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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베를린 3주(180723~0811 20Days)

[7/31 세계여행 136일째] 독일 / 베를린 9일 / 베를린 뮤지엄패스 1일차(박물관섬, 페르가몬 박물관 등), 커리부어스트 맛집 by 처리

Berlin(베를린) 9일 : Neues Museum신 박물관 / Alte Nationalgalerie구 국립미술관 / Curry 61커리부어스트 맛집 / Anne Frank Zentrum안네 프랑크 박물관 / Nikolaikirche니콜라이 교회 / Ephraim-Palais / Alte Musuem구 박물관 / Pergamonmuseum페르가몬 박물관



오늘의 할일 : 뮤지엄패스 시작, 본격 3일동안 발에 땀나게 박물관 돌아보기

저번주에 브란덴부르크 문 근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뮤지엄패스를 사뒀다.(29유로) 개시한 날 포함 3일동안 제휴되어있는 30여개의 박물관을 무료로 돌아볼 수 있는 패스이다. 

박물관섬 패스와 다른 점은, 박물관섬 패스는 18유로에 1일간 박물관 섬에 있는 5개 박물관을 볼수 있고, 뮤지엄패스는 좀더 비싸지만 3일간 더 많은 박물관을 볼수 있다. 베를린에 머무는 시간이 짧다면 핵심 박물관인 박물관섬만 봐도 될것 같고, 여유있는 사람이면 뮤지엄패스를 끊는게 좋을 듯 하다. 

그러려던 와중에 아침부터 대형사고를 쳤다. 유독 미끄럽다고 생각하긴 했었는데, 욕조에서 씻으려고 들어가는 도중에 발이 미끄러져서 갈비뼈를 욕조 턱에 부딪혔다. 다리와 팔도 조금 피가나긴 했지만, 갈비뼈가 욱신거리는 것이 최소 멍이 심하게 들거나, 심하면 금이 갔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베를린에서의 7월은 왜이리도 잔인한 것일까. 

박물관을 다니는 3일간은 각자 코스를 짜서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잘 걸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서기로 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갈비뼈 아래쪽이 좀 울리는데, 완전 금이 간건 일단 아니니까 다행이다. 

3일동안 계획은 크게 1일차-박물관섬 + 알렉산더플라츠 주변 박물관 / 2일차-찰리포인트 근처+서남쪽 박물관 / 3일차-샤를로텐부르크 궁전 근처+못본 나머지 박물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숙소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박물관섬으로 이동했다. 날씨가 매우 뜨겁다. 습습후후. 

페르가몬 박물관을 먼저 가려고 했는데, 줄이 너무 길었다. 1시간 이상 대기할 것 같았다. 인터넷에서 봤을땐 뮤지엄패스는 줄 안서고 가도 된다고 들었는데, 확인해보니 그런건 없었다. 

첫번째 박물관은 Neues Museum(신 박물관). 이름은 신 박물관이지만 건물이 새로지었다는 거지 실제 안에 있는 전시품들은 고대 이집트, 로마 시대의 유물들이었다. 

이곳에 와보면 정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수천년 전의 이집트의 수많은 유물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 싶기도 하고, 그 규모나 전시품의 숫자가 정말 많다. 고대 이집트는 얼마나 높은 수준이었을까? 유물들을 보면 그 만듬새에 경이롭다는 표현밖엔 할 수가 없다. 

두번째 박물관은 바로 옆에 있는 Alte Nationalgalerie(구 국립미술관). 역시 '구' 라는 이름을 붙어있긴 하지만 주로 현실주의 이후의 작품들이 전시가 되어있다. 

독일에서는 어떤 이유인지 인상파 이후의 유명 작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독특한 인상을 받기는 하지만, 미술관 가운데에 전시되어 있는 모네, 마네, 르누아르 같은 외국 작가들에는 조금 못미쳤던 걸까? 

어느새 2-3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려서, 점심을 먹으러 미테지구로 넘어갔다. 도보 거리에 있는 Curry 61이라는 커리부어스트 맛집이다. 커리부어스트는 소세지에 커리소스를 조금, 케찹을 왕창 뿌려먹는 베를린의 시그니처 푸드.

저번에 먹었던 Curry 36의 커리부어스트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곳의 커리부어스트는 정말 굳굳. 커리부어스트+감자튀김+마요소스추가(4.2유로)인데, 음료 하나까지 하면 그야말로 완벽하게 한끼가 해결된다! 마요소스가 섞이니 덜 짜고 맛이 더 좋아진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의 뮤지엄패스 입장이 가능한 Anne Frank Zentrum안네 프랑크 박물관을 가봤다. 특별할 만한 전시가 있는건 아니지만, 안네 프랑크의 일기에서 발췌한 부분들, 안네의 가족 사진들, 당시 나치 독일의 모습들을 짜임새 있게 전시하고 있었다. 

