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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9월 Part2(스페인그리스이탈리아터키 180916~0929)

[9/21 세계여행 188일째] 그리스 / 아테네 2일 / 아크로폴리스&파르테논 신전,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모나스티라키 광장&벼룩시장, 아테네 그리스요리 맛집들, 아테네 야경 by 처리

아테네(Athens) 2일 : Μουσείο Ακρόπολης아크로폴리스 박물관 / Smile Restaurant아테네 기로스+깔라마리 / Πλατεία Συντάγματος신타그마 광장 / Πλατεία Μοναστηρακίου모나스티라키 광장 / 모나스티라키 벼룩시장 / Ágora antigua de Atenas고대 아고라 / Ακρόπολη Αθηνών아크로폴리스 / Ωδείον Ἡρώδου τοῦ Ἀττικοῦ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 / Παρθενώνας파르테논 신전 / ΜΑΝΗΜΑΝΗ아테네 그리스레스토랑 / Areopagus Hill아레이오스 파고스 언덕, 아테네 야경



아테네에서 보내는 두번째 날이다. 왠지 아침에 좀 피곤했는데,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보내는건 포기. 대신 어제 사온 신라면을 끓여먹고 천천히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은 아테네 시내의 주요 명소들을 돌아보는 것이 목표다. 통합 입장권으로 갈 수 있는 곳들을 가보는 것.

숙소에서 도보 15분 정도 가면 Μουσείο Ακρόπολης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갈 수 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발굴한 유물들을 전시해놓은 곳으로, 통합입장권에는 포함이 되어있지 않아 5유로를 별도로 주고 들어가야 한다. 

그나저나 가는길에 고양이가 참 많다. 아테네는 길을 걷다보면 저렇게 누워서 쉬고있는 고양이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상당히 쾌적한데, 건물 지하부분에는 옛날 건물터가 남아있어서 이렇게 투명하게 보존을 해뒀다. 길거리를 가다보면 곳곳에 공터가 있는데 유심히 보면 다 유적이더라.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돌아보니 왠지 대영박물관이 떠올랐다. 파르테논 신전의 주요 조각상을 모두 떼서 엘긴 경이 영국으로 가져갔다고 하는데, 맨 꼭대기층에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상을 전시한 부분이 텅 비어있는걸 보니 왠지 조금은 안쓰러운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대영 박물관에서 파르테논 신전 관련 전시물 앞에서 훌쩍거리면 그리스 사람이라는게 괜한 말이 아닌것 같다고 생각해봤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전시를 해두었고, 유적들의 복원에 신경을 쓰고 있구나 하는 걸 알려주는 곳이었다. 아직도 그리스와 영국이 이 유물로 갈등을 빚고 있는걸로 아는데, 잘 풀렸으면.

점심은 박물관 근처 식당가의 Smile Restaurant로 갔다. 한블럭 멀리 있는 식당이라 그런지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았다.

깔라마리(오징어) 구이 + 돼지고기 기로스(케밥과 비슷한 그리스 전통요리) + 그릭샐러드를 먹었는데, 음식들이 아주 맛있었다. 확실히 남부 유럽 지방은 재료가 풍부해서인지 요리를 맛깔나게 잘 만드는것 같다고 생각해본다. 

빵이랑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케밥보다는 기로스가 더 입에 잘 맞았다. 물론 터키에 직접가서 먹어보면 또 다르려나?

가게 자체도 관광객을 상대로 한곳이긴 했지만 친절하게 대해줬고 가게 밖에는 무료 지도도 제공하는게 인상적이었다. 

날씨가 좀 뜨겁긴 하지만 그래도 그늘로 가면 걸을만 했다. 아테네 시내는 대중교통도 잘 되어 있지 않고 교통정체도 심한편인데다가, 주요 관광지가 그리 멀지 않아서 왠만하면 도보 이동이 편했다. 

Πλατεία Συντάγματος신타그마 광장에도 잠시 들렀다. 도시의 중심상업지구 같았는데, 사람으로 바글바글한 곳이다. 

지하철역에 공항행 메트로 시간도 확인할겸 들렀는데, 거기에도 유적들이 한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좀더 가다보면 Πλατεία Μοναστηρακίου모나스티라키 광장에 닿게 된다. 벼룩시장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해서 구경할 겸 둘러봤다.

