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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6월(포르투갈러시아 180606~0701 26Days)

[6/21 세계여행 96일째] 러시아 / 월드컵 6일(모스크바) /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우주박물관, 오스칸티노 타워, 모스크바 야경 by 처리

Moscow(모스크바) 5일 :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Третьяковская галерея트레티야코프 미술관 / Братья Третьяковы 러시아 전통요리 / Музей космонавтики우주박물관 / ВДНХ전러시아 박람회장 / Останкинская телебашня오스칸티노 타워 / Рамен-Клаб라멘클럽 / Большой театр볼쇼이 극장 & ГУМ굼백화점 야경



오늘은 시내의 주요 관광 포인트들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내일은 점심때 23시간짜리 침대기차를 타고 멕시코전을 보러 가야하기에, 가보지 못한 시내의 주요 관광지를 가보려고 한다. 

일단 첫번째 목적지로 크렘린을 가기로 했다. 모스크바의 중심에 위치한 모스크바의 1번 관광지이다.  

도착했더니 여기저기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모스크바는 시내 이곳저곳을 월드컵 때문에 막아놓은 상태라, 구글지도로 찾아보고 가는 게 소용이 없을 때가 있다. 

여차저차해서 크렘린 티켓판매소를 힘들게 찾아갔는데, 오늘(목요일)은 휴무라고 한다... 찾아보지 않고 온 우리의 실수였다. 

어쩔 수 없이 근처의 가판대에서 간단히 핫도그로 아침을 해결하고,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은 러시아의 주요 미술작품이 모두 모여있는 미술관이다. 트레티야코프라는 사람이 높은 식견으로 뛰어난 그림들을 엄청나게 모았다고 한다. 나중에는 이 사람의 동상도 세워졌다고 한다.  

신관과 구관이 있는데, 우리는 러시아의 20세기 이전 작품들을 전시해둔 구관으로 갔다.(500루블)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들이 많은데, 생각해보면 매우 추운 지방에 살던 사람들이라 그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19세기 중후반의 그림이 많은데 대부분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다 보니 당시에 러시아미술계에 유행하던 사회비판적인 느낌이 있다고 한다.

기존에 유럽이나 미국의 여타 미술관에서 봤던 그림들과는 색다른 느낌에 흥미롭게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 모든게 미술을 사랑한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곳이라는게 놀랍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점심은 미술관 근처의 Братья Третьяковы(Brat'ya Tret'yakovy)라는 러시아 음식을 하는 곳으로 가서 먹었다.  

러시아식 만두, 팬케이크, 정어리고기 같은 러시아 스타일의 음식들을 이것저것 시켜서 먹었다. 

입에 대부분 그럭저럭 맞았지만 정어리는.... 날 제외한 나머지 둘은 거의 입도 대지 못했다. 꽤나 비리다. 

식사를 마치고 모스크바 북쪽으로 이동했다. 첫번째로 간 곳은 우주박물관이었다. 250루블인데, 월드컵 기간동안 FAN ID가 있어서 150루블로 관람할 수 있었다. 

소련시절부터 우주 관련된 투자를 많이 진행했고 세계 최초로 우주에 사람을 보낸 나라였기도 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볼 거리가 많았다. 1시간 정도 둘러봤는데 충분히 시간을 내서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박물관이었다. 

특히 첫 우주 발사 때의 목업 전시물들은 정말 흥미로웠다. 어떻게 저 작은 비행선이 우주로 날아가서 활동을 하나 싶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 근처에 ВДНХ전러시아 박람회장에는 산책할 수 있게 길이 뻗어 있었다. 

맹과 함께 2인용 자전거(라고 부르고 1인 노동체제)를 타고 박람회장을 둘러봤다. 길이 시원시원하게 산책하기 좋게 잘 꾸며져 있다. 주변에 뭔가 전시관이 꽤 많았는데 대부분이 공사중이라 들어가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멀리서도 보이는 Останкинская телебашня오스칸티노 타워로 넘어갔다. 350m 높이에 전망대가 있어서 모스크바의 전경을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비행기 탈 때보다 더한 보안검사를 통과했다. 스캔하고 여권 보여주고 짐검사하고, 다시 티켓검사까지 하고. 왜이렇게 까지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간만에 만난 배스킨 라빈스가 반가워서 아이스크림도 한입 먹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본 모스크바 시내 전경은 참 광활했다. 정말 넓은 도시에 여기저기 녹지도 조성되어 있다고 해야할지 그냥 숲이있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녹지가 꽤 많았다. 인구 천만이 넘는 대도시다운 모습이었다. 

어떤 모습을 기대하던 예상 외의 모습을 많이 만나게 되는 모스크바 여행이다. 

내려와서는 시내로 넘어가 라멘클럽이라는 일식 체인점으로 가서 저녁을 해결했다.

미소라멘인줄 알고 시켰는데 미소장국이 나와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흠흠. 결국 부족했던 우리는 라멘도 한번 더 시켜서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나와서 볼쇼이 극장 건물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었다. 모스크바의 6월말은 백야 때문에 10시는 되어야 야경을 만날 수 있기에, 참 한번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건물들이 크고 화려한데다가 조명으로 장식을 해놔서 그런지 정말 멋있다, 는 말 밖엔 할말이 없다. 

좀더 걸어서 성 바실리 성당쪽 야경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여기저기 길이 다 막혀있다. 한참을 돌아가서 밤의 성당을 만났다. 생각보다 별다른 조명은 없어서 평범한 모습이었고, 옆의 굼 백화점이 되려 멋진 조명을 밝혀두고 있었다. 

어느새 긴듯 짧았던 모스크바의 3박4일이 다 지나가고, 이제 우리나라의 두번째 경기를 보러 남쪽으로 1,000km 떨어진 로스토프로 간다. 이번 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만나게 될지, 유독 열광적인 멕시코 팬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떠날 준비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