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linn(탈린) 3일 : Balti Jaama Turg탈린 시장 / Telliskivi Creative City탈린 트렌디한 거리 / 푸드트럭 비빔밥 / 탈린 헤어컷 / Kohvik Maiasmokk탈린 카페 '마이아스목'
탈린에서의 3일차. 아침에는 조금 쌀쌀한 날씨다. 생각보다 공기가 서늘하다. 오늘은 올드타운 근처를 조금 구경하고, 세달만에 머리를 자르러 가기로 했다. 예전에 중국에서 헤어컷 했다 대실패했던 적이 있던지라.. 외국에서 머리를 자르는 건 항상 긴장되는 일이다.
아침에는 어제 시장에서 사온 Kama(카마)를 그릭요거트에 타서 먹었다. 카마는 귀리가루로 만든, 우리나라의 미숫가루와 비슷한 음식인데 생각보다 고소한 것이 입에 잘 맞았다. 아무래도 입자가 좀 거칠다 보니 우유보다는 요거트에 먹는게 더 잘 어울린다.
탈린 기차역 근처의 마켓으로 갔다. Balti Jaama Turg라는 곳이었는데, 재래시장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곳이었다.
가게마다 신선한 과일, 채소를 싼 가격에 팔고 있었고 푸드코트에서는 다양한 음식들을 싼 가격에 팔고 있었다.
꽤 먹을만한 것들이 많고 볼것도 많아서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자칫 오래된 느낌일 수도 있는 시장을 이렇게 트렌디하게 리모델링해서 활용하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기찻길을 따라 좀 걷다보면 바로 근처에 Telliskivi Creative City라는 문화센터? 우리로 치면 홍대나 연남동 거리같은 트렌디한 매장이 모여있는 곳도 있었다.
매장의 구성, 전체적인 느낌이 정말 매력있었다. 중세를 옮겨다 놓은 구시가지에서 걸어서 10분이면 이런 트렌디한 곳이 공존하고 있다니!
지나가는 길에 푸드트럭이 꽤 있길래 점심 한끼를 간단히 해결하고자 했는데, KOREAN FOOD, 비빔밥이 있었다! 물어보니 에스토니아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보고 맛있어보여서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6유로)
이것저것 들어있었는데, 한국의 맛과 거의 비슷했다.(물론 고수가 들어있기는 했지만) 외국에서 한국의 음식을 한국과 전혀 연관없는 사람이 팔고 있다는게 참 신기했다.
다시 올드타운으로 오는 길, 쩡이가 길을 가다 앞에 턱이 없어진걸 못보고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발목이 삐끗한것 같았다. 이래저래 안다치면 좋을텐데, 속상하다.
머리를 하러 올드타운에 있는 헤어살롱으로 갔다. 3달동안 머리를 전혀 자르지 못해서 꽤나 긴 나의 머리. 미용사와 얘기하며 '한국인 머리가 옆으로 좀 뜨니, 투블럭컷을 하고 다운펌을 해주세요. 가능한가요?' 라고 얘기했더니, 당연히 된단다. 그래서 마음을 놨는데...
역시 그런게 될리가 있나. 바리깡으로 머리를 끝까지 올리는걸 보고 눈을 감았다. 다 자르고 나니 군대에서 휴가나온 상병같은 머리가 되었다. 외국에서 머리 자르는건 역시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Kohvik Maiasmokk마이아스목 카페를 갔다. 탈린에서 제일 오래된 커피숍이라고 하는데, 역시 오래됐다고 다 맛있는건 아니었다.
쩡이의 발목이 점점 부어오는 것 같아서, 오늘은 더는 돌아다니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원래는 내일 라헤마 국립공원 트래킹을 계획했었는데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싶다. 차라리 아예 숙소에서 푹 쉬면서 일정을 보는게 좋겠다.
그나저나 전혀 생각을 안하고 있었는데, 쉥겐조약이라는 게 있었다. EU 내에서 쉥겐국가간에 90일까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조약인데, 한번 나갔다 들어온다고 해서 리셋되는게 아니었다. 우리는 중간에 비쉥겐국가로 나갔다 오면 리셋인줄 알고서 계획을 짰었는데, 출국일 기준 180일동안 90일이상 체류하면 안되는 거였다. 그 기준으로 치면 포르투갈에서의 10일도 포함이 되는 거였다. 이런 헐렁한 태도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니..
다행히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일정을 부랴부랴 다시 짜본다. 어떤 일정으로 베를린에서의 한달 생활 이후를 보내야 할지, 고민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