안네와 전혀 상관없는 위치라고 볼 수도 있는데(실제 안네의 집은 암스테르담에 있었다고) 이런 전시관을 만들어 놓은게 신기하기도 했고, 또 그 전시관이 크지 않음에도 볼만하게 잘 꾸며 놓은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물론 돈을 주고 왔다면........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베를린에서 내마음을 사로잡은, Club Mate클럽 마테를 한병 사서 마시며 다녀본다. 

1유로 안팎인데 카페인도 꽤 많이 들어있고, 단듯하면서 안달고 탄산감도 있고, 처음에는 뭔맛인가 싶지만 먹다보면 묘하게 끌린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어간다. 그나저나 아직 1주일이 넘어도 적응이 안되는게, 베를린의 자전거도로다. 인도에도 자전거도로가 나뉘어져 있는데, 거기로는 사람은 절대 다니면 안된다. 잘못하면 사고나기 쉽상이다. 엄청 빠르게 지나간다.

 

다음 뮤지엄패스 목적지는 Nikolaikirche니콜라이 교회. 알렉산더플라츠 남쪽에 있는곳인데, 일하시는 어르신 분들이 정말 친절한게 인상적이었다.

안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이 조용한 교회를 5유로나 주고 올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어쨌든 그래서 한두사람만 지내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앉아서 시간을 보내봤다. 오디오가이드는 영어로만 제공되지만 베를린 모든 박물관이 그렇기에.

바로 옆의 Ephraim-Palais도 방문했다. 아주 작은 박물관이었는데, 20세기의 베를린의 모습을 그린 미술품들이 연대별로 전시되어 있었다. 

많은 작품이 있지는 않았지만, 사람도 많지 않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특히 베를린 분단 이후의 작품들은, 여태 보지 못했기도 했을뿐더러 우리의 정서가 맞닿아있는 부분이 있어 흥미로웠다. 

다시 박물관섬으로 돌아가서 나머지 박물관들을 보기 위해 이동했다. 가는 길에는 베를린 궁전을 만났는데, 삼성에서 공사중인지 사방에 갤럭시S9 광고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예전 모습대로 복원하는 중이라고 하는데, 저런 상징적인 건물을 짓는데 저런 식의 광고판으로밖에 쓰지 못하는걸까.

 

Alte Musuem(구 박물관)에는 그리스 로마시대의 유물들을 중심으로 전시가 되어 있었다. 역시 어떻게 이런 유물들을 이곳까지 가지고 왔는지, 그리고 이렇게 잘 전시해놨는지. 독일인들은 정녕 정리의 민족인 것인가.

그리고 오늘의 박물관 방문의 마지막은, 오전에 가지 못했던 Pergamonmuseum페르가몬 박물관으로.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박물관이다. 4시반이 넘어서 갔더니 한타임(5-10분) 정도 기다리고 입장이 가능했다. 

이 박물관의 백미는, 역시 고대 바빌로니아의 문을 통째로 가지고 와서 복원해놓은 Ishtar Gate이슈타르의 문이었다. 조각들을 가지고 와서 있는 것들은 복원하고 없는 것들은 새로 만들어서 15m 높이로 전시해뒀다. 

문으로 향하는 통로에 있던 사자상들도 전시가 되어있는데, 정말이지 이걸 이렇게 가져온 것도, 가져와서 다시금 이렇게 복원해놓은 것도 정말이지 대단하다. 

반대편에는 로마 시대의 건물들도 그대로 복원이 되어 있다. 그 어떤 박물관보다도 스케일이 크다. 누군가는 이렇게 가지고 와서 잘 복원해서 전시해둬서 좋은게 아니냐 하고, 누군가는 그래도 그 나라에 그대로 둬야 한다고 하고, 문화재와 관련하여 두가지 상반된 의견이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참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을 해본다. 

간만에 하루종일 쉬지않고 걸어다녀서인지 기력을 소진해버렸다. 슈프레 강이 보이는 잔디에 앉아서 슈퍼마켓에서 사온 클럽마테를 마시며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주변의 사람들도 제각기 모여앉아 맥주한잔하고, 얘기하는 모습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숙소로 돌아오니 갈비뼈가 시큰시큰하다. 아무래도 오늘 아침에 넘어졌던 게 완전 이상이 없지는 않은것 같았다.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더 심하게 아프지 않고 여행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아프지 않은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