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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7월(핀란드발트3국폴란드 180701~0723 23 Days)

[7/18 세계여행 123일째] 폴란드 / 크라쿠프 1일 / 바르샤바에서 크라쿠프 기차, 크라쿠프 숙소, 맛집 by 처리

Krokaw(크라쿠프) 1일 : AïOLI CANTINE바르샤바 브런치 / 바르샤바→크라쿠프(6시간 w/기차) / Kraków Główny크라쿠프 중앙역 / Bubble Apartments크라쿠프 아파트먼트 숙소 / C.K.Browar크라쿠프 폴란드음식 맛집



바르샤바에서의 3박을 마치고 크라쿠프로 이동하는 날이다. 크라쿠프는 오랜 기간동안 폴란드의 수도로 있었던 곳이고, 여러 차례의 전쟁의 포화를 피해 예전 모습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는 몇 안되는 폴란드의 도시이다. 

아침은 어제 아침에 갔었던 숙소 바로 앞의 AïOLI CANTINE에 다시 가기로 했다. 아침을 샌드위치와 커피한잔에 10 즈워티 내외로 멋지게 해결할 수 있는 곳이 흔치 않다. 

오늘은 베이컨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바게뜨에 푸짐하게 담겨서 나왔다. 항상 이런 식의 음식들은 먹기가 좀 불편하지만 맛있으니깐. ㅎㅎ

숙소에서 중앙 기차역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걸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흐리고 비를 뿌리던 날씨가 짐을 들고 나오니 햇빛으로 바뀌고 쨍쨍해진 것만 같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크라쿠프까지는 버스로 5시간, 기차로는 2시간 반(고속열차)~4시간 반 정도 걸린다. 우리는 이번에는 3시간 30분 걸리는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3시쯤 크라쿠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기차는 영화에서나 만났음직한 오래된 스타일이었다. 4 x 4로 총 8명의 자리가 마주보고 한 객실로 이루어져 있는, 특이한 형태였다. 사람이 꽉차다보니 별도의 에어컨 장치가 없는 객실안은 차가 정차하면 엄청나게 더워진다. 

그래도 세시간 반 정도면 금방 가니까, 라고 위안을 하며 갔는데... 크라쿠프를 한 시간 정도 남겨두고 기차가 멈춰섰다. 

앞에 무슨 일이 있어서 지연이 된다(로 추정되는 방송이 나왔다)고 하고, 사람들이 선로로 마구마구 나가고... 조금 가다가 다시 방송이 나오니 사람들이 다 나가고.... 어쩌다 보니 3시간이나 멈춰서 있었다. 결국 점심도 먹지 못하고 예정시간보다 세시간 늦은 6시에 크라쿠프에 도착했다. 

신기했던 건, 사람들이 특별히 짜증이나 화를 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리 같았으면 그렇게 늦어졌다면 큰소리가 몇번은 났을것 같은데 그냥 자리에 앉아 책을 보고 밖에서 바람을 쐬고 그렇게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Kraków Główny크라쿠프 중앙역은 바르샤바보다 훨씬 깔끔하고 규모가 컸다. 갤러리아 백화점과 연결되어 있는데 구경하기 좋게 되어있었다. 

일단 숙소(버블 호스텔)로 이동하려는데, 비가 쏟아졌다. 지금까지 밖을 다닐 때 비를 직접 만났던 적은 몇번 없었는데 엄청나게 퍼붓는다. 

버블 호스텔의 개인 아파트먼트를 예약했더니, 다른 건물로 5분정도 더 걸어가야 했다. 흠흠. 폴란드에는 아파트먼트형 숙소가 가격이 싸고 괜찮은것 같다. 다행히 방은 깔끔하고 필요한 것들도 잘 구비되어 있다. 

점심도 못먹고 해서 저녁을 먹으러 급히 챙겨 나갔다. C.K.Browar라는, 폴란드 요리 맛집으로 갔다. 한국인들 사이에는 많이 알려진 맛집이라는 듯. 하지만 우리가 갔을때는 동양인은 우리들 뿐이었다. 

지하에 있는 식당은 중세같은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폴란드식 족발인 골롱카 + 폴란드식 감자전 + 드래프트 맥주를 먹었다. 이곳의 골롱카는 약간 퍽퍽한 느낌이 있지만 고추냉이 소스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이 확실히 덜 하다. 

그리고 폴란드식 감자전은 한국 감자전에 튀김가루를 입혀놓은 듯한 느낌? 인데 역시 우리네 입맛에 아주 잘맞는다. 어떻게 이렇게 멀리 떨어진 나라의 음식이 우리와 비슷할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오는 길에 크라쿠프 광장을 잠시 만났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이미 해가 진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다. 위도가 낮아질수록 밤이 일찍 다가오나보다. 크라쿠프 광장은 유럽에서 손꼽히게 크다는데, 잠깐 봐도 그 규모가 대단했다. 발트3국에서 봤던 광장들과는 규모가 비교가 안되는구나. 싶었다. 

숙소에 와서 우리의 크라쿠프 일정과 다음 일정을 보다보니, 어느새 우리의 여행이 4개월이 지났음을 생각하게 된다. 다음주에 베를린에 갈때까지를 우리 여행의 전반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 전반부의 끝이 코앞까지 왔다.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고 어떤걸 생각했는지, 돌아보게 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