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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9월 Part2(스페인그리스이탈리아터키 180916~0929)

[9/28 세계여행 195일째] 터키 / 이스탄불 1일 / 여행의 마지막, 이스탄불 스탑오버 여행, 고등어케밥, 아야 소피아 박물관, 인천행 터키항공 TK90 by 처리

이스탄불(Istanbul) 1일 : Aeroporto Internazionale di Napoli나폴리 국제공항 / 나폴리 → 이스탄불(2시간반 w/터키항공) / Istanbulkart이스탄불카르트 사서 시내로 / T1트램 / Galata Bridge갈라타 다리 / 고등어케밥 / Ayasofya Müzesi아야 소피아 박물관 / Antakyk Restaurant터키 요리 전문식당&EFES에페스 맥주 / 이스탄불 → 인천(9시간 w/터키항공)



어느새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나폴리에서 이스탄불을 경유해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끊었고, 중간에 터키에서 오후에 시간을 내어 잠시 스탑오버 시간동안 둘러보기로 했다. 

나폴리 중앙역에서 Alibus를 타고(5유로) 공항까지 갔다. 나폴리는 공항이 시내에 있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7시에 버스를 타서 7시 10분이 안되어서 도착했다; 너무 금방 도착해서 둘다 당황당황.

Aeroporto Internazionale di Napoli나폴리 국제공항은 정말 아담했다. 특별히 할게 없어서 3시간 전에 체크인 카운터가 열리자마자 짐을 부쳤다. 첫 경유로 짐을 부치는 거라 왠지 최종목적지 인천까지 제대로 갈지 걱정하며 떠나보냈다. 

나폴리 공항 라운지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조금 챙겨먹었다. 음식이 좀 부실한 편이라 쩡이는 거의 입도 대지 못하고 말았다. 

터키항공은 이번에 처음 타보는 거였는데, 정규항공사다 보니 중간에 기내식도 주고 서비스도 훌륭했다. 단, 비행기가 조금 지연출발해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내리니 3시가 되었다.

이스탄불 시내에서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블루모스크), 아야 소피아 박물관, 톱카프 궁전 3곳은 꼭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늦어지다 보니 아무래도 한군데 정도밖에 못가보게 될것 같았다. 

게다가 입국심사는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서... 다 마무리하고 도착장에 들어서니 4시가 다되었다. 

시내까지는 메트로 + 트램을 타고가면 한시간 정도가 걸리니, 일단 먹을걸 좀 먹고 세곳 중 한군데만 가보는걸로 하기로 했다. 

Istanbulkart이스탄불카르트를 사면 한장으로 이스탄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6리라 보증금에 넣는 돈만큼 충전이 된다. 우리는 20리라(6리라 보증금 + 14리라) + 돌아오면서 10리라를 추가로 충전했다. 

메트로를 타고 트램으로 갈아타니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그래도 T1 노선이 경로가 좋아서 왠만한 관광지를 다 훑어서 간다. 

처음 간 곳은 Galata Bridge갈라타 다리였다. 다리 아래 길거리에서 파는 에밀 아저씨 고등어케밥이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갔는데, 줄이 너무 길었다. 케밥 만드는 속도도 정말 느려서... 이미 5시인데 그거 먹자고 기다리면 다른걸 모두 가보지 못할거 같아 패스.

갈라타 다리를 걸어서 건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낚시의 천국 같은 느낌. 그리고 잡은 물고기를 그자리에서 팔고 있었다. 흠흠.

걸어 넘어오며 보이는 풍경은 이국적이었다. 모스크와 함께 보이는 이스탄불의 풍경은 처음 만나는 모습이었다.

길거리의 수많은 매장중에 적극적인(?) 호객행위를 하던 가게로 들어가 고등어케밥(12리라)를 먹었다. 고등어 맛이 평타 이상은 하고, 생각보다는 꽤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한군데 가기로 한 곳은 Ayasofya Müzesi아야 소피아 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6시까지 티켓을 팔기에 조금 빨리 걸어갔는데, 걸어가며 만나는 길거리의 모습들이 재미있다. 기념품 가게도 많고 음식점들도 많았다. 

