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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9월 Part2(스페인그리스이탈리아터키 180916~0929)

[9/26 세계여행 193일째] 이탈리아 / 아말피 3일 / 강풍으로 인한 페리결항, 아말피 시내구경, 기념품샵, 전경, 레몬케익 by 처리

아말피(Amalfi) 3일 : 페리 결항으로 Positano포지타노 방문취소 / Pasticceria Andrea Pansa아말피 레몬케익 / 아말피 전경 / Ristorante L'Abside아말피 맛집


오늘은 포지타노를 다녀오기로 한 날이다. Amalfi Coast아말피 해안을 따라 있는 도시들 중에 많이 알려진 곳들로는 포지타노, 아말피, 소렌토 정도가 있는데 포지타노가 그 중에서도 가장 절경이라고 많이 얘기한다.

하지만 포지타노가 워낙 물가가 비싸기도 하고 숙소도 많지 않기에, 아말피에 묵으면서 하루 정도 잠시 다녀오는걸로 일정을 세웠다.

어제 바람이 워낙에 많이 불어서 페리가 모두 결항되었기 때문에 오늘도 과연 뜰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조식을 먹으며 상황을 봤다. 베란다에 나가서 조식을 먹었는데 왠지 바람이 유독 세게 부는걸 보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리저리 챙겨서 숙소에서 페리 항구로 나갔다. 가는 길에 쩡이와 얘기를 하며 걸어가는데, 어떤 서양인 할아버지가 누가봐도 우리한테 매우 불쾌하게 무시하는 투로 소리를 질렀다. 나도 화가 나서 같이 소리를 질렀다. 외국에선 가급적이면 안부딪히는것도 좋겠지만 정말 불쾌한 일이 생기면 할말은 하는게 좋은것 같다. 

역시 바람이 정말 많이 불어서 그런지 페리는 오늘도 모두 취소됐다고 한다. 포지타노까지 가는 방법은 1. 페리 2. SITA버스가 있는데, 페리 결항 때문에 SITA버스도 줄이 너무 길어서 바로 갈 수 있을것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 오며가며 너무 고생하며 진을 뺄 바에는 차라리 안가는게 낫겠다 싶어서 포기하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와 로마에서 사온 라면 2개를 오늘도 처리했다. 

하늘은 참 맑고 바다색도 너무 아름다운데, 바람이 많이 부니 수영을 하기도 그렇고 페리를 탈 수도 없고. 아쉬울 뿐이다. 

숙소에서 좀 쉬면서 시간을 보내다 오후 즈음 해서 다시 밖으로 나와서 아말피 시내를 좀더 둘러봤다. 시내가 워낙에 작아서 특별한게 없긴 해도, 그런 나름의 옹기종기 모여있는 매력이 있다. 

Pasticceria Andrea Pansa라는, 성당 바로 앞에 유명한 디저트 카페로 가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레몬 케익(6유로)이 가장 유명한데, 레몬 케익과 에스프레소,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레몬 케익은 시지 않게 맛있었고, 내가 주문한 에스프레소도 괜찮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데, 에스프레소에 살짝 설탕을 넣어 먹으면 크게 쓰지 않고 독특한 맛이 난다. 

나와서 이것저것 간단한 선물 구경을 했다. 아말피에서 가장 유명한건 레몬인데, 레몬 사탕, 레몬 비누, 레몬술 같은 것들을 주로 팔고 있었다. 

아말피 메인거리를 조금 벗어나 높은 쪽으로 걸어가보기로 했다. 메인 거리는 거의 평지에 가깝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계단들이 즐비하다. 

계단들을 오르다보면 아말피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뷰 포인트를 찾아갈 수 있다. 부산 감천 같은 느낌도 있고, 이동네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골목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아말피는 엄청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기 보다는 열심히 살아가고자 했던 사람들의 삶의 의지 같은걸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아닌가 싶었다. 마을 곳곳에서 그러한 모습들을 만나게 되곤 한다.

내려와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다 되었다. 첫날에 갔던 Ristorante L'Abside 식당으로 한번 더 가기로 했다. 

오늘은 리조또 + 파스타 + 스테이크까지 한가득 먹어보기로 했다. ㅎㅎ 9월말의 아말피 저녁은 꽤 쌀쌀했는데, 그래도 야외 테이블에서 먹는건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관광지이지만 관광지 스러움을 느끼기 어려운 특별한 느낌의 식당이었다.

어제 먹었던 아말피 오징어튀김을 한번 더 먹으려고 했지만 문을 닫아,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아말피 야경을 보러 방파제로 나갔다. 집들마다 불을 켠 모습이 마치 하늘에 별을 산에 일일이 박아놓은 느낌이 들었다.

어느새 내일 가게될 나폴리를 마지막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우리의 여행의 끝이 코앞까지 오게 되었다.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다 보면 아쉬움도 기쁨도 느껴지긴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참 좋았다로 의견이 모아진다. 반년동안 함께하며 울며 웃었던 그 순간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면 우리의 삶은 전보다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