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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7월(핀란드발트3국폴란드 180701~0723 23 Days)

[7/17 세계여행 122일째] 폴란드 / 바르샤바 3일 / 와즈엔키 공원, 쇼팽 박물관, 바르샤바 브런치 맛집, 바르샤바 전망, 폴란드 축구팀 경기 by 처리

Warsaw(바르샤바) 3일 : Aioli바르샤바 브런치카페 '알리올리' / Łazienki Królewskie와즈엔키 공원/ Pałac na Wyspie와즈엔키 궁전 / Muzeum Fryderyka Chopina쇼팽 박물관 / Thaisty태국 요리 / Pałac Kultury i Nauki문화과학궁전 전망 / Legia Warszawa레기아 바르샤바 축구경기



오늘은 어제 개시한 바르샤바 패스를 이용해 바르샤바 시내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기로 한 날이다. 

어제는 밤 늦게까지 '피아니스트' 영화를 봤다. 폴란드에 살던 유대인들의 세계2차 대전때 모습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예전에 봤을때는 이런 역사와 관련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와서 보고나니 좀 더 쉽게 이해가 됐다. 

아침은 숙소 근처의 Aioli라는 브런치 식당으로 갔다. 커피한잔에 아침메뉴까지 해서 인당 10즈워티! 정말 저렴한데 맛은 저렴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첫번째 목적지는 Łazienki Królewskie와즈엔키 공원. 바르샤바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는 도심 속 공원이었다. 공원 근처에 폴란드의 최고 명문팀 레기아 바르샤바팀의 올시즌 개막전이 있다고 하여 티켓을 미리 사두었다. (45즈워티 / 여권 필요)

폴란드 리그가 그리 강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팬층이 꽤 두터워서인지 팬스토어에는 다양한 굿즈들이 있었다. 오랜 기간 K리그 팬으로 지내며 항상 부러운 점이다. 

와즈엔키 공원은 17세기 폴란드의 왕이 여름 별장궁전을 지으며 꾸며졌다고 한다. 걷기 좋게 길들이 잘 꾸며져 있었고, 곳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들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 

물 위에 지었다는 Pałac na Wyspie와즈엔키 궁전도 들어가봤다. 이전에 가봤던 러시아의 궁전에 비하면 그 규모는 정말 작지만, 아담한 궁전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줬다. 

반대편에 가서 궁전을 바라보며 앉아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한가한 공원이라서 더 좋았다. 날씨까지 맑았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공원 안에 쇼팽 기념비가 있다고 해서 가는 길, 이 폐허가 됐던 도시에 이렇게 멋진 공원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문득 부러움을 느꼈다. 

쇼핑 기념비 근처는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쇼팽 의자라고 해서 앉으면 쇼팽 음악이 나오는 의자가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노래는 나오지 않았다. 아쉽네. 

버스를 타고 Muzeum Fryderyka Chopina쇼팽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올드타운 근처에 있는 쇼팽 박물관은 쇼팽의 삶, 여자, 죽음 등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었고, 지하에는 쇼팽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헤드폰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폴란드 사람들의 쇼팽 사랑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박물관도 방문자가 직접 참여하며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생각해보면 앞으로 박물관을 방문할 세대는 점차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 위주가 되어갈 텐데, 어떻게 하면 흥미롭게 전시내용을 전달할 지에 대한 부분도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와서 올드타운 안에 있는 바르샤바 왕궁으로 갔다. 전쟁을 지나며 모두 파괴된 성을 복원한거라고 했는데, 우리가 산 바르샤바 패스에는 왕궁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볼까말까 고민했지만 들어가보지는 않는걸로.

바르샤바 패스의 시간이 오후 5시까지라, 마지막으로 문화과학궁전을 가는데 사용하기로 하고, 점심은 숙소 근처의 Thaisty라는 태국 음식점으로 갔다. 점심시간이 꽤 지났는데도(3시) 사람이 꽤 많았다. 

팟타이 + 팟카오꿈을 먹었는데, 태국에서 먹는 것 만큼이나 맛있었다. 쉐프가 태국 출신이라는거 같은데 그래서인지 특유의 새콤달콤함이 있었다. 

조금 걸어서 Pałac Kultury i Nauki문화과학궁전에 도착했다. 바르샤바 패스로 방문하는 마지막 명소로, 패스를 사용하면 30층의 전망대를 올라갈 수 있다. 

조금은 오래된 듯한 건물이지만 이 건물도 그 나름의 고전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 종일 흐리던 날씨가 조금은 개어서, 시내 전체를 한눈에 내려볼 수 있었다.

85%가 파괴되었던 시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깔끔하게 복원된 모습이었다. 소련 시절 복원이 되다보니 모스크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예전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한 바르샤바 사람들이 여러모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숙소로 돌아와서 잠시 쉬었다가 레기아 바르샤바의 경기를 보러 나갔다. 챔피언스리그 예선1차전 경기로, 밤 9시라는 늦은 시간에 열리는 경기다. 레기아 바르샤바는 폴란드 최고의 명문팀인데, 워낙 거친 팬들이 있다고 하여 조금은 걱정하고 경기장으로 갔다. 

여권과 티켓의 정보를 확인한 후 입장이 가능하다. 경기장은 2, 3만명 정도 정원의 자그마한 경기장으로, 오늘 경기는 14,000명이 입장했다. 

예전에 영국 여행을 갔을때 첼시, 아스날 경기를 보러 갔었고 최근에 월드컵도 보러 갔었지만 이 곳들에서는 현지 팬들이 아닌 관광객들이 많이 있어서인지 유명 관광지에 온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이 경기장에는 정말 팬들만이 채우는 함성으로 가득찼다. 

민낯의 친구가 집에 초대한 듯한, 편안한 느낌의 경기장이었다. 매주 이렇게 경기장에 찾아 소리 지를 수 있는 그들의 모습이 멋지고, 동시에 부러움도 느꼈다. 우리에게도 근처에 쉽게 갈 수 있는 K리그 경기장이 있는데,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관중수도 그렇고. 우리도 100년이 지나면 이런 모습을 가질 수 있을까? 아버지와 아들이 손을 잡고 찾는?

경기는 2:0으로 이기고 있었고, 후반이 끝나기 전에 붐비기 전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조금 일찍 나와서 돌아왔다. 

오는 길에 문화과학궁전의 야경을 바라봤다. 짧은 시간이지만 바르샤바의 이런저런 모습을 보고 나니, 폴란드 사람들에게서 느껴진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내일은 폴란드의 현재 수도 바르샤바에서, 예전 수도로 옛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크라쿠프로 이동한다. 여행자들에게 폴란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시인 크라쿠프의 모습은 어떨까? 궁금하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