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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호주(180320~0406 17Days)

[4/1 세계여행 15일째] 호주 / 시드니 6일 / 시드니 해변산책 쿠지 to 본다이, 본다이비치 서핑레슨 by 처리

시드니 6일차 : Coogee Beach(쿠지 비치) -> 해변 산책 to 본다이 -> Bondi Beach(본다이 비치) -> Bucket List(비치 근처 식당) -> 서핑 레슨 -> Chinese Noodle Bar(중식당)


써머타임이 오늘로 끝났다. 써머타임이 없는 나라에서 온 우리는 시간이 빨라진건지 느려진건지 한참을 고민했다. 결론은 써머타임이 끝나면 1시간을 버는 거였다. 7시간을 잤는데 8시간을 잔거니까? ㅋㅋㅋ

오늘은 시드니 근교에 있는 비치를 보러 가기로 했다. 바닷가로 해안산책도로도 잘 되어 있다 하고, 물놀이 하기도 좋다고 했다. 부활절 주간 연휴라 그런지 가는 사람이 꽤 많았다.


Central역에서 버스로 30분정도 가서 쿠지 비치에 도착. 펼쳐진 바다에, 수많은 사람들이 비치타월만 깔고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책 보는 사람, 가족들과 노는 사람.

해변가를 따라 본다이 비치까지 걷는 길이 잘 되어 있다고 하여 걷기 시작했다. 정말, 굽이굽이 가는 길마다 절경인 데다가 확 트인 하늘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트이는 것만 같았다.

햇살이 참 뜨거웠다. 선크림을 바른다고 발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집에 와서 보니 선글라스 쓴데 빼고 까맣게 타버렸다^^

가는 길에 한국으로 치면 공동묘지? 같은데도 지나갔다. 각자 그들의 생전모습을 간략히 작성해놓은 묘비, 같이 묻혀있는 부부들의 묘비도 인상적이었다. 그들이 묻혀있다면 바라보고 있을 바다는 하루종일 봐도 아름답겠구나, 라고 생각해봤다. 

쿠지 비치에서 본다이 비치까지는 도보로 1시간반 정도 걸린다. 가는길에 비치가 4,5개 정도 있는데 각자 색깔이 있다. 어떤 비치는 수영장처럼 잔잔하기도 하고, 어떤 비치는 서퍼들로 차 있기도 하고. 

쉬어쉬어 도착한 본다이 비치. 사실상 시드니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비치라고 한다. 내려다 볼 수 있는곳에서 보니 정말 길고 사람도 가득하다. 비치 바로 옆에는 바닷물로 된 수영장도 있었다. 

몇시간 걸어 왔더니 배가 꽤 고파져서 비치 근처의 Bucket List라는 식당에 들어가서 점심. 피시앤칩스(AUD 28) + 비프버거(AUD 24) + 맥주 2잔(AUD 18) + 연휴 추가요금 10% 했더니, AUD 77.... 여행 동안의 최고의 사치를 부렸구나...^^

바닷가 구경을 좀 하다가, 한국에서 꼭 한번은 해보고 싶던 서핑을 해보기로 했다. 쩡이는 물을 무서워해서 안배우기로 하고, 나만 해보는 걸로. 인터넷에서 Let's Go Surfing이라는 데가 평이 괜찮아서 신청.(2시간 그룹레슨에 AUD 95)


10명 정도가 수업에 참가했고, 선생님 두명으로 레슨이 시작되었다. 간단히 몸풀고, 처음 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두 그룹으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했다.

패들링 하는법, 파도가 왔을때 자세와 일어서는 방법 등을 설명해줬다. 디딤발 먼저 선 뒤 앞발을 서서 하는거라고. 해변가에서 연습했을땐 쉬웠다. (그때 왠지 선생님이 "Don't be frasturated" 라고 한 의미를 잘 이해 못하고 바다로 간것 같다...)

그리고 2시간 동안 본다이 비치의 바닷물은 내가 다 먹은것만 같은 기분으로, 물먹고, 또먹고, 또먹고... 정말 거의 끝나기 직전까지는 어떻게 일어서는지도 모를 정도로 계속 넘어졌다. 그러다 마지막에 짜잔, 하고 일어서는데.... 난 되게 멋있게 서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밖에서 구경한 쩡이 생각은 조금 달랐나보다. 흑흑 ㅜㅜ

그렇게 조금씩 익숙해 질때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는데,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물을 계속 먹으면서도 계속 나아가는 나의 모습과, 유유히 파도를 타는 서퍼들과, 밖에서 쉬면서 앉아있는 쩡이의 모습까지. 눈을 감으면 생생한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내가 서핑에 소질이 있느냐 없느냐, 를 알기도 전에 2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조금 아쉬움이 남아서 왠지 골드코스트에 가면 한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거긴 서퍼스 파라다이스가 있다잖아)

오는 길에 있던 Chinese Noodle Bar에서 간단한 저녁. 중국 현지의 맛과 가장 가까운 맛이었다. 양도 무지하게 많아서 두개 먹다 배 터지는줄..... 이제 몇일후에 가면 자주 만나게 될 그런 녀석들.


집에 와서 맥주를 한잔 마시고 잠깐 누워있었는데 왠지 온몸이 다 쑤시는 느낌이 들었다. 내일 고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파도를 등지고 일어서서 파도에 내몸을 맡기고 서있던 그 짜릿함이 떠오른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