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 세계여행/유럽7월(핀란드발트3국폴란드 180701~0723 23 Days)

[7/19 세계여행 124일째] 폴란드 / 크라쿠프 2일 / 아우슈비츠(오슈비엥침)-비르케나우 수용소 by 처리

Krokaw(크라쿠프) 2일 : Miejsce Pamięci i Muzeum Auschwitz-Birkenau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박물관 / Oriental Spoon크라쿠프 한식당



크라쿠프에서의 둘째날, 오늘은 근교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가보기로 했다.

버스로 한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세계2차대전 때 나치 독일이 운영했던 수용소로, 유대인, 노약자, 집시 등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1수용소(아우슈비츠 박물관) + 2수용소(비르케나우)로 구성되어 있다. 1수용소에 박물관 및 전시가 많이 되어있는데, 10시부터 4시까지는 가이드 투어만 가능하다고 한다. 점심때 쯤 도착해서 비르케나우를 먼저 방문한 뒤 아우슈비츠 박물관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11시 출발 버스를 타고 아우슈비츠로 이동했다. 폴란드어로는 오슈비엥침이라고 얘기해야 티켓을 끊을 수 있다.(편도 12즈워티)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다행히 앉아서 갈 수 있었다. 가는 도중에 몇몇 버스정류장에서 사람을 태웠는데 서서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1시간 반 정도 걸려서 아우슈비츠 박물관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아마도 현지에서 직접 가이드 투어 티켓을 사려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우리는 따로 투어를 참여할 계획이 없어서, 4시 이후 무료입장권을 미리 받았다. 1시간 정도 줄을 서서 받았던것 같다. 

가방은 30x20x10cm 크기로 반입제한이 있어서, 근처 물품보관소에 맡기고(4즈워티) 4시 전까지 2수용소(비르케나우)를 먼저 방문하기로 했다. 1수용소에서 10분간격으로 셔틀버스가 있었다. 

비르케나우는 아우슈비츠의 수용에 한계가 있어, 본격적으로 대량 학살을 위해서 추가적으로 건설한 수용소였다. 아우슈비츠보다 넓은 면적에 있었는데, 아우슈비츠에 비해 많은 건물이 파괴되어 있는 상태였다.

조금은 흐린 날씨, 남아있는 수용소 건물과 그들이 실려온 기찻길 등을 볼 수 있었다. 탁 트인 넓은 들판에, 덩그러니 있는 수용소 건물은 뭔지 모를 느낌이 드는 곳이다.

이곳의 의미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희생자의 국가의 언어들로 쓰여진 비석들도 있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가스실의 잔해가 남아있다. 미처 다 처리하고 가지 못한 건물을 만나게 된다. 

곳곳에 남아있는 전기 철조망. 17km를 설치했다고 한다. 

시간이 되어 1수용소(아우슈비츠)를 방문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건, 이곳의 심벌과도 같은 '노동이 자유롭게 하리라' 라는 간판이다. 

각 블록마다 아우슈비츠의 잔혹함을 알려주는 전시물들이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들은 그들이 처음 수용소에 도착했을 때 가지고 온 것들(신발, 가방, 안경 등등)을 모아놓은 전시관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자신들이 죽을 것을 모르고 왔겠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했던 물건들.

수용소에 들어와서 머리를 깎고 사진을 남긴 저 사람들은 모두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평온해보이는, 누군가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이 곳이 그런 끔찍한 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조차 못했을 그런 공간이다. 그래서 더 슬픈 마음이 든다. 

그리고 이 수용소에서 가장 잔인한 곳이던 가스실도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벽면 곳곳에는 손톱자국이 있었다. 목욕을 시켜준다고 옷까지 다 벗게하고 들여보낸 뒤 가스로 죽였던 잔인한 공간. 가스실 바로 옆에는 시체 소각장이 연결되어 있었다.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일제강점기에 벌어졌을 비슷한 것들을 생각하니, 한편으로 이렇게 역사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며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올 때 탔던 반대편 버스정류장에서 돌아오는 버스를 탔다. 그나저나 버스가 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앉기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했다.ㅎㅎㅎ 세상 사는건 동양이나 서양이나 같구나 싶다.  

크라쿠프로 돌아오니 꽤 배가 고파서 역 안에 있는 빵을 하나 사 먹었다. 별다른 간이 안되어 있는데, 소금이 올려져 있었다. 

까르푸에서 간단히 먹을거리와 물을 좀 사고 저녁을 간단히 포장해왔다. Oriental Spoon이라는 한식당이었는데, 비빔밥이 생각보다 먹을만 했다.

아우슈비츠를 다녀오며,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당시 수용소에 끌려왔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짓밟은 나치 독일. 인간은 정말 악한걸까?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리하기 어려운 수많은 생각들을 안게 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