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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7월(핀란드발트3국폴란드 180701~0723 23 Days)

[7/11 세계여행 116일째] 라트비아 / 리가 3일 / KGB박물관, 라트비아 국립도서관, 리가 운하 by 처리

Riga(리가) 3일 : Pasaka러시아식 만두집 / The KGB BuildingKGB하우스 / Miit Coffee리가 브런치카페 / Pilsētas kanāls리가 운하 / Latvijas Nacionālā bibliotēka라트비아 국립도서관 / Easy Beer리가 펍



오늘은 리가에서의 3일째를 맞이하는 날이다. 왠만한 관광명소는 어제까지 다 둘러봤기에, 오늘은 조금 여유있게 둘러보기로 했다. 

아침은 호스텔 근처의 Pasaka라는 Telmini(러시아식 만두)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만두 한접시에 2.4유로로 저렴한 가격이기도 했고, 부담없기도 했다.

한국에서 먹던 만두와 큰 차이가 없는 맛이었다. 특이한 점이라고 한다면, 여기에서는 사우어 크림에 찍어먹는다는 정도?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나라에서 비슷한 형태의 음식들이 있다는게 신기하다. 

어제 예약했던 KGB 박물관에 시간을 맞춰 갔다. 영어 가이드와 20명 정도의 투어 참가자들과 함께 박물관을 둘러봤다. 

라트비아의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쥐도새도 모르게 끌려와서 고문받고, 심문받고, 죽음과 마주한 공간들을 1시간 정도 둘러보는 코스였다. 

우리의 일제강점기, 가까이는 전두환 정권때까지 서대문형무소, 남영동에서 벌어졌던 일들과 닿아 있었다. 결국 독재던 공산주의던 일제강점기던 저런 공포를 심지 않고서는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게, 그들의 체제가 완전하지 못했음을 알리는게 아닐까. 그리고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 진실은 늦게라도 반드시 알려지고 만다는 사실도 생각해본다. 

예전에 구소련의 지배하에 있던 사람들은 공산주의에 대해 나쁜말을 하면 쥐도새도 모르게 KGB에게 잡혀갔다고 한다. 어쩌면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지역의 사람들이 타인에 대해 웃는 얼굴도 대하는걸 보기 어려운 것도, 주변 사람을 믿지 못하는 그들의 현대사와 이어져 있지 않을까 싶다. 슬픈 현대사다. 

박물관을 다녀와서 어제 갔던 Miit Coffee로 다시 가서 런치 세트를 먹었다.(인당 4.9유로) 크림 콘스프 + 밥 + 해쉬브라운 + 야채로, 비싸지 않은 가격에 무난히 한끼를 든든히 채울 수 있는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리가 운하로 가서 바람을 쐬며 시간을 보냈다. 모두가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는 그곳에서, 책도 읽고 하늘도 보고. 뭔가를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참 좋다. 

어디서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같다. 여기 라트비아도. 다리가 열쇠무게로 위험하다는데도 별 신경 쓰지는 않는 듯하다.

올드타운에서 다리 건너에 있던 라트비아 국립 도서관에 가봤다. 강을 걸어서 건너는데, 왠지 서울 생각이 났다.

도서관은 꽤 크고 아름다웠다. 여행 초반에 호주에서 만난 퀸즈랜드 주립도서관 이후로 처음인것 같은데, 거기도 여기도 독특한 건축양식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비가 쏟아지기 직전에 들어올 수 있었다.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그래서 반대편 강가를 보며 비가 그칠때까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은 올드타운의 Easy Beer라는 곳으로 갔다. 카드를 탭하면 자신이 원하는 드래프트 비어를 뽑아서 먹을 수 있는 특이한 시스템이었다. 이런 저런 맥주를 다양하게 먹을 수 있었고, 직접 따라서 먹는다는 것도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리가에서 보낸 일정을 돌아보며, 여유와 타이트한 일정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모든 일들은 균형잡히게 해나가는게 중요하며, 또 제일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