아야 소피아(40리라)는 과거 비잔틴 제국 시절 건설된 성당으로, 비잔틴 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이후 이슬람의 지배에 모스크로 쓰이기도 했고 현재는 종교 건축물이 아닌 박물관으로 보존되고 있다. 

사진으로만 봤던 건물을 실제로 보는 느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건물의 모습은 사진으로 볼 수 있지만, 그곳만이 지닌 분위기는 절대 가서 보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는다. 

이슬람교의 입장에서 보면 기독교는 자신들과 다른 종교였지만, 이 건물 자체의 의미를 이해했고, 변형해서 활용했기에 현재의 모습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종교의 다름이 다른 종교를 배척함으로 생겨나는 문제들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반대편에 있는 블루 모스크는 시간이 늦어 밖에서만 바라봤다. 두 건물이 마주보며 서있는 모습이다. 

해가 저물어가는 이스탄불의 시내를 걸었다. 상점들이 많은 길거리였다. 

저녁은 Antakyk Restaurant이라는 터키 요리 전문식당으로 갔다. 밖에서부터 적극적으로 호객행위를 했다. 

터키식 소고기요리(가지와 소고기를 요거트로 추정되는 소스에 볶은거) + 양갈비 + 샐러드를 먹었다. 맛은 내 기준 고기가 부드러워 괜찮았고, 쩡이 기준에는 요거트 맛이 느끼해서 별로였다고 한다. 맥주도 좀 밍밍했는데 이건 에페스 맥주 맛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기념품 샵도 모두 문을 닫아 공항으로 일찍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돌아오는 길에 트램을 타고 공항 쪽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다 내렸다. 우리는 외국인이라 영문을 모르고 있었는데, 어떤 부녀가 우리보고 내리라고 해서 보니 반대로 돌아가는 트램이었다. 

어쨌든 우리가 외국인이라 잘 모를거라 여겼는지 우리가 공항에 가는 지하철로 갈아타는 앞까지 길을 안내해줬고, 시간이 되면 집에 와서 차라도 한잔 하고 가라고 얘기해줬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런 친절을 베풀어 준 그들에게 고맙기도 했고, 그런 사소한 배려가 짧았던 이 도시의 여행을 좀더 빛나게 해줬다. 

우리도 공항에 도착해서 쓰고 남은 이스탄불 교통카드를 환불받지 못해서, 지나가던 한국인에게 카드를 건내줬다. 사소한 거지만 줄 수 있을때 그 마음이 참 따뜻해진다.

스탑오버로 들렀다 가는 일정이기에, 따로 부칠 짐은 없어 체크인을 하고 라운지에 들어와 쉬었다. 라운지 직원이 둘이 투닥거리며 장난을 치다 우리한테 '서로 잘하려고 그러다 이러는거에요' 라고 말하는데, 왠지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사실 여행에서 만나는 것들을 돌이켜보면 크고 위대한 것들을 볼때도 의미가 있지만, 생각보다 작은 것들에서 더 큰 의미를 찾게되곤 하지 않았나 싶다. 다니면서 만나는 그 모든 것들이 여행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마지막 목적지 인천행 티켓을 손에 쥐게 되니 만감이 교차한다. 오랫동안 돌아와서 드디어 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다니. 이 마음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의 그 정리되지 않은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한듯이, 새벽 1시에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는 무려 4시간이나 연착되며 마지막 공항노숙을 선물해줬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그럼에도 그 순간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던건 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비행기는 9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인천에 무사히 도착했다. 익숙한 간판들, 반가운 한국의 사진들, 같은 수화물을 찾는 순간이지만 이 순간은 뭔가 뭉클한 느낌이다. 우리, 무사히 잘 마쳤구나. 

시간이 지나 하나씩 정리해봐야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이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는 사실이다. 쩡이와 반년을 함께 다니면서 서로에 대해 좀더 가까이 알 수 있게 되었고, 많은 추억을 함께 만들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여행은 의미있지 않았을까. 여행에서 배운 1번은, 소중한건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