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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베를린 3주(180723~0811 20Days)

[8/1 세계여행 137일째] 독일 / 베를린 10일 / 뮤지엄 패스 2일차, 8개 뮤지엄 폭풍 돌아다니기 by 처리

Berlin(베를린) 10일 : Pfand판트(공병환불제) / Mustafa's Gemüse Kebap베를린 도너케밥 / Jüdisches Museum Berlin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 Berlinische Galerie베를린 갤러리 / Museum für Kommunikation Berlin베를린 커뮤니케이션 박물관 / Deutsches Spionagemuseum독일 스파이 박물관 / The Big Dog포츠담광장 커리부어스트 / Musikinstrumenten-Museum악기 박물관 / Deutsche Kinemathek독일 영화 박물관 / Deutsches Technikmuseum독일 기술 박물관 / Deutsches Historisches Museum독일 역사 박물관 / Augustiner am Gendarmenmarkt독일 전통요리 



오늘의 계획 : 뮤지엄패스 2일차. 계획했던 박물관들 땀나게 돌아다녀보기!

어제 간만에 긴 시간동안 걸어다녔더니 밤에 자면서 다리가 저려 몇번이나 깼다. 역시 갑작스런 운동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리미리 운동을 해놔야겠다. 더불어 나는 어제 박물관섬에 있는 박물관들을 모두 돌아봤기에, 오늘은 시내에 있는 개별 박물관들을 여러군데 방문해보기로 했다. 

가는길에 몇일동안 먹었던 음료 페트병을 환불받았다. Pfand(판트)라고 하는데, 가게에 마시고 생긴 빈병을 반납하면 병은 0.15유로, 플라스틱병이나 캔은 0.25유로 정도를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발급해준다. 몇일동안 먹고 생긴 재활용 병을 모두 반납했더니 4유로가 나온다. 굳굳!

클럽 마테 하나들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Mustafa's Gemüse Kebap무스타파 야채 케밥을 먹으러 갔다. 문열자마자 가도 보통 2-30분은 기다려야 할때가 많다고 하는데, 운이 좋았는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3.9유로까지 기본케밥 두개를 샀다.

주변에 먹을곳이 없어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데, 소스에 꿀이 들어가있는지 벌이 계속 꼬였다..... 우와 벌 피하느라 무슨 정신으로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맛이고 뭐고 벌은 진짜 무섭다 ㅜㅜ

정신을 한참동안 못차리고 있던 우리, 지친 마음으로 박물관 방문을 시작해본다. 오늘은 첫번째 박물관인 Jüdisches Museum Berlin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을 함께 보고 각자의 스케쥴로 다니기로 했다.

다니엘 리베스킨트라는 유명 건축가가 지은 이 박물관은, 건축물 자체가 주는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내부에 컨텐츠가 많지는 않지만 건축물 자체로도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는 공간이었다. 마음이 저절로 무거워지는 공간이다. 

쩡이와 헤어지고, 두번째로 방문한 박물관은 Berlinische Galerie였다. 현대미술관이었는데, 간만에 만난 반가운 현대미술이었다.

현대미술은 작품 자체의 의미보다도 그 작품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지나가는 길에 만난 설치미술. 베를린 돔을 형상화한것 같은데, 독특하니 예뻤다.

다음 목적지는 Museum für Kommunikation Berlin베를린 커뮤니케이션 박물관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전에 대한 것들이 체계적으로 전시되어 있었고, 다양한 소품들은 주제에 걸맞게 전시되어 있었다. 

하루 반쯤 박물관만 다니다보니 독일인들의 수집, 정리에 대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정말 대단히 철저히 수집하고 보기 좋게 정리해놓았다.

포츠담 광장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Deutsches Spionagemuseum독일 스파이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입장하는 곳 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무려 독일에서 QR코드 체크인이라니! 

박물관 안에는 직접 암호를 해독할 수 있게 체험공간을 마련해두기도 했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류 스파이의 역사, 냉전 시대에 사용되었던 스파이 활동장비 등을 전시해뒀다. 아주 흥미로운 전시공간이었고, 전통적인 박물관과는 조금 거리를 둔 체험공간의 느낌이었다. (박물관섬을 제외하면 사람도 제일 많았다.)

폭풍같이 4개의 박물관을 클리어하고 The Big Dog이라는 핫도그 식당으로 가서, 오늘도 커리부어스트 + 맥주(7.4유로)를 먹었다. 싸게 먹기에는 이것만한 게 없다. 여기는 빵을 같이 줘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오늘의 다섯번째 방문한 곳은 Musikinstrumenten-Museum악기 박물관이다. 이런걸로도 박물관을? 이라고 생각했는데,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용했던 다양한 악기들, 피아노를 위주로 첼로, 바이올린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부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악기도 있었고. 단, 숫자가 많지는 않아 한번 슥 둘러보고 나왔다. 

다음은 Deutsche Kinemathek독일 영화 박물관이었다. 지나가는 경로에 있어 들른 곳이었는데, 독일의 영화 역사와 관련된 영상물이 많았고, 대부분이 독일어로만 설명이 되어있어서 그냥 가봤다는 데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다음 방문장소는 Deutsches Technikmuseum독일 기술 박물관이었다. 독일의 기술력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동력장치와 비행기 등 목업(인지 실물인지 헷갈리지만)이 방대하게 전시되어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건물이 빛을 머금은 통유리 건물이라, 35도의 찜통더위에 에어컨이 없는 이곳은 내가 제대로 볼 수 없는 곳이었다. 이런 날씨에는 이런 더운곳은 절대 못가겠다. 심지어 오늘 너무 열심히 돌아다녔던지라....

오늘의 마지막 방문할 박물관은 Deutsches Historisches Museum독일 역사 박물관이었다. 가는 길에 지쳐가는 나를 위해 마테 음료를 하나 더 채워줬다.

6시까지인데 도착한 시간이 5시반이었던지라, 특별전만 둘러볼 수 있었다. 바다와 역사라는 특별전을 하고 있었는데, 그 시대마다 패러다임을 이끌어가던 나라들에 대해 풍부한 설명과 볼거리들이 제공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어디보다도 쾌적한 관람환경이다!

정말 열심히 박물관들을 돌아보고 나니 그야말로 녹초가 됐다. 쩡이 또한 마찬가지로 거의 기진맥진한 수준. Augustiner am Gendarmenmarkt라는 독일 전통요리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학센(17.5유로) + 독일식 소세지(7.5유로) + 맥주2잔을 시켜 먹었다. 음식이야 워낙 맛있었지만, 둘다 진이 빠져서 그랬는지 많이 먹지는 못했다. 학센은 아이스바인과는 달리 겉을 튀겨서 그런지 바삭바삭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그나저나 아무리 여행을 다녀도 적응이 되지 않는건, 외국에서 계산을 기다리는 거였다. 다른 손님들도 아무렇지 않게 볼일보며 기다리는거 같은데, 우리는 다 먹고 2-30분씩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게.. 역시 우리가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 문화인것 같다. 어쩌면 종업원의 일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존중의 의미가 포함된 걸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오늘도 숙소에 들어와서 씻고 나니 피곤함이 몰려온다. 과연 내일도 오늘과 같은 강행군을 이어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심지어 베를린도 평소와는 달리 너무나도 덥다. 날씨가 더울수록 지치게 되기 마련인데, 그래도 여러 박물관을 돈 부담 없이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