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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8월(독일네덜란드벨기에아일랜드영국 180811~0831 21Days)

[8/31 세계여행 167일째] 영국 / 런던 3일 리즈 1일 / 러쉬 매장, 쩡이와 잠시만 안녕, 리즈 유나이티드 홈구장 '앨런드 로드' by 처리

런던(London) 3일 → 리즈(Leeds) 1일 : LUSH러쉬 매장 / Chipotle부리또 맛집 치폿레 / No.193 Coffee런던 시내 카페 / 런던→리즈(2시간 w/기차) / Art Hostel리즈 호스텔 / Elland Road앨런드 로드(잉글랜드 2부 리즈유나이티드 홈경기) 



런던에서의 이틀밤을 마치고 쩡이는 잠시 한국으로, 나는 잉글랜드 내륙 여행을 본격 시작하는 날이다.  반년을 항상 같이 있던 쩡이와 몇일이지만 떨어져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영 적응이 되지 않는게 사실이다. 

10시에 체크아웃이어서 짐을 락커에 맡긴 뒤에 바로 밖으로 나가 쩡이 선물살 것들을 고르러 돌아다녔다. YHA 세인트판크라스는 사람도 너무 많지 않고 숙소도 청결하게 관리되고, 각종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짧은 시간이지만 잘 머물다 간다.

지하철을 타고 Oxford Circus역으로 가서, LUSH 매장을 갔다. 가는길에 만난 BTS 정국 포스터. 정말 글로벌 스타긴 한가보다.

러쉬는 영국이 본점이라 그런지 가격도 싸고 물건도 다양했다. 들어보니 여기 가격이 정말 싸서 직구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옆에서 사는걸 구경만 했는데, 앉아있는 공간도 있고 러쉬 특유의 향기가 돌아서 앉아있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늦은 아침겸 점심은 근처의 Chipotle치폿레로 갔다. 미서부 여행을 하면서 가봤던 부리또 가게였는데 런던에도 꽤 많은 분점이 있었다!

11시에 첫 손님으로 들어가 부리또 볼 2개 + 음료(17.1파운드)를 먹었다. 미국에서 먹었던 거에 비해서는 양이 조금 작기는 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맛있는 부리또 볼이었다.

근처의 No.193 Coffee라는 곳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런던엔 꽤 괜찮은 플랫화이트를 제공하는 카페들이 많다. 이곳도 그런 곳들 중 하나로, 분위기도 차분하지만 조용하지는 않은 그런 분위기다. 서로 간단히 얘기를 나누는 정도의 느낌이랄까?

돌아오는 길에 2층 버스를 타고 숙소로 들어와 짐을 찾고 시간을 보내다 쩡이를 먼저 보냈다. 히드로 공항으로 가는데 택스리펀 줄이 매우 길다고 하여 조금 이른 시간에 먼저 떠나보냈다.

1주일 뒤면 다시 만날텐데 헤어지는 게 뭐 그리 아쉽던지.. 누가 보면 닭살부부겠거나 싶겠다고 서로 얘기했다. 실제로는 여행중에 다른 사람들처럼 맨날 싸우고 화해하고 했으면서. ㅎㅎ

쩡이를 보내고 나서 뭐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역시 내가 영국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건 축구 보기였다. 가급적이면 주중 경기까지도 보고 싶었는데 다음주가 A매치 주간이어서 잉글랜드 리그 경기는 아쉽게 없었다. 최대한 끌어모아 3경기를 볼 수 있었다. 그 첫번째 목적지는 리즈 유나이티드. 한국에서 리즈 시절로 불리우는 바로 그 팀의 경기이다. 

한창 축구를 보기 시작했던 2000년대 잘나가다가 이런저런 삽질로 하부리그로 떨어졌다가, 초반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2부리그(EFL)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King's Cross킹스크로스 역에서 간단히 점심으로 Wasabi와사비에 가서 초밥 세트를 하나 사먹었다. 6.9파운드니 그렇게 싼 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국에서 이정도 맛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내려오는 길에 사람들이 줄서있는 곳이 있길래 봤더니 9 3/4 플랫폼이었다. 해리포터가 처음에 호그와트행 열차를 타던 곳(맞나?)

여행하다 보면 영국도 그렇고 해리포터를 촬영한 곳, 조앤 롤링이 영감을 얻은 곳, 등등 해리포터 관련된 관광명소를 많이 만나게 된다. 

리즈까지는 기차로 2시간 조금 더 걸린다. 몇일전에 갔던 요크셔 주의 요크와는 기차로 30분 거리의 가까운 곳. 역에서 처음 만나는 LEEDS 조형물이 독특하다. 

기차를 예매하면서 1일 리즈 버스이용권(2파운드)를 함께 사서 숙소로 가는길, 경기장 왕복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역시나 이곳도 2층버스가 있어서 반갑다. 

숙소는 Art Hostel이라는, 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의 호스텔로 잡았다. 내일은 버스를 타고 맨체스터로 이동할 예정인데 버스 정류장에서도 도보 5분거리의 좋은 위치에 있었다. 3층 도미토리 침대는 처음 만나긴 하지만 침대가 적고 깔끔해서 그럭저럭 잘 지낼 수 있을것 같다. 숙소에서 만난 4명의 외국인들도 모두 리즈 유나이티드 경기를 보러 왔다고 한다. 리즈 경기가 아니면 굳이 왜 이런 날 리즈에서 묵었겠냐며.ㅎㅎ

짐정리를 조금 해두고 바로 경기를 보러 나섰다. 시내에서 버스를 타면 앨런드 로드에서 조금 먼 곳에 내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경기는 내려서 그저 사람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된다.

Elland Road앨런드 로드는 4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인데 평일 밤 경기임에도 관중이 거의 가득 찼다. 전형적인 잉글랜드의 경기장의 모습을 띄고 있는 경기장이었다. 함성이 관중석에서 울려퍼지는 형태로 되어 있어, 정말 실감나는 경기를 볼 수 있었다.

경기는 잉글랜드 2부리그 1,2위팀인 리즈와 미들스보로와의 경기였는데 두팀다 치열하게 부딪혔지만 0대0으로 끝났다. 프리미어리그만큼의 수준높은 경기는 아니지만 역시 집중해서 보면 그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경기 막판이 되어가자 리즈팬들이 모두 일어나서 소리지르며 응원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오랜 역사와 함께한 축구이니만큼 그들에게는 일상의 일부같아 보였다.

경기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오는 길, 인종차별의 현장(?)을 목격했다. 백인 셋이 앉아있는 버스에 흑인 이슬람 5명이 탔는데, 타자마자 그 백인 중 하나가 코를 막고 계속 욕을 했나보다. 결국 내릴때쯤 서로 고성이 오가더니 버스를 따라 내리더니 계속 삿대질을 하고, 흠흠.

긴 여행을 다니다 보면 알게 모르게 차별이라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좋게 생각하면 대하는 사람들의 편차라고 볼수도 있을테고, 조금 나쁘게 바라보면 분명 동양인이기에 느끼는 사소한 차이가 있다. 최대한 아니겠거니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역시 서양에서 느끼게 되는 묘한 기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