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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7월(핀란드발트3국폴란드 180701~0723 23 Days)

[7/16 세계여행 121일째] 폴란드 / 바르샤바 2일 / 바르샤바 패스, 폴란드 선불유심, 바르샤바 봉기박물관, 쇼팽 콘서트, 폴란드 족발 '골롱카' by 처리

Warsaw(바르샤바) 2일 : Warsaw Pass바르샤바 패스 / Złote Tarasy쇼핑몰 '심카드 구입' / Asian House바르샤바 아시안마트 / Sofra바르샤바 런치 / Muzeum Powstania Warszawskiego바르샤바 봉기박물관 / Time for Chopin쇼팽 콘서트 / Zapiecek바르샤바 폴란드요리 맛집 '자피에첵'



오늘은 바르샤바를 본격적으로 여행하는 날이다. 검색을 하다보니 많은 유산들이 파괴되었음에도 잘 복원해둬서 가볼만한 곳들이 꽤 많았다.

먼저 시내 중심에 있는 문화과학궁전에 가서 Warsaw Pass(바르샤바 패스)를 구입하기로 했다. 24시간, 48시간, 72시간 동안 리스트 안에 있는 바르샤바의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패스다. 우리는 24시간짜리 패스를 구입했다.(24시간 무료 교통권 포함 129즈워티) 다행히 사자마다 활성화되는 게 아니라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라 상황을 봐서 내일 오후까지 쓰면 될듯.

바르샤바 패스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http://www.warsawpass.com/ 를 참조. 문화과학궁전 서쪽 입구 옆에 보면 Tourist Information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나저나 폴란드 사람들은 소련에 지배당한 역사를 정말 싫어해서, 소련의 위상을 내세우기 위해 지어진 이 건물을 정말 싫어한다고 한다. 제일 행복한 바르샤바 시민은 이 건물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한다.(왜냐면 종일 이 건물을 안봐도 되니까)

길거리에 있던 독특한 그래피티.

바로 옆에는 Złote Tarasy라는 바르샤바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 있다. 이곳에서 Prepaid 심카드를 판매하는 매장을 찾을수 있다.(T-Mobile, Orange, Play) 

1주일동안 있을 예정이어서 유심을 사야 했는데, 폴란드 내에서만 쓸거면 Play가 가장 저렴하다고 한다. 1주일동안 5GB를 제공하는 심카드가 9즈워티(약 3천원). 여권번호로 개통을 해야해서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게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나저나 직원들은 정말 불친절하다. 폴란드에서 어제와 오늘 받은 느낌으로는 전체적으로 어둡거나 인상을 쓴 사람들이 많았다. 

ziaja지아자라는 폴란드에서 유명한 화장품 샵도 들어가봤다. 한국에서도 꽤 많이 알려진 곳이라고 하는데, 쩡이가 열심히 구경하는 걸 지켜봤다. 매장이 참 깔끔하다. 

바르샤바에는 아시안 마트가 몇개 있어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Asian House에 가서 김치, 라면을 조금 샀다. 몇일동안 계속 스파게티만 해먹었더니 한국사람 아니랄까봐 라면이 생각난다. 

점심은 근처의 Sofra라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흑해 지방 음식이라고 하는데, 런치셋트 메뉴가 생각보다 저렴했다.(23즈워티)

오늘의 스프 + 고기배추쌈(?)에 머쉬룸 소스 입힌거 + 허브티 + 야채 조금으로 나오는데, 음식이 전체적으로 무거운 감은 있지만 생각보다는 입에 거부감 없이 잘 맞았다. 아직까지 여행하며 못먹겠던 음식이 별로 없는 내 기준이다. 허허.

본격적으로 오후에는 도시 곳곳을 다니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바르샤바 봉기 박물관으로 향했다. 지하철은 M1, M2 2호선만 있는데 각 역마다 나름의 컨셉을 잡아서 정말 깔끔하게 잘 만들어놨다. 아까 산 24시간 교통권 티켓을 끊고 들어가면 뒷면에 교통패스의 활성화된 시간이 나온다. 

바르샤바 봉기 박물관은 1944년 8월에 나치의 지배하에 놓였던 바르샤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봉기해서 독일군과 맞서 싸운 2달간의 기록을 전시해놓은 곳이다. 폴란드에서는 서진하던 소련군이 도와주기를 바랐으나, 소련군은 적극적으로 그들을 도와줄 생각이 없었고, 결국 독일군의 엄청난 화력에 무릎을 꿇은 현대 폴란드사의 쓰디쓴 아픔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시에 독일군이 폴란드 봉기군을 제압하며 시민 포함 수십만명이 사망하고, 이후 도시를 철저히 파괴해버리는 바람에 바르샤바의 85%의 건물이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박물관은 봉기 이전 시점부터 봉기 진행과정, 그 이후까지 시간순서로 짜임새 있게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단순 시각자료 뿐만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참여할 수 있게 되어있는 전시물들이 많아, 그 당시의 현장감을 느끼게 되는 효과도 있었다. 

근래 방문한 박물관 중에 가장 흥미롭게 짜여진 곳이었다. 아쉽게 패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별도로 끊어서 가야만 한다.

어쩌면 처참히 실패한 봉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자신들의 역사를 이렇게 집대성해서 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은 모습을 보며, 우리의 3.1운동도 어쩌면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정리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관람을 마치고 바르샤바 올드타운으로 넘어가서 6시에 Time for Chopin에서 쇼팽의 음악 연주회를 보기로 했다. 바르샤바 패스에 포함되어 있는데, 1시간 전쯤 미리 가서 얘기를 하면 자리를 예약할 수 있다. 

50명 남짓 들어가는 작은 홀에서 피아노 연주자가 한시간 정도 연주회를 진행하는데, 피아노 연주회는 처음인지라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나저나 폴란드는 쇼팽을 정말 사랑하나 보다. 쇼팽의 생가, 박물관, 음악을 듣는 쇼팽 패스도 있고, 바르샤바 공항 이름도 쇼팽 공항이니.

저녁은 Zapiecek자피에첵이라는 폴란드 음식 식당으로 갔다. 누군가는 폴란드의 김밥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체인점이 많다고 한다. 

폴란드의 족발 요리인 Golonka(골롱카), 폴란드 스타일 만두 Pierogi(피에로기)를 먹었는데, 둘다 우리 둘의 입맛에 너무도 잘 맞았다. 특히 골롱카는 오래전부터 먹고싶던 족발을 생각나게 했는데, 한국 족발보다 조금 더 느끼하면서 부드럽다. 

다 먹고 해가 뉘엿뉘엿 지는 바르샤바의 올드타운을 한바퀴 돌고 숙소로 돌아오는 트램을 탔다. 모든 게 다 부서진 올드타운을 예전과 거의 같게 복원한 이 사람들의 생각이 어떤걸지 궁금했다. 한국 같았으면 완전 새로운 건물들로 새롭게 만들었을것 같은데, 하는 생각도 해보고. 사람이 건물을 만드는걸까, 건물이 사람을 만드는걸까?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다행히 비가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흐렸다 내렸다를 반복했던 날씨다. 그러고 보면 근 몇주동안 여행동안 맑은 날씨를 본게 손에 꼽을 정도다. 좀 맑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