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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베를린 3주(180723~0811 20Days)

[8/2 세계여행 138일째] 독일 / 베를린 11일 / 뮤지엄패스 3일차, 이곳저곳 박물관 탐방 by 처리

Berlin(베를린) 11일 : Museum für Fotografie사진 박물관 / Dlcke Wirtin베를린 요리 / Bauhaus-Archiv바우하우스 기록보관소 / Museum Berggruen베르그루엔 박물관 / Sammlung Scharf-Gerstenberg초현실주의 콜렉션 미술관 / Hamburger Bahnhof함부르크 기차역 현대미술관



오늘의 할일 : 뮤지엄패스 3일차. 가보지 않았던 박물관 중 가보고 싶던 곳들까지 꼭 다 가보기! 

어느새 베를린에서 지낸 시간이 열흘을 넘어가고 있다. 몇일전 첫번쨰 숙소 호스트방 도둑 사건으로 심히 위축된 것도 있고, 한달살기 하기로 했던 계획을 3주로 단축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절반의 시간이 흘러가 버렸구나. 

오늘은 쩡이와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 첫번째 목적지는 Hamburger Bahnhof함부르크 기차역 박물관. 쓸모 없어진 기차역을 현대미술관으로 바꾼게 프랑스의 오르셰 미술관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윽, 근데 뮤지엄패스가 있어도 추가요금 4유로를 내야 한다고 한다. 한참 고민을 하다가, 오후에 다시 오기로 했다. 매월 첫째주 목요일 4시부터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기에! 

베를린 기차역에서 S-Bahn을 타고 Museum für Fotografie사진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베를린 기차역은 새로 지은 건물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이런저런 상점들도 많이 들어서 있었다. 쩡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형적인 기차역 느낌이란다. 

Museum für Fotografi사진 박물관은 유명 작가들의 사진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이었다. 주로 전시되어 있는 작품은 누드, 인물 사진이었다. 

사진의 역할은 무엇일까? 현실을 찍고자 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진 또한 현실이 아닌, 순간을 잘라서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이런저런 사진들을 보니 이 흔하디 흔한 '사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사진을 대해야 할지 고민해보게 된다.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버렸다. 점심은 근처의 식당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돌아보다 DIcke Wirtin이라는 독일 요리 식당으로 들어갔다.

슈니첼(14.3유로) + 소간 스테이크(12.8유로)를 먹었다. 베를린에는 소 간으로 만든 스테이크가 유명하다고 한다. 쩡이는 정말 싫어하지만, 나는 소 간을 참 좋아한다. 한국에서도 육회집 가면 간을 즐겨 먹었었는데, 간으로 만든 스테이크는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덜 퍽퍽하고 처음 맛보는 특이함이다. 

클럽 마테 하나 더 사들고,

Bauhaus-Archiv바우하우스 기록보관소라는, 디자인 제품들을 전시해 놓은 곳을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잠시 공사로 인해 문을 닫았다고 해서 공사중에만 문을 연 임시 보관소를 찾아 가봤다. 헌데,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아, 여기는 오면 안되는 곳이었구나.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샤를로텐부르크 성 앞의 두 박물관을 가보기로 했다. 샤를로텐부르크 성은 더운 날씨때문에 이렇게 앞에서만 바라보기로. 두 박물관 모두 개인 소장품을 전시한 박물관으로,

먼저 방문한 곳은 Museum Berggruen. 컬렉션의 주인이 피카소와 친분이 있어서(라고 영어 안내문을 이해했다) 피카소와 관련된 아무 많은 작품들을 모아 전시해두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피카소 작품이 많은 곳을 만나기는 어려울 듯. 

피카소의 스케치, 큐비즘 이전 작품들을 만나며, 그의 작품 속 세상이 어떻게 변화했을지 떠올려본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것처럼 그냥 운좋게 낙서처럼 그린 그림이 아니라 수많은 고민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이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횡단보도마다 만날 수 있는 베를린의 상징, 아펠만.

길 건너의 Sammlung Scharf-Gerstenberg초현실주의 콜렉션 미술관도 가봤다. 상대적으로 처음 갔던 베르그루언 박물관에 비해선 볼게 많지는 않았지만, 그 나름의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전시해뒀다. 

그리고 어느새 4시가 넘어서, 오늘 마지막으로 방문할 함부르크 기차역 현대미술관으로 이동했다. 무료 개관때라 사람이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줄 설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예전 기차역을 박물관으로 개조해서 만들어둔 이곳은, 그 분위기만으로도 정말 독특하다. 이 장소 자체도 현대미술의 배경이 되기에 적절한 느낌이다. 고 백남준 선생님의 아트도 만날 수 있었고 이런저런 흥미로운 작품들을 둘러봤다. 

그나저나 확실히 3일짜리 뮤지엄패스를 사서 다닌다는건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일 같다. 처음 이틀은 3만걸음 정도를 걸었고, 오늘도 2만걸음을 걸었더니 도저히 기운이 나지 않았다. 우리의 뮤지엄패스 사용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와 쉬기로 했다. 


베를린의 여러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것들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기도 했고, 전혀 흥미롭지 않을 것 같은 주제를 흥미롭게 구성해둔 것들을 만나기도 했다. 우리는 과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을까, 아니면 있는 모습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걸까, 하는 것들을. 문화 강국이라는 나라들을 다닐수록 그런 생각들이 더더욱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한국에 들어가면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