나름 기념품 가게들이 저렴한 가격에 물건들을 팔고 있길래 선물들을 좀 사고, 길거리에서 파는 수블라끼(꼬치구이)도 하나 사 먹었다. 벼룩시장이라고는 하지만 관광지같이 저렴한 물건들을 파는 곳이었다. 

벼룩시장의 길 끝에 가면 통합입장권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적지, Ágora antigua de Atenas고대 아고라를 방문할 수 있다. 아고라는 광장이라는 의미로 고대 그리스 시대에 아테네인들의 상업, 문화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대부분 그 터만 남아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이곳이 얼마나 중요한 곳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햇살이 워낙 뜨거워서 많이 돌아다니기는 어려웠고, 아고라의 그늘을 따라 돌아다니며 과거의 영광을 추억해본다. 

나와서는 근처 Yogolicious라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요거트를 사먹었다. 직접 아이스크림을 기계에서 뽑아서 무게로 금액을 책정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처음 보는 시스템이었다. 

뜨거운 햇살 아래 돌아다녔더니 피곤해져서 잠시 숙소로 돌아와서 쉬었다가 Ακρόπολη Αθηνών아크로폴리스를 보러 가기로 했다. 

아크로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중심지로, 신전 등이 모여있는 그리스의 상징이다. 9월말 기준 7시까지 운영하고, 마지막 입장시간은 6시 반까지였다. 잠을 못깨다가 좀 늦게 출발했더니 6시15분에 도착해서 다행히 입장은 가능했다. 통합입장권으로 이용이 가능. 가는 길에 노점상들이 있는데, 여기가 마그넷을 제일 저렴하게 파는 것 같다. 

Ωδείον Ἡρώδου τοῦ Ἀττικοῦ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도 볼 수 있었는데, 기원후에 지어진 극장으로, 현재도 리허설을 하고 있는걸 보니 실제로 건물을 사용하고 있나보다. 아직까지도 과거의 유적지로 남아있는게 아니라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리고 미끄러운 대리석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아크로폴리스를 만날 수 있다. 아크로폴리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 Παρθενώνας파르테논 신전을 비롯한 몇몇 건물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정말 대단하다. 

주변이 모두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지어진 건물들이라, 아테네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세월의 부침에 따라 교회로, 탄약창고로, 그리고 폭격을 맞기도 하고, 조각상들을 모두 영국에 넘기기도 한 영욕의 세월을 견뎌낸 수천년 전의 신전을 만났을 때의 느낌이란. 

많이 무너진 기둥을 다시 세우고, 근처에 흩어져있는 조각들을 붙여모아 다시 신전을 복원하는 작업이 여전히 진행중에 있었다. 언젠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주변에 그리스 국기가 걸려있는 전망대도 보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7시가 다 되었다. 15분 전부터 직원들이 호루라기를 불고 사람들을 계속 쫓아내서 나왔는데, 디오니소스 극장을 보고 싶었으나 그쪽으로는 퇴장이 불가하다고 했다. 아쉽지만 보지 못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내려오니 길거리에서 버스킹 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분들의 연주를 들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봤다. 

저녁은 어제 미리 예약해둔 ΜΑΝΗΜΑΝΗ마니마니 라는 그리스 식당으로 갔다. 처음에 이름만 보고는 한식당인가? 했던 곳인데, 뉴욕 타임스에서도 추천한 꽤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그리스식 스파게티 + 해산물 리조또를 먹었는데, 가게 이름처럼 양이 많지는 않지만 꽤 괜찮은 수준의 요리였다. 왠지 조금은 클라스 있는 식당에 온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계산서를 보고 확신하게 되었다. ㅎㅎ

밖에 나오니 이미 해가 져 있었다. 아크로폴리스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Areopagus Hill아레이오스 파고스 언덕으로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에는 무슨 공연을 하는지 사람이 한가득이었다. 

아레이오스 파고스 언덕은 아무런 조명도 없는 바위산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아크로폴리스와 아테네 시내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람들도 많았고, 우리도 앉아서 아테네의 야경을 한없이 감상했다. 

가끔 눈에 가득차는 야경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테네의 야경은 높은 건물이 없어서 그런지 더 그런 마음이 드는 느낌이었다. 

숙소로 돌아와 이리저리 짐을 싸고, 내일 아침 일찍 나갈 준비를 해본다. 아테네에서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낙천적이고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며, 좋은 인상을 가득 안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