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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8월(독일네덜란드벨기에아일랜드영국 180811~0831 21Days)

[8/29 세계여행 165일째] 영국 / 런던 1일 / 요크→런던 기차이동, YHA 호스텔, 피카디리 서커스, 시내구경, 런던 야경 by 처리

런던(London) 1일 : 요크 → 런던 킹스크로스역(2시간 w/기차) / Five Guys파이브가이즈 / YHA St Pancras런던 호스텔 YHA 세인트 판크라스 / Oyster Card오이스터 카드 구매 / Picadilly Circus피카디리 서커스 / Kanada-Ya카나다야 라멘 / Trafalgar Square트라팔가 광장 / London Eye런던아이



오늘은 요크를 떠나 런던으로 가는 날이다. 런던은 2년전 가을에 여름휴가 대신 왔던 도시다. 처음에는 2년만에 다시 오게 된 도시를 또오는게 맞을까, 싶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생애 처음으로 가봤던 유럽이어서 그런지 그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있었다. 기억속에 아름답게 남아있는 이 도시를 다시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들뜨는 마음이었다.

처음에는 한달살기도 하고싶다고 생각했었던 도시였다가, 물가도 비싸고 이번 여행때는 안가는게 좋겠다 하고 마음을 접어뒀었는데... 쉥겐국가에서 90일이상 체류가 안되는 것 때문에 일정을 변경해야만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다시 비쉥겐 국가인 영국을 일정에 추가하며 다시금 만나게 된 인연이다.

숙소에서 조식먹고 쉬다가 12시 기차로 런던으로 가기로 해서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마침 아시안게임 축구 4강전 베트남과의 경기를 하고 있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많이 올라와 있음을 느꼈고, 결승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요크는 참 차분한 도시였다. 중세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관광 도시이면서도 그리 복잡하지 않게 여유를 느끼기 좋은 곳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에 우리가 탄 열차는 저번과는 다른 회사의 열차인가보다. 민영기업들이 운영하다보니 운영주체가 각각 달랐다. 여전히 좌석 위 짐칸은 좁았고 좌석 간격도 비좁았다. 대신 우리는 티켓을 미리 예매해서 인당 16파운드라는 싼 가격으로 올 수 있었다. 

기차를 타고 2시간 남짓 가다보니 런던에 도착하였다. King's Cross역에 내렸는데, 역 밖으로 나오니 역시 런던스러운(?) 도로의 느낌, 런던을 런던스럽게 만드는 빨간색 2층 버스를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앞에 Five Guys파이브가이즈가 있어서, 점심은 거기서 해결하기로 했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도 있던 녀석인데, 영국에도 꽤 많은 체인점이 있는 것 같았다.

역시 버거는 어디서나 먹어도 평균 이상의 맛을 내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먹었던 맛과 같았나? 생각해보지만, 몇달 되지도 않은 과거임에도 완벽한 기억은 존재하지 않았다. 언젠가 미래에는 지금 내가 먹은 음식맛을 그대로 기억하는 보관상자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숙소는 St. Pancras & King's Cross역에서 도보거리에 있는 YHA St Pancras에 묵기로 했다. 역에서 이동이 가까운 곳이 편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프라이빗룸이 많이 비싸지 않아서 그렇기도 했다. 간만에 만나는 2층 트윈룸이긴 하지만.^^ 

짐 풀고 런던 이후의 일정을 짜봤다. 쩡이가 잠시 일이 생겨 한국에 다녀오는 동안 일주일 정도를 혼자 다녀야 한다. 막상 혼자 다닌다고 생각하니 뭘 해야할지 막막했는데, 일단 영국에서 가장 하고싶었던 일이 뭐였는지 생각해보면 역시 축구 관람이 아닐까.. 

해서 금-토-일 3일 연속으로 축구를 보는 일정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ㅎㅎㅎ 보고싶은 만큼 양껏 보고 다녀야겠다. 

표를 일단 다 구매를 해놓고 런던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일단 지하철역에 가서 Oyster Card오이스터 카드를 샀다. 보증금 5파운드 + 충전해서 쓰는 방식인데, 1-2존(시내 중심가) 기준 하루 6.6파운드까지만 찍히고 그 이후는 무료이기 때문에 15파운드를 충전했다. 충분히 쓸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먼저 Picadilly Circus피카디리 서커스로 갔다. 런던을 대표하는 피카디리 써커스의 대형 광고판을 만나서 반갑게 사진도 찍고, 길거리를 따라 걸어다니며 이곳저곳 구경을 하며 다녔다. 

2년전 휴가로 왔을떄는 하나라도 더 보고 싶어서 엄청 빡시게 다녔던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그때 봤을때와 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그때는 런던 사람들이 이렇게 걸음걸이가 빠른줄 몰랐다는 건데, 그떈 우리도 걸음걸이가 빨라서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리 빨리 걷지 않게 되었던지라 이 바쁨이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장난감 가게도 보고, 막스앤스펜서도 보고, 이래저래 시내를 걸어다녔다. 백화점 건물도 구경하고, 사람들이 참 많았다. 

걷다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었다. 점심에 버거를 먹어서 느끼하지 않은 것중에 뭘 먹어볼까 하고 찾다가 괜찮은 Kanada-Ya카나다야 라는 라멘집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구글에서 평도 꽤 좋고(4.5) 갔더니 이미 대기도 있어서 평균이상은 하겠구나, 하고 기대하며 돈코츠 라멘과 스파이시 라멘을 주문했다. 허나 나온 라멘의 수준은 정말 처참한 수준.... 국물은 스프맛만 나고, 면발도 특별할게 하나도 없었다. 한국에서 라면가게 하면서 스프 넣고 라면넣고 끓이면 나오는 딱 그정도의 느낌이랄까?

한그릇에 10파운드 이상의 돈을 주고 이런 음식을 먹고 좋은 평을 한다는게... 나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영국의 음식맛은 뭘 해도 맛있을 수가 없는걸까? '영국놈이 만드는게 그렇지' 라는 인터넷 댓글이 생각나는 저녁을 만났다...ㅎㅎ

씁쓸한 마음을 뒤로 하고 해가 지고 있던 시간이라, 야경을 잠깐 보고 들어가기로 했다. 밤이 되니 길거리 펍에는 사람들이 나와서 수다를 떨고 있었고, Trafalgar Square트라팔가 광장에는 곳곳에 사람들이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8월말의 밤공기가 참 좋았다. 

그리고 London Eye런던아이를 보러갔는데, 역시 런던아이는 런던의 랜드마크인가보다. 왠지 보고 있으면 '내가 런던에 왔구나' 하는 느낌을 한가득 받게 하는 조형물이다. 어두운 템스강에 동그랗게 빛나는 모습이 아름답다. 

숙소로 돌아와서 빨래를 돌리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전에 봤던 런던의 모습만을 생각했던 나에게, 오늘 만난 런던의 모습은 맨얼굴을 본 또다른 느낌이라고나 할까? 내일은 2년전에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위주로 돌아보려고 한다. 새로운 런던의 모습을 만나게 될지 왠지 궁금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