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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9월 Part1(영국오스트리아헝가리체코 180901~0915)

[9/7 세계여행 174일째] 영국 / 런던 6일 / 영국 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런던 전경@스카이가든 by 처리

런던(London) 6일 : The British Museum영국 박물관 / Sky Garden스카이가든 / Busaba영국박물관 근처 태국요리 / National Gallery내셔널 갤러리 / Honest Burger런던 수제버거 '어니스트'



길었던 런던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4박 정도를 이리저리 다녔는데, 유독 이번에 런던에서 보냈던 4일은 참 길었던 느낌이다. 내일이면 다시 유럽본토의 오스트리아로 가기에, 마지막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 겠다고 생각해봤다.

오늘은 크게 대영 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두군데를 가보고 그 중간에 스카이가든을 잠시 가보기로 했다. 박물관과 갤러리는 런던을 대표하는 곳인데 저번에 너무 짧게 본것 같은 아쉬움이 있어서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하루종일 둘러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을 오늘 현실로 이루게 되었다. 

아침에 간단히 라면과 햇반 하나로 아침을 해결했다. Wombat웜뱃 런던 호스텔은 무엇보다도 부엌이 참 넓고 쓰기가 편하게 되어있어 혼자 온 여행자가 뭐 해먹기에 좋다. 

내일은 아침 비행기라 새벽에 나갈 예정이기에, 미리 짐을 좀 싸놓고 나섰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런던의 하늘은 참 맑다. 매일같이 흐리다던 런던인데 이렇게 맑은날을 만나면 더 반갑다.

The British Museum영국 박물관은 Holborn역에 내려서 걸어가면 된다. 개관시간인 10시에 거의 맞춰서 갔는데도 사람이 꽤 많았는데, 다행히 평일이라 줄은 서지 않고 입장했다. 

입장은 도네이션이지만, 오디오 가이드는 7파운드다. 대한항공에서 스폰을 하다보니 한국어 설명도 있고 내용도 알차다. 

점심 먹기 전까지 고대 부분을 먼저 둘러봤다. 이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섹터인데, 이집트, 그리스, 아시리아 등 문명 초기의 유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하나씩 찬찬히 설명을 들으며 보다보니, 전에 받을 수 없던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처음엔 '우와 이런것도 있구나' 하던 마음에 신기하게만 봤었는데, 찬찬히 둘러보며 생각을 하며 보니 당대 사람들의 후세에 대한 믿음도 생각해보고, 더불어 우리 세대에는 희미해진 내세에 대한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상을 전시해놓은 것들도 둘러보게 되었다. 영국은 '오스만 제국 점령기 때 니네한테 얘기하고 받아가지 않았냐'는 입장이고, 그리스는 '그땐 우리도 침략 당했을 때였고, 원래 우리 선조의 것이니까 돌려내' 하는 입장이다. 선진국의 박물관일수록 이렇게 다른 나라들의 중요한 유물을 만나게 되는데, 참 어려운 문제다. 

고대 부분만 둘러봤는데도 두시간이 훌쩍 흘렀다. 미리 예약해뒀던 스카이가든을 보러 지하철을 타고 다시 숙소방면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가는길에 만난 진정한 Mind the gap.

Sky Garden스카이가든은 런던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건물로, 건물 35층에 정원이 마련되어 있다. 2주정도 전 월요일 즈음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받는데, 금방 예약이 끝나버린다. 게다가 무료.

간단한 짐검사를 하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사실 별 기대를 하지는 않고 갔던 곳이었는데, 올라서자마자 눈이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유리로 천장이 둘러져 있어 마치 온실처럼 되어있는 공간에 식물들이 있는 매력적인 공간에, 밖에 테라스로 나가면 있는 런던 템즈강 방면으로 나갈 수 있다. 

굳이 런던에 와서 전망을 볼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을 했었는데, 올라와보고 바로 그 생각은 접어뒀다. 고층건물이 많이 올라와있는 런던의 모습은, 나날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중이었다. 게다가 날씨마저 좋으니 전망이 환상적이었다. 

다시 대영 박물관 근처로 돌아와 Busaba부사바 라는 태국 요리 식당으로 갔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는데도 사람이 꽉 차 있었다. 

팟타이 + 솜땀샐러드(팁 포함 16.7파운드)를 주문해서 먹었다. 솜땀샐러드는 양이 좀 작았지만 맛은 괜찮았고, 팟타이도 꽤 알찼다. 원래는 이번 여행때 태국을 갈거라 생각해서 팟타이도 많이 안먹었는데.... 일정이 줄어들어서 태국은 못가겠구나. 흑흑.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가 오후 관람을 했다. 오디오 가이드의 경우에는 가지고 나갈 수가 없는데, 반납할 때 점심먹으러 다녀온다고 말하면 다시 돌아와서는 돈내지 않고 빌릴 수 있도록 대여 영수증에 표시를 해준다. 

오후에는 3층에 있는 고대 이집트를 위주로 둘러봤다. 각 방마다 해설이 잘 되어 있어서, 방을 지나갈 때마다 그 방 번호만 눌러도 충분히 재밌는 관람을 할 수 있다. 

한 두시간 정도를 돌아보고 나니 확실히 좀 힘들었다. ㅎㅎ 역시 박물관은 계속 서있어야 하기 때문에 걸음수와는 상관없이 좀 더 피곤해지는 편이다. 

나와서 지하철을 타면 National Gallery내셔널 갤러리를 갈 수 있다. 내셔널 갤러리 또한 무료로 전시하고 있는 곳인데, 그래서 그런지 부담없이 가보기로 했다. 

중세 이후부터 근대까지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주로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이 많은 편이다. 아무래도 근대 화가들의 작품에 관심이 가서 근대 작품들을 보러 갔는데 그렇게 많은 작품이 있지는 않았다.

유명 화가(고흐, 모네, 르누아르)의 작품은 한 방에 모여서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은 역시 고흐의 '해바라기'가 아닐까 싶다. 저 그림을 보고나면 지나갈때 해바라기를 볼 때마다 고흐가 생각난다. 그만큼 유명하기도 하고 강렬한 인상이 남아 그런것 같다. 

잠시 둘러보고 나와서 저녁을 먹고 쉬기로 했다. Honest Burger어니스트 버거라는, 영국 수제버거 집으로.

핸드메이드 레몬에이드 + 어니스트 버거(14.5파운드)를 주문해서 먹었다. 사실 여행 다니다 보면 혼자일 때 가게에서 무시(?)를 당하기 쉬운데, 여기는 친절하게 물어봐주고 정중하게 대해줘서 고마웠다. 그러다 보니 왠지 음식도 맛있다는 생각이 들고. ㅎㅎ 실제로 맛도 괜찮았고. 영국 버거는 미국 버거의 넘침과는 다르게 딱 떨어지는 느낌이다. GBK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지하철을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여기 날씨는 9월 초인데도 어느새 반팔만 입고다니기는 추운 날씨다. 내일 넘어가는 유럽 본토는 좀 더 따뜻하다고 하니 다행이다. 

런던이라는 도시를 2년전 처음 왔을때는 모든게 다 좋아보였고, 다시 돌아와서 어제까지 만난 런던은 너무 바쁘고 복잡해서, 예전의 그 느낌이 과장되게 남아있었나 싶었다. 그러다 오늘 아무런 기대없이 바라본 런던은 그 나름의 매력이 느껴지는 도시였다. 런던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내 마음에서 기대를 만들어서 좋았다 실망했다 했나 보다. 좋은걸 만났을 때 "우와 좋다~" 하고 그 순간을 기억하는거, 참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