일 없던것처럼 다시 잠드는 잠만보 처리가 생겨났다 ㅋㅋ
어떤게 그의 본모습일까?! 알쏭달쏭하다. 좀더 여행하다보면 알게 되겠지?!

그리고 우리는, 멜버른에서보다 더 보고, 더 하고, 더 사면서 열심히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 결과, 난 여전히 첫 도시인 멜번이 더 그립고 더 좋지만, 처리는 시드니가 훨씬 더 매력적인것 같다며 나를 자극한다.

확연하게 다른 색깔의 두 도시였고,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했던 여행이었다.
이어지는 골드코스트, 브리즈번은 다소 짧은 일정이지만 내가 그토록 오고싶었던 호주 여행을 잘 마무리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시드니 여행 정리]

* Eat best 3
 1. Happy chef(해물만두국수)
   - 호주여행카페에서 꽤나 유명한 맛집이라 알고 있었는데, 시드니에서 지냈던 회사 동료도 추천해준 음식점!
     우리가 시드니에서 유일하게 두번간 곳이다. 차이나타운내에 정말 중국인들만 갈것같은 쇼핑몰의 2층 푸드코트에 있는곳.
     도대체 이런 음식점은 누가 어떻게 알아내서 갔었고, 유명해진것인지 참 신기했다.
     심지어 완전 중국식도 아닌것이, 면은 쌀국수로 선택이 가능하고 베트남식 매운고추와 스파이시 소스를 곁들일 수 있으며,
     국물은 한국사람들이 해장하기 딱좋은 시원한맛(ㅋㅋ)으로 정말 좋았다! 굿굿!!bb

 2. 마막
   - 우리가 호주로 오기위해 들렀던 쿠알라룸푸르가 있는 말레이시아 음식점.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한참을 기다려 들어갔었고, 식당내부는 깔끔깔끔!
     음식도 꽤 빨리나왔는데 나시고랭(볶음밥), 미고랭(볶음면), 로티 차나이(작은번+3가지 커리?소스?)가 모두다 맛있었음.
     하지만 비싸다! 멜번보다 시드니의 물가가 더 비싼것 같아.. 절레절레

 3. Harry's cafe de wheels(핫도그)
   - 여기도 시드니에서 지냈던 회사 동료의 추천! 꽤 유명한 핫도그 체인점인 것 같았다.
     빵이 너무 부드럽고, 내용물도 실하다! 다만 테이크아웃해서 공원에서 먹었더니 주변에 끊임없이 새들이 모여들고-_-
     크기가 있어서 먹기가 좀 힘들다. 온입에 온손에 다묻히고 먹는 맛있는 핫도그!


* Place best 3
 1. Coastal walk (쿠지비치-본다이비치)
   - 시드니에서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시간, 두시간 정도 걸었던 아름다운 길.
     본다이비치부터 쿠지비치까지 5~6개의 해변을 따라 산책로를 예쁘게 조성해놓았다.
     우리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걸었고, 각각의 비치들은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우리는 아래에서 위로 걸어올라가서, 쿠지비치-고든스베이-클로벨리비치-브론테비치-타마라마비치-본다이비치의 순서로 지났고,
     나는 쿠지비치가, 처리는 본다이비치가 가장 좋았다!

 2. 로열 보태닉 가든
   - 멜번에 이어 시드니에서도 보태닉 가든을 가봤다. 부러운 호주의 정원문화!
     시드니 보태닉 가든은 오페라하우스-하버브릿지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멋진 뷰를 가지고 있어 한없이 머무르기 좋은 곳이었다.

