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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9월 Part1(영국오스트리아헝가리체코 180901~0915)

[9/2 세계여행 169일째] 영국 / 브리스톨-카디프 1일 / 맨체스터→브리스톨→카디프 이동, 브리스톨시티 축구직관, 브리스톨 강변산책, 카디프 첫인상 by 처리

브리스톨(Bristol)-카디프(Cardiff) 1일 : 맨체스터→브리스톨(4시간 반 w/Megabus) / Bristol Tourist Information Center브리스톨 물품보관소 / Ashton Gate Stadium애쉬튼 게이트 스타디움(잉글랜드 2부리그 브리스톨시티vs블랙번) / Spike Island브리스톨 강변 / 브리스톨→카디프(1시간 w/National Express버스) / The River House카디프 호스텔 / Wok to Walk프랜차이즈 아시아식 면요리



오늘은 잉글랜드 축구여행 3일차 되는 날이다. 금-토-일 세경기를 쭉 보려고 하다보니 동선은 조금 꼬이긴 했지만, 어쨌든 세경기를 볼 수 있는 일정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브리스톨이라는 잉글랜드 남서부 지방의 항구도시에서 2부리그 경기를 보고, 버스로 1시간 거리의 카디프로 가서 이틀을 머무르기로 했다.

카디프는 처음부터 갈 생각이 있던 곳은 아니었는데, 어제 도미토리에서 머무르던 그리스 친구와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결정하게 되었다. 그 친구는 카디프에서 공부하다가 여행겸 올라온 거였는데, 카디프는 웨일즈 지방이라 잉글랜드와는 또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아침 6시 45분 Megabus메가버스를 타고 브리스톨로 향했다. 묵었던 YHA 맨체스터 호스텔에서는 도보로 30분 정도가 걸린다. 새벽이라 대중교통도 없는데다가 짐더미를 메고 걸어가려고 하니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땀범벅이 되어 도착했다. 헥헥.

버스는 버밍엄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는데, 도합 4시간 반 정도가 걸린것 같다. 다행히 메가버스 안에는 충전도 할 수 있게 되어있었고, 시원한데다 사람도 반정도만 차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미리 예약하기도 해서 버스비도 10파운드밖에 하지 않았다. 굳!

브리스톨에 내렸는데 물품보관소가 당연히 있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은 동네였다. 그냥 길거리 한복판에 덜렁 내려줘서.. 검색해보니 Tourist Information Center에 가면 물품을 맡길 수 있다고 했다. 15분 정도 걸어가서 짐을 보관했다. 한개당 1일 5파운드였는데, 배낭이랑 여행가방이 총 2개라 10파운드를 냈다. 으 쓰린 가격. 그래도 짐 내려놓으니 살것 같다.

브리스톨은 대항해시대에 매우 발전했던 항구도시였다고 한다. 지금은 그때만은 못하지만, 도시 곳곳에 항구도시임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Spike Island스파이크 아일랜드를 따라 걸어가는 길에 다양한 색으로 칠해진 집들의 모습이 아기자기하니 예쁘다. 

옛날 대항해시대때 신대륙을 다니던 배도 만날 수 있었다. 

오늘의 경기는 브리스톨 시티 vs 블랙번의 잉글랜드 2부리그 챔피언쉽이다. 브리스톨 시티는 하부리그를 전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작년에는 승격권까지 올라오기도 했었고, 리그컵에서 맨유를 잡기도 했던 이변을 연출했던 팀이다. 지역 라이벌 브리스톨 로버스에 비해 조금 더 강팀이고 인기도 많다고 보면 될듯.

시내 중심가에서 경기장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렸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불고 하니 걸어서 갈만 했다. 

홈경기장인 Ashton Gate Stadium애쉬튼 게이트 스타디움은 이전에 갔던 경기장들에 비해선 아담한 규모였다. 역시나 경기장 들어가기 전에 팬들은 밖에서 맥주를 마시고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면 경기 시작할때는 꽉 차지 않다가 나중에 찰까? 하는 의문이 풀리는 점이었다. 맥주 마시느라 늦는 거였다. ㅎㅎ

이네들의 축구경기란, 2주마다 동네 친구들을 만나는 지역 축제와 같은 느낌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경기는 브리스톨 시티의 4대1 대승으로 끝났다. 어제 맨시티의 세계 최정상급의 경기를 보다 이경기를 보니 수준차이는 확실히 난다. 단, 팬들의 분위기나 경기에 대한 집중도는 오히려 오늘 이곳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해본다. 이미 그 지역 팀에서 벗어난 최정상급 구단들에서 느낄 수 없는 유대감 같은걸 이곳에선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더 낮은 리그인 3부리그나 4부리그를 봤음 좋았을텐데 조금 아쉽긴 하다. 

경기가 끝나고 신나서 걸어오는 팬들을 구경하고, 바다를 바라보며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브리스톨도 꽤 매력있는 도시다. 

5시에 맞춰가서 짐을 찾아서 버스를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카디프까지는 1시간 남짓인데 미리 예매하지 않았단 이유로 티켓이 10파운드다. 유럽에서는 무조건 일찍 예매하는 게 이득이다. 

카디프에 내려서 숙소까지 걸어가는 길, 아직은 잉글랜드와 별 차이를 못느끼겠다 생각했다. 그래도 뭔가 조금 다른거 같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이번에 잡은 숙소는 The River House라는 호스텔이다. 밀레니엄 스타디움 근처에 있는 곳인데 하루밤 17파운드에 조식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방도 화장실도 꽤 깔끔하다. 

저녁은 시내로 나가 Wok to Walk웍투웍으로 갔다. 유럽 전역에 있는 프랜차이즈 면요리 식당인데, 아시아꺼라는 생각 없이 먹으면 저렴하게 먹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쌀국수면에 소고기를 추가해서 먹었다. 좀 짜긴 하지만 먹을만 한 수준이었다. 그나저나 Seoul 소스가 나왔던데.... 신기하다. 무슨 맛일까?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이리저리 움직였더니 조금 피곤했다. 내일은 카디프 시내를 돌아다니며 아무 생각없이 천천히 쉬며 돌아다니고 싶다. 하루에 한 두 도시를 매일 이동하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