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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9월 Part2(스페인그리스이탈리아터키 180916~0929)

[9/17 세계여행 184일째] 스페인 / 마요르카 2일 / 마요르카섬 프라이빗 비치, 팔마 올드타운, 마요르카 성당 by 처리

마요르카(Mallorca) 2일 : Caló des Moro & Cala s'Almunia마요르카 프라이빗비치 '깔로 데스 모로' & 깔라 살무니아 / Palma Oldtown팔마 올드타운 / Celler Sa Premsa팔마 레스토랑 / Catedral de Mallorca마요르카 성당 / Ca'n Joan De S'aigo마요르카섬 디저트 'Ensaimada엔사이마다' 



어제 물에서 잠깐 놀았더니 피곤해서 늦게까지 잤다. 지금 묵고 있는 이 힐튼 숙소는 신혼여행때 왔던 곳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신혼여행 때 처음 느꼈던 그 설레는 기분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조식이 포함되어 있어서, 식당에 가서 조식을 먹었다. 뷔페식인데, 꽤 먹을만한 것들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시골 마을에 방문한 듯한 느낌의 레스토랑 분위기가 꽤 마음에 들었다.

오늘은 지중해에서 수영을 하고, 팔마 시내로 가서 시내 구경을 하고 들어오기로 했다. 날씨가 쨍쨍해서 어제 산 썬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고 출발. 차가 많지 않아서 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우리가 가기로 한 비치는 Caló des Moro깔로 데스 모로, Cala s'Almunia깔라 살무니아라는 마요르카섬 남동쪽에 위치한 비치였다. 물이 맑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비치를 네비로 찍고 가다 근처에 도착하면 주차장이 보이는데 그곳에 주차하고 걸어서 20분 정도 들어가면 된다. 우리는 월요일 11시에 도착해서 댈 자리가 꽤 있었는데 2시쯤 나오니 몇몇 자리 빼고는 거의 꽉 차 있는걸 보니, 주말이나 7,8월 성수기는 주차가 꽤 어렵겠구나 싶었다. 

사람들이 걸어가는 길을 줄줄이 따라가다 보면 절벽 사이에 감춰져 있는 아름다운 해변가를 만날 수 있었는데 이곳이 Caló des Moro깔로 데스 모로였다. 크지 않은 해변에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걸어 내려가서 우리가 가지고 온 타월을 펴고 물놀이를 했다. 물살이 세지 않아 깊은 곳에서 수영을 해도 크게 어렵지는 않은 곳이었다. 대신 정말 아무것도 없다. 구조요원도, 먹을거리도, 썬베드도, 화장실도. 오히려 그런 자연스러운 점들이 이곳을 좋게 만드는 것 같았다. 세미누드비치 정도 되는지, 비키니를 입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마요르카섬이 나이든 분들이 많이 휴양차 오는 곳이라고 들었고, 실제로 팔마 시내 근처의 비치에는 나이드신 분들이 꽤 많았는데, 이곳은 시내에서 찾아오기 먼 곳에 있어서 그런지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 있었다. 

물에서 한두시간 정도 놀다 옆에 같이 붙어있는 Cala s'Almunia깔라 살무니아로 갔다. 이곳은 해변은 작은 대신 물이 깊어 그런지 스노쿨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절벽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다이빙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주저주저하다가 한번 뛰었는데 물 한가득 먹고, 신나서 한번 더 뛰고 나니 귀가 멍멍했다. 나름 해군 출신인데 허허허!

역시 파도가 세지 않고 물이 깨끗해서 수영하고 스노쿨링하고 다이빙하기에 좋은 비치였다. 지중해에서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참 감사할 뿐이다. 

꽤 오랜시간을 놀았더니 슬슬 배가 고플 시간이 되어, 팔마 시내로 이동했다. 다행히 썬크림을 많이 발라서 그런지 많이 타지는 않은것 같다. 쩡이가 매일 시커매졌다고 놀리고 있는데, 다행히 오늘은 당당하게 안탔다고 말할 정도였다. 

