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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9월 Part1(영국오스트리아헝가리체코 180901~0915)

[9/11 세계여행 178일째] 오스트리아 / 그라츠-오버트라운 1일 / 부다페스트에서 할슈타트, 그라츠 슐로스베르크성, 오버트라운 숙소, 할슈타트 호수 by 처리

그랏츠(Graz)-오버트라운(Obertraun) 1일 : 부다페스트→그라츠(4시간 w/운전) / Schloßberg슐로스베르크 성 / Restaurant Der Steirer Graz그라츠 맛집 / 그라츠→오버트라운(2시간 w/운전) / Park am See오버트라운 숙소 / Pizzeria Kegelbahn오버트라운 레스토랑 / Hallstätter See할슈타트 호수



부다페스트를 떠나 오스트리아로 다시 들어오기로 한 날이다. 최종 목적지는 할슈타트로, 부다페스트에서는 6시간 정도 걸리는 먼 거리이다. 한번에 운전해서 가기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거리여서, 중간에 잠시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라는 그라츠(그랏츠)에 들러서 구경하고 가기로 했다. 

아침에 7시에 숙소에서 짐을 싸서 출발했다. 부다페스트는 시내운전이 꽤 복잡한 편이지만, 앞에 차가 한대만 있으면 잘 따라다니면 최소 역주행은 하지 않을 수 있다. 

출발하자마자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맥모닝 세트를 사먹고 출발했다. 시내를 벗어나서부터 오스트리아로 가는 길은 잘 뚫려 있었다. 차도 많지 않고 속도 제한도 130으로, 운전하기에 참 쾌적한 환경이다. 

그라츠까지는 한 4시간 정도 걸려 도착할 수 있었다. 시내 중심부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간단히 동네를 둘러본뒤 점심먹고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 

주차장은 시간당 2.8유로로, 꽤 비싼 편이다. 유럽 주요도시의 시내의 경우 옛날 길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서 주차공간이 매우 협소한 편이라 그런가보다.

그라츠는 오스트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라고 한다. 하지만 제 2의 도시 치고는 도시 전체가 참 한적한 편이다. 

그나저나 화장실이 너무도 급했는데, 다행히 Rathaus시청에 가니 공공화장실이 있었다. 유럽은 왠만하면 공공화장실 찾기가 정말 어렵다. 한국이 그리운 점들 중 하나다.

화장실을 무사히(?) 다녀온 뒤 도시가 내려다 보인다는 Schloßberg슐로스베르크를 올라가보기로 했다. 산 위에 있는 성으로, 원래를 한번에 올라가는 리프트가 있었는데 사정상 운영을 중단하는 듯 했다. 

어쩔 수 없이 계단으로 올라갔더니 꽤나 힘이 든다. 그래도 올라오면 올라올 수록 그랏츠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끝까지 올라와서 본 하늘은 참 맑았다. 

도시가 전체적으로 조용해서 그런지, 이 성도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했는데 그것에 비해서는 확실히 사람이 거의 없이 여유로웠다. 언덕 위를 한바퀴 돌면서 그랏츠의 동서남북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도시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강, 붉은 지붕들이 참 편안한 느낌을 준다. 

돌아오다 보니 푸니쿨라가 있었다. 이게 있는줄 알았으면 그렇게 힘들게 올라오지 않았을텐데... 아무튼 티켓을 끊고(2.3유로) 편하게 내려와서 좋다 하고 있었는데, 한 1-2분 내려오더니 금새 도착해버렸다. 아까운 우리 돈..

걸어오면서 무어강을 끼고 쭉 걸어내려왔다. 물살이 센 강 중간에는 독특한 카페도 자리잡고 있었고, 좀더 걷다보면 독특한 외관을 가진 Kunsthaus Graz쿤스트 하우스도 만날 수 있었다. 이 평범할 것만 같은 도시에 이런 창의적인 건물이 있다는게 왠지 신기하다. 

시내도 그리 크지 않은데, 관광도시가 아니라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 같았다. 

점심은 Restaurant Der Steirer Graz라는, 그라츠에서 꽤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먹기로 했다. 예약없이는 못간다고 들었는데, 평일 오후 2시라 그런지 빈자리가 있어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오늘의 점심' 메뉴를 선택했는데, 뇨끼와 돼지고기 수육 같은게 같이 나왔다. 가격도 런치메뉴라 그런지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이었고, 음식 맛도 정말 뛰어났다.

다시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할슈타트 호수로 이동했다. 할슈타트 호수를 끼고 있는 마을로 할슈타트 서쪽에는 할슈타트 마을이, 동쪽에는 오버트라운 마을이 있는데, 우리는 동쪽의 오버트라운 마을로 숙소를 잡았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모습은 서쪽의 할슈타트 마을에서 바라본 풍경인데, 마을 자체가 크지 않은데 유명해지다 보니, 숙소는 정말 비싼 편이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할슈타트 호수를 방문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버트라운으로 많이 간다고 한다. 

우리가 묵기로 한 숙소는 옛날 마차를 개조한 Park am See라는 숙박시설이었다. 아무래도 마차를 개조한거다 보니 좀 좁고 불편하기는 했지만, 내부를 예쁘게 꾸며놓기도 했고 독특한 숙소였다. 

마을이 자그마한게 참 정겹다.

짐을 풀고 부둣가로 가서 Pizzeria Kegelbahn라는 식당에서 파스타 + 피자로 저녁을 먹었다. 먹을 곳이 마땅찮은 이곳에는 나쁘지 않은 곳이었는데,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한국어로 인사도 있었다. 

호숫가로 나가서 해질녘의 Hallstätter See할슈타트 호수를 봤다. 물이 너무도 투명하고, 고요했다. 백조와 오리들도 떠다니고..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숙소로 돌아와서 호수에서 수영을 한번 해보려 했는데, 해가 져버려서 실패. 저런 맑은 물에서 수영하는 기분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아쉽다. 숙소가 참 작긴 하지만 그런 나름으로 옹기종기 모여서 얘기하기는 또 좋았다. 이런 새로운 곳들을 가보는게 여행의 즐거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