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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7월(핀란드발트3국폴란드 180701~0723 23 Days)

[7/6~7 세계여행 111,112일째] 에스토니아 / 탈린 4,5일 / 라헤마 국립공원, 비루 습지, 탈린 팬케이크 맛집 by 처리

Tallinn(탈린) 4일 : 종일 휴식



어제 쩡이가 발목 접지른게 많이 안좋았다. 보통 접지르면 하루이틀 정도는 쉬어주는게 좋기에, 무리하게 나가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하루를 아예 쉬기로 했다. 쉬면서 한동안 미뤄뒀던 일들을 많이 했다. 여행 일정에 대한 얘기도 함께 하고. 

점심은 전에 사왔던 라면, 저녁은 집앞에 잠시 나가 빵과 먹을거리를 간단히 사왔다. 

맛있는 빵집이라고 하는데, 참 조용한 길가에 있었다. 

구시가지를 조금 벗어나 걸으면 완전 새로운 느낌의 동네들이 나온다. 잠시 산책도 할 겸 돌아보고 들어왔다.  



Tallinn(탈린) 5일 : Tallinna Bussijaam탈린 버스터미널 / Loksa Tee / Lahemaa National Park라헤마 국립공원 / viru Raba Vaatetorn비루 습지 / Viru Keskus탈린 쇼핑몰 / Kompressor팬케이크 맛집 / Cortile젤라또



오늘은 탈린 근교로 나갔다 오기로 했다. 에스토니아는 전체 국토의 절반이 숲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탈린에서 50km 동쪽으로 가면 만날 수 있는 Lahemaa National Park(라헤마 국립공원)을 다녀오기로 했다. 

라헤마 국립공원은 소련에서 가장 먼저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곳으로, 침엽수립과 자연습지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차로 이동하면 가장 좋지만, 그러기 어려워서 버스를 타고 국립공원 내에서 유명한 viru Raba Vaatetorn비루 습지 트래킹 코스를 다녀오기로 했다.

올드타운에서 올드타운 남동쪽에 있는 Tallinna Bussijaam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터미널까지는 트램으로 이동했는데, 2유로를 기사에게 내면 된다. 탈린 시민들은 모두 공짜로 이용이 가능하다는데.. 부럽다.

터미널은 유럽의 터미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만큼 깔끔하다. 보통 비루습지 트래킹코스로 가기 위해서는 Loksa Tee에 내리는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3유로) 터미널에서 9시 출발 티켓을 샀다. 

오고 가는 버스가 시간이 매우 적기 때문에, 미리 사이트에서 확인해보고 가면 좋다. http://www.peatus.ee 

40분 정도 가니 Loksa Tee 정류장에 도착했다. 일본인 여행객 2명과 우리만 내렸는데, 정말 말그래도 고속도로 한복판이었다. 

숲길로 들어갔더니, 키가 큰 침엽수림과 함께, 길가에 이끼들이 있었다. 우리가 자주 보는 숲의 풍경과는 정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조금 더 들어가면, 나무로 된 길이 보이고 주변으로 넓은 습지 지대가 나온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습지다. 살짝 밟아보니 푹푹 들어간다. 

10분정도 걸으면 비루습지 전망대를 만날 수 있고, 습지와 국립공원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오늘따라 날씨도 구름 한점 없이 맑다.

트래킹 코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가자면 수십km를 걸을 수 있지만, 오늘 우리는 15km 트래킹을 하기로 했다. 나무데크를 따라 걷는 길도 있고, 흙길을 따라 걷는 곳도 있다. 

정말 사람 구경을 하기도 힘들었고, 한시간 정도를 걸으며 앉을 수 있는 벤치 하나를 만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관리를 많이 하지는 않은 걸로 느낄 수도 있고, 다르게 보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한시간 정도를 걷고나니, 엊그제 다쳤던 쩡이의 발목이 다시 욱신거리는 것 같다고 했다. 괜찮다고 하기는 하지만, 더 많이 걸어서 나빠지지 않는게 중요하겠다 싶어서 계획보다는 일찍 돌아가기로 했다. 키큰 나무들 사이로 숲소리만 들으면서 걸어가는데, 참 좋았다. 숲 속으로 들어오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있다. 

다른쪽 출구로 나왔는데 주차장에 꽤 차가 많았다. 토요일에는 에스토니아 사람들도 여기에서 종종 시간을 보내나보다. 

1시간 정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시골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말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간이정류장이었다. 버스 정보도, 도착 정보도 없기 때문에 미리 잘 찾아서 가야된다. 

탈린으로 돌아와서 신시가지의 Viru Keskus를 가봤다. 신시가지는 올드타운과 정말 다른 느낌이다. 모든 곳들이 현대적이고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다시 올드타운으로 돌아와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이라는 곳도 가보고, 

옛 길도 걸어봤다. 도시 전체가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점심은 올드타운의 Kompressor라는 팬케이크 식당으로 갔다. 러시아식 팬케이크(블린)과 비슷한데, 안에 좀더 내용물이 많고 좀더 비쌌다.(5유로) 그래도 기름진 미국식 팬케이크가 아니라 맛있게 먹었다. 

첫날 갔던 Cortile에 다시한번 가서 오늘은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어봤다. 젤라또가 꽤 맛있었지만, 역시 젤라또는 참 비싸다...

숙소에 돌아와서 월드컵 경기를 보며, 남은 식재료들을 이리저리 굴려서 저녁을 해먹었다. 

탈린에서의 5일은 정말 한가로웠다. 다른 사람들이 길어야 1,2박 하는 곳에서 5박이라는 긴 시간을 있다보니 명소를 급하게 둘러볼 일도 없었고, 이곳저곳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생각보다 탈린은 현대화된 도시였다. 중세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안의 도시를 채우고 있는 사람들은 매우 빠른 삶을 살고 있었다. 내일은 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 타르투로 가볼 계획이다. 그곳은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