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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8월(독일네덜란드벨기에아일랜드영국 180811~0831 21Days)

[8/12 세계여행 148일째] 독일 / 함부르크 2일 / 이재성 분데스리가경기 직관, 함부르크 일요시장, 미니어처 원더랜드 by 처리

Hamburg(함부르크) 2일 : Fischmarkt함부르크 생선시장 / Bismarckhering청어 샌드위치 / St. Pauli Elbtunnel해저터널 / 함부르크 to Kiel킬(1시간 w/기차) / 분데스리가2 홀슈타인 킬 경기(feat.이재성) / Miniatur Wunderland미니어처 원더랜드



함부르크에서 맞는 첫 아침이다. 사실 함부르크에서 2박을 하지만, 오늘 오후에는 킬에 가서 이재성이 속해있는 홀슈타인 킬의 분데스리가2 경기를 보러갈거라, 함부르크에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을것 같다. 

아쉬운 마음에 아침 일찍 일어나 Fischmarkt피쉬마켓을 가보기로 했다. 일요일 아침 5시부터 9시반까지 문을 연다는 피쉬마켓은, 독일에 흔치 않은 신선한 생선을 구할 수 있는 시장이라서 독일의 다른 지방에서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8시 반 정도에 도착했는데 이미 근처에는 가판대들과 많은 사람들도 북적이고 있었다. 우와. 간만에 생선들이 참 많은 곳을 와봤다. 유럽의 다른 시장들과는 다르게 훈제가 아닌 날것 그대로의 생선을 많이 팔고 있었다. 

함부르크의 명물이라고 하는 Bismarckhering청어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먹어봤다.(3.5유로) 길거리에 참 많이 팔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고, 역시 생각만큼 비린 맛이었다. 비린 맛이 한동안 가시지 않아서 커피도 한잔 사먹었다. 

시장 건물 안에서는 락밴드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일요일 오전 8시에 맥주와 함께하는 락밴드 공연이라. 이 사람들의 일요일은 어떨지 문득 궁금해진다.

항구를 따라 펼쳐져있는 가판대들을 구경하다 보면 페리 터미널까지 오게 된다. St. Pauli Elbtunnel해저터널을 만날 수 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반대편까지 한 10분 정도 걸어갈 수 있었다. 20세기 초반에 이런 깊은 곳에 터널을 만들 기술력이 있었다니. 대단하다.

반대편 출구로 나와서 마주보는 함부르크 시내의 풍경도 참 좋다. 

함부르크 중앙역으로 와서 Kiel킬로 가는 기차를 탔다. 1시간 정도 타면 킬로 갈 수 있는데, 저먼레일패스는 핸드폰에 QR코드만 저장해두면 검표원이 PDA로 체크하고 지나간다. 

킬은 정말 별게 없는 조용한 도시이다. 북해와 연결되어 있어 북유럽으로 가는 페리가 항구에 들어와 있었다.

시내를 아주 조금 걸어다니며 시청만 잠깐 들른 뒤 경기장으로 향했다. 시청 앞 광장도 참 조용했다. 

경기장 가는 길에 버스를 탔는데, 이 작은 도시에 동양인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흘끗흘끗 쳐다본다. 베를린에서는 우리를 거의 신경쓰지 않는데 이렇게 쳐다보는게 처음이라 신기하다. 

길가다 만난 홀슈타인 맥주.


이재성이 이적한 홀슈타인 킬은 독일 2부리그에 있는 팀으로, 작년에 아쉽게 3위로 승격에 실패한 팀이다. 올해는 승격을 이루고자 야심하게 클럽 최고 이적료를 주고 이재성을 영입했는데, 그래서인지 가는 길에 이재성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지나가는 길에 우리와 눈이 마주치면 이재성 이름을 외쳐주었다. 

경기장 입구에서부터 우리에게 작은거라도 하나 더 챙겨주려는 사람들을 보며, 작은 도시라 친절한건가? 하고 생각해본다. 

경기장은 11,000석의 아담한 전형적인 하부리그 팀의 경기장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맨 앞줄은 장애인석으로 당연히 운영되고 있는 점이었다. 그들에게는 삶의 일부과 같은 축구경기일텐데, 이렇게 모두가 함께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경기는 전반적으로 저조한 경기력이었지만, 이재성이 데뷔골을 터트린 것 만으로도 즐거웠다. 약간 체력이 부족해 보이는게 없잖아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과는 한단계 다른 수준높은 축구를 펼치는 느낌이었다. 사실 K리그 MVP가 독일2부에 갔는데 이정도는 해줘야지! 라고 생각한다. 

경기 끝나고 수고했다고 인사드리고, 인사를 받아줘서 감격스런 마음으로 함부르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기를. 경기장에서 이재성 선수가 공만 잡으면 Lee, 를 연호하는 팬들이 있으니 쉽게 적응할 수 있을거 같다. 

함부르크로 돌아오니 어느새 8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전에 표를 미리 끊어놓은 Miniatur Wunderland미니어처 원더랜드로 갔다. 하펜시티쪽에 있는,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하면 늦은 시간에는 조금 할인받을 수도 있다. 우리는 8시 입장으로 해서 20%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국가별 입장객 수. 우리나라도 꽤 많은 사람이 방문했다.

인류의 역사, 스위스, 로마, 독일, 함부르크 등등 주요 명소들을 축소해놓은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곳이었다. 어디선가 가장 작지만 큰 박물관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정말 잘 어울렸다.

어른임에도 그 미니어처들을 보고 있으면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주기적으로 낮과 밤이 바뀌면서 조명이 반짝이는 모습도 그렇고, 

특히 공항을 재현해 놓은 미니어처는 정말 탄성을 자아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하는 것까지 만들어 놓다니 ㅎㅎㅎ

시간만 여유있으면 몇시간이고 보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동적인 곳이다. 

어느새 함부르크에서의 이틀이 끝나간다. 간만에 짧은 기간에 많은걸 보려다 보니 조금 아쉬운 것도 있기도 하고... 그래도 함부르크는 한번쯤 와볼만한 도시인 것 같다. 이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세련된 모습이 여타 다른 도시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으로 받아들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