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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6월(포르투갈러시아 180606~0701 26Days)

[6/29 세계여행 104일째] 러시아 / 상트페테르부르크 2일 / 여름궁전, 상트 한식, 백야 by 처리

Saint-Petersburg(상트페테르부르크) 2일 : Петергоф페테르고프 여름궁전 / Zoom Cafe상트 커피 '줌' / Бивон상트 한식 '비원' / 상트페테르부르크 백야



오늘은 본격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주요 명소들을 다녀보는 날이다. 하지만 여기에 있을 날이 이틀밖에 되지 않는 관계로, 꼭 가야할 곳이 어디인가 생각해봤다. 

그 결과, '여름궁전' 과 '에르미타주 박물관'. 다른 곳은 못가더라도 이 두곳은 꼭 가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여름궁전은 베르사유 궁전을 모티브로 한 표토르 대제의 정원,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예카트리나 대제의 엄청난 수집욕(?)이 만들어낸 세계 3대 미술관으로 불리는 곳이다. 오늘은 여름궁전을 가기로 했다. 

아침은 Teremok(떼레묵)에서. 어제 먹어봤는데 가성비로는 이 친구를 따라갈 음식점을 만나기 어려울 듯 하다. 팬케이크 두개에 만두에 음료까지 해서 380루블.

여름궁전이 있는 페테르고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 꽤 거리가 있다. 오는 방법은 두가지로, 첫번째는 배를 타고 가는것(3-40분 걸리고 750루블), 두번째는 메트로+버스를 타고 가는것(2시간 걸리고 120루블)이다. 

당연히 우리는 메트로를 타고 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메트로는 모스크바보다 훨씬 더 깊었다. 서울도 마포역 같은데는 엄청 깊은데 거기의 한 2배 정도 되는 느낌이랄까?

ABTOBO(아프토보)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한 시간정도 가면 여름궁전이 있는 페테르고프에 도착한다. 6월말인데도 아직도 바람이 불면 꽤 쌀쌀하다. 

들어가기 전에 중식당에 들어가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관광지 근처라 그런지 중식당 답지않게(?) 꽤 비싸다. 

여름궁전은 보통 윗공원/아랫공원으로 나뉜다. 윗공원은 티켓을 끊고 들어가기 전의 정원이고, 아랫공원은 본격 티켓을 끊고 내려가서 보는 곳이다. 

윗공원을 둘러서 아랫공원으로 티켓을 끊고 내려갔다.(900루블) 러시아에서 갔던 명소 중에 가장 비싼듯. 심지어 궁전 안에 들어가려고 하면 1,000루블을 추가로 더 내야 한대서.. 정원만 둘러보기로 한다.

여름궁전은 그 무엇보다도 다양한 분수가 아름다운 곳이다. 각 분수들마다 제 각각의 사연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표토르 대제가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다고 한다. 보고 있으면 한참을 쳐다보게 되는 독특함이 있다. 

피라미드 분수도, 체스 분수도, 로마 분수도. 분수가 정말 많다. 모두 다 독창적인 모습들을 하고 있다

걷다보면 핀란드만을 끼고 걷게 되어있는데, 바다이지만 강같기도 한 느낌이다. 저 멀리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가 보인다. 

길가다 만나게 된 이 귀여운 모습의 다람쥐도 안녕. 

여름궁전은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해 지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베르사유 궁전의 사치스러움보다는 더 조화롭고,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단순한 모방이 아닌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쩡이는 베르사유가 더 좋다고 함!)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버스가 퍼졌다. 내가 타고 가던 버스가 뻗는 일은 정말 오랜만인것 같다. 별일이 다있구만.

숙소 근처에 Zoom cafe(줌 카페)에 가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나름 여기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이다. 물론 아담한 가게 느낌이 러시아 스타일은 아닌거 같다만.ㅎㅎ

들어가면 종이 한장을 주는데, 편하게 낙서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는 참 괜찮아 보인다. 

저녁은 또 다시(!) 한식당으로 갔다. 오랜 여행을 하다보니 요 몇일새 특히 한식 생각이 많이 난다. 약간 외국음식이 물리는 타이밍인듯. 이번에는 '비원'이라는 곳을 가기로 했다.

김치찌개 + 제육덮밥으로 무난하게 주문해서 먹었다. 아무래도 한식은 조금 비싸다. 그래도 외국 음식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아무래도 그건 내가 한국 사람이어서 그렇겠지. 이 변하지 않는 입맛이란.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10시다. 하지만 밖은 아직도 밝다. 6월중순~7월초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백야라고 한다. 처음엔 해가 늦게 지니까 너무 피곤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것 또한 이때만 느낄수 있는 이곳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쉬고 내일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를 느껴봐야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아름다운 도시다. 모스크바의 크지만 뭔가 차가운 느낌과는 다르게, 크고 아름다우면서 아늑한 느낌이 있다. 이런 느낌 때문에 이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았나 싶다. 표토르 대제가 이동네 사람들을 오랫동안 먹여 살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