 3. 울릉공
   - 스카이다이빙을 위해 방문했던 곳이었지만 하루정도 관광을 하기에도 참 좋은 곳 같았다.
     시드니 시내에서 두시간정도 거리에 있는 곳이고, 스카이다이빙을 할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는 곳이랄까?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내려와서 지친 나의 심신을 토닥여준 고마운 곳이라 더 기억에 남나보다.ㅎ

* Moment best 3
 1. 서피스프로(친치니)와의 만남.
   - 한참을 고민하던 노트북 구입. 처리가 옆에서 노트북으로 무언가 하고 있으면 나도 하고싶다. 블로그 글도 쓰고, 가끔 여행카페에 글도 쓰고,
     PC로 카톡도 하고,, 등등등! 근데 난 랩탑이 갖고싶어서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버티고있었는데 ㅋㅋ
     나에게 조금이라도 실용적이려면 2in1이 훨씬 나을것 같다는 IT전문가 처리의 조언에 고민을 마치고 서피스프로 구입!
     내손에 들어왔으니 앞으로 친하게 지내고싶어서 이름도 "친치니"라고 붙여줬다.
     근데 얘가 모자란지 내가 모자란지, 켤때마다 안녕하세요 친치니님!이라고 말한다. 친치니는 내가 아니라 넌데.. 그래도 잘 지내보자^^


2. 해질무렵 오페라하우스
   - 글의 첫머리에 썼던 나쁜 시드니의 첫인상을 가장 크게 바꾸어준 순간.
     환한 낮에 가까이에서 본 오페라하우스는 꼬질꼬질하고, 갈매기의 집(?) 같은 모습이라 체념할 뻔 했는데 해가 지면서 완전 반전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시드니, 시드니 하는구나를 느끼게 해준 아름다운 풍경. 

  
 3. 스카이다이빙 - 자유낙하의 시간.
   - 쩡이의 흑역사 생성 및 기록의 날.
     놀이기구도 잘 못타는 세상 겁쟁이가 어쩌다 스카이다이빙을 인생 버킷리스트에 넣었을까..ㅠㅠ
     어차피 내가 뛰는것도 아니고 프로다이버가 나를 컨트롤할테니 죽진 않을거야~라고 최면을 걸다보니 이미 경비행기안..
     1분남짓의 자유낙하는 정말로 공포스러운 시간이었다. 계속 Phil의 팔을 잡고, 힘들게 숨을 쉬며, 어서 이시간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59A$을 주고 구입(?)한 동영상과 사진은 어찌나 볼만한지, 처리는 인생에 어떤 슬픈 순간에도 이것만 보면 웃을수 있다고, 든든하다 한다.


* Memory best 3
 1. 잠자는 코알라
   - 알라알라 코알라, 너의 인생이 부러워! 나도 내인생의 90%를 자고만 싶다. 유칼립투스만 먹어도 배가 불렀으면...ㅋ
     코알라 안고 사진찍기에 도전할까 고민했지만 가슴에 묻어두기로 했다!(냄새가 많이 난다고 해서 그런건 아닌걸로^^)

 2. 서핑하는 처리 구경하기. (feat. 본다이비치)
   - Coastal walk를 했던날, 우리가 쿠지에서 본다이로 거꾸로 올라온건 그날 오후에 처리의 서핑강습이 본다이에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어찌 스카이다이빙까진 같이 했지만, 눈코입귀에 물이 들어가는것을 격하게 싫어하는 나에게 서핑은 완벽한 거부대상이라 처리만 하기로 함!
     두시간의 수업동안 처리는 특별과외도 받고, 열심히 빠져가며 즐겁게 배우는 것 같았다.
     내 생각에 그는 서핑에 별 소질이 없는 것 같았지만(ㅋㅋㅋㅋ) 본인은 왠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것 같다! 골코에서 재도전 하게될까?!

 3. 익숙해지지 않는 현대미술의 난해함.
    미술을 꽤나 좋아하는 처리 덕분에 도시마다 큰 갤러리는 가보게 되는데, 현대미술을 접할때의 피로감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ㅠㅠ
    난 정말 감성이 부족한걸까? 그림들을 보고있으면 왜 저것을 그렸을까 하는 생각만 가득.. 물음표 물음표, 도대체 왜?라는 단순한 의문보다는
    그 작품의 의미와 의도를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할텐데, 나에겐 참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