비치에서 1시간 정도 가면 팔마 시내로 갈 수 있었다. 팔마는 길거리에 주차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길거리 주차는 외지인이라 잘 모르다보니 지하 주차장을 찾아서 주차했다. 3시간 반 정도 주차했는데 6.6유로가 나왔다. 

팔마 올드타운에서 먹을만한 곳이 있나 두리번거렸는데, 마침 Celler Sa Premsa라는 구글 리뷰가 괜찮은 식당이 근처에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브레이크타임이 4시까지라 3시에 도착했더니 주문을 받았다. 

감바스 + 오늘의 메뉴(닭 스테이크?) + 물 + 와인 + 디저트까지 해서 27유로니, 그리 비싸지는 않은 가격이었다. 감바스는 처음 먹어봤는데, 나는 정말 맛있었고 쩡이는 먹다보니 조금 기름진 것 같다고 했다. 

그나저나 스페인 와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외향적이며 친절하다고 느꼈다. 아무래도 날씨가 온화한 동네라 그런지 사람들이 밝고, 직원들도 친절하게 대해준다. 이곳의 서빙 담당도 바빠보였지만 밝게 웃어주니 괜히 고맙다. 

Catedral de Mallorca마요르카 성당으로 가는길, 골목골목마다 그림에서나 보던 풍경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태 만났던 유럽과는 다른 독특한 모습들이 매력적이다. 지중해를 끼고있는 남유럽만의 특징이 있는걸까?

마요르카 성당은 14세기 지어진 성당으로 19세기에 지진으로 일부가 무너진 걸 보수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꽤 유명한 성당인 이유는 당시 보수할 때 가우디가 참여해서인데, 성당 곳곳에서 그의 손길을 만날 수 있다. 

입장료 7유로를 내고 들어갔는데, 내부로 들어서면 고딕 양식의 정말 큰 성당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여태 봤던 성당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데 제단을 중심으로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가우디가 이 성당을 보수할 때 자연채광을 중시하여, 지중해의 햇살을 성당에서 느낄 수 있도록 스테인드 글라스를 새롭게 디자인 했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오후시간이고 밖에 비가 와서 그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아침 시간에 맞춰서 온다면 황홀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곳곳에 녹아있는 가우디의 흔적을 보며, 모레 바르셀로나에서 만나게 될 사그리아 파밀리아 성당의 모습과 바르셀로나에 남아있는 그의 흔적이 어떨지도 궁금해졌다. 

조금 걸어서 Ca'n Joan De S'aigo라는 카페로 갔다. 9월의 마요르카는 30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데다가 섬이라 그런지 정말 습한데, 그래서인지 실내 냉방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 굳굳! 

마요르카의 전통 디저트인 Ensaimada와 커피를 먹었다. Ensaimada(1.3유로)는 약간 달달한 맨빵 같은 느낌인데, 커피랑 먹으니 그럭저럭 먹을 만 했다. 

땀을 조금 식히고 다시 시내로 돌아가 주차장에서 차를 찾아 숙소로 돌아왔다. 6시반에 출발했는데, 시내를 빠져나가는데 차가 꽤 막혔다. 여기도 퇴근시간이라 이런걸까? 

숙소에 돌아와 풀에 들어가 물장구를 조금 치고, 시내에서 사온 라면을 해먹었다. 쿠커도 없고 컵라면은 팔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상황에 맞게 뽀글이를 해먹으니 그 나름의 맛이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어떤 곳은 정말 기대하고 갔는데 그저 그런곳이 있고, 전혀 기대하지 않고 왔는데 의외로 너무 좋은 곳이 있다. 마요르카는 당연히 여행을 시작할 때에는 올 생각도 하지 않았던 목적지이기에, 이렇게 아름다운 섬을 만날 수 있단 사실이 정말 행복했다. 검색해보면 대부분 신혼여행으로 이곳에 오던데, 왜 그런지 이유를 알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