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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7월(핀란드발트3국폴란드 180701~0723 23 Days)

[7/13,14 세계여행 118,119일째] 리투아니아 / 빌뉴스 2,3일 / 리투아니아 요리, 빌뉴스 올드타운, 세 십자가, 성당, 우주피스 공화국 by 처리

Vilnius(빌뉴스) 2,3일 : Žemaičių ąsotis리투아니아 요리 맛집 / Caffeine Roasters빌뉴스 커피 / 빌뉴스 올드타운 / Vilniaus katedra빌뉴스 성당 / Gedimino pilies bokštas제디미나스 탑 / Trys kryžia세 십자가 / St. Anne's Church성안나 교회 / Uzupis우주피스 공화국 / Rimi빌뉴스 슈퍼마켓



빌뉴스에서의 2일차는 숙소에서만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숙소가 너무 편하기도 할뿐이거니와, 오전부터 꾸리꾸리하던 하늘은 종일 폭우를 뿌리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첫날에 이것저것 해먹을 것들을 많이 사와서 볶음밥, 파스타, 볶음우동을 해먹을 수 있었다. 부족한 재료로 이것저것 만들어 먹는것도 나름 여행의 묘미다.  

라트비아에서 봤던 KGB 박물관에서의 모습이 많이 기억에 남아, 동독 시절의 비밀경찰을 소재로 한 '타인의 삶'이라는 영화도 봤다. 자신의 삶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은 어땠을까? 

3일차에도 똑같이 비가 오기는 했지만 다행히 비가 왔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해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먼저 간 곳은 호스트가 추천해준 리투아니아 식당인 Žemaičių ąsotis. 뭐라고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식당 주인이 추천해준 돼지 통구이(?)과 감자 팬케익(?)을 먹었다. 돼지 통구이는 여태 먹어봤던 통구이 중에 가장 맛있었다. 적당한 기름기를 머금고 있어서 퍽퍽하지 않게 잘 넘어갔고, 감자 팬케익은 안에 고기가 들어가 있었는데 정말 쫄깃쫄깃했다. 대신 좀 많이 먹으면 느끼한 면도 있다. 

발트3국이 특별히 자신들의 음식이다! 하고 내세울만한 게 없고, 특히 앞의 두 나라는 전통음식 식당을 못찾았는데, 리투아니아같은 경우에는 리투아니아 식당도 꽤 있었고, 라트비아나 에스토니아에서도 리투아니아 식당을 길가다 만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빌뉴스 올드타운으로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Caffeine Roasters라는 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을 마셨다. 빌뉴스 안에서 몇군데 만난걸 보니 체인점인것 같은데, 이전 도시들에 비해서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커피 맛이었다. 

빌뉴스 올드타운은 탈린, 리가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많이 보수를 하지 않아서인지 벽이 망가진 상태 그대로 있는 경우도 있었고, 그래피티가 많아서 조금은 음산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대신 그래서인지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받게 되기도 했다. 날씨가 급격히 흐려져서인지 하늘 색이 영 다르다. 

역시나 올드타운 자체가 그리 크지는 않아서 오래 걸리지 않고 돌아볼 수 있었다. 

종일 흐리던 날씨가 갑자기 비를 뿌리기 시작해서, 빌뉴스 성당으로 들어갔다. 리투아니아는 대부분 국민이 카톨릭을 믿는다고 한다. 무신론자가 많은 에스토니아, 루터교가 많은 라트비아와는 또 다르다. 카톨릭 특유의 경건함이 느껴지는 도시다.

근처에 Gediminas Castle Tower제디미나스 탑 이라는 빌뉴스의 명소가 있었는데, 보수중으로 들어가볼 수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Three Crosses 세 십자가 가 있는 언덕으로 가보기로 했다. 러시아의 탄압으로 수차례 파괴되었지만 계속 재건했던, 이 나라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꽤 높은 언덕을 올라서 갔는데, 올라가는 길이 편하지는 않았다. 계단도 많고 숲길을 헤쳐서 가야만 했다. 

그래도 올라가면 빌뉴스 구시가지의 전경을 만날 수 있는 훌륭한 뷰를 제공한다. 

내려와서는 나폴레옹이 손바닥에 얹어 가져가고 싶다던 St. Anne's Church 교회를 만날수 있었다. 손바닥에 얹을 만큼 아담한 교회였는데 외관에서 여태 보지 못한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에도 많았을텐데 굳이 이것까지 탐낼 필요는 없어보이는데, 욕심쟁이네. 

그리고 좀 더 걸어가다 보면 Uzupis 우주피스 공화국을 만나게 된다. 우주피스 공화국은 매년 4월 1일마다 24시간동안 자신들의 공화국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대통령도 뽑고, 군대도 있다고 하고.ㅎㅎㅎ 동네 예술가들이 그런 룰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동네 자체가 특별할 건 없지만 재밌고 신선하다. 

한쪽 벽면에는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는 그들의 헌법도 있다. 

돌아오는 길에 엄청난 비를 만났다. 빌뉴스에서는 3일 내내 비를 계속 만나는 것 같다. 다행히 엄청나게 쏟아지던 비는 10분 정도 있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약해진다. 그 와중에 결혼식을 진행하는 저 커플, 정말 힘들겠다. 

오는 길에 Rimi 슈퍼마켓에서 저녁에 숙소에서 해먹을 요리재료 + 내일 아침에 먹을 샌드위치를 사서 돌아왔다. 확실히 마트 물가가 싼 동네였다. 

어느새 발트3국의 여행도 마무리되어가고, 내일은 폴란드 바르샤바로 아침에 넘어간다. 여행 시작할 때는 발트3국을 들를 계획이 전혀 없었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세 나라를 모두 경험하고 갈 수 있게 일정을 바꾸게 되었다 . 

어쩌면 비슷하게 묶어서 생각하게 되는 나라고 겉모습만 보면 크게 다를것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생각해보면 각각 나라마다의 다른 개성이 느껴진다. 나도 예전에는 발트3국은 다 비슷한 나라 아니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만큼 무지했던 자신을 반성해본다. 역시 사람은 직접 경험해야 스스로의 모자람을 알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발트3국 중에 어디를 가보는게 좋을까? 라고 물어본다면, 잠깐씩이라도 세 나라를 모두 가보는게 좋지 않겠냐, 고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