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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6월(포르투갈러시아 180606~0701 26Days)

[6/18 세계여행 93일째] 러시아 / 월드컵 3일(니즈니노브고로드) / 조별예선 1경기 스웨덴전, 니즈니노브고로드 크렘린, 러시아 야간열차 by 처리

Nizhny Novgorod(니즈니노브고로드) 1일 : Московский вокзал니즈니노브고로드 역 / Макдоналдс맥도날드 / Нижегородский Кремль니즈니노브고로드 크렘린 / Нижний Новгород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한국vs스웨덴) / Седьмое небо쇼핑몰 / река Во́лга볼가 강 / 야간열차(to 모스크바, 6hr)



새벽 2시반에 모스크바에서 출발한 열차는 아침 8시40분에 도착했다. 6시간이 걸리는 거리. 2x2 침대칸에서 잤는데 맹과 쩡이는 아랫칸에, 나는 윗칸에서 잤다. 그런데 보통 옆에 떨어지지 않게 칸막이가 있는데 내 칸에는 없어서 혹시 자다가 떨어질까 두근두근했다.

야간열차고 멀리 가는 열차기 때문에 열차칸 내에 샤워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전날 종일 돌아다녀 찝찝했는데 구세주와 같은 샤워칸이었다.(150루블)

역에 내렸는데, 잠을 편히 자지 못해서 그런지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 기차역 안에 물건 보관함이 있어서, 들고온 짐들 중에 무거운 것들은 한번에 다 맡겨두고 갔다. 

기차역 맞은 편에 맥도날드가 있어,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주로 스웨덴 사람들이 많았지만 여태까지 본것들보다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월드컵 때는 월드컵 경기장에 못가는 사람들을 위해 Fan Fest펜페스트라는 부스를 개최도시마다 운영한다. 대형 전광판에 경기도 볼 수 있고, 먹을거리와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다. 

일찍 도착했기에 한번 가볼까 하고 지하철을 타고 니즈니노브고로드 크렘린으로 이동했다. 가는길에는 스웨덴의 노란 물결이 한가득이었다.

도착했는데,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문을 연다고 했다. 경기가 있는 날에만 문을 여는건가본데, 모르고 갔던 우리의 실수다. 어쨌든 크렘린에 도착했으니 크렘린 내부와 볼가 강을 보기로 했다. 

크렘린은 러시아의 전통적인 성의 형태로, 크렘린 내부에는 주요 건물들이 모두 모여있는 곳이다. 주요 도시마다 크렘린이 있다고 보면 된다. 

러시아의 모든 곳들은 크고 넓다. 땅이 여유가 있기 때문이기도 할텐데, 이곳 크렘린도 다르지 않다. 정말 넓은 면적에 건물들이 위치해 있다. 날씨가 30도를 오르내리는데 따로 더위를 피할 곳은 거의 없었다. 

볼가강도 유럽에서 제일 긴 강이라고 하는데, 저 멀리 오늘 경기가 열릴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이 보인다. 이번 월드컵을 맞아 완전한 원 형태의 특이한 형태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새로 짓는 경기장들은 참 디자인이 놀라울 정도다.  

월드컵 시즌이다 보니 한국 유니폼을 입은 우리에게 사진 찍기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료셔틀을 타고 경기장으로 갔다. 경기장에서 조금 먼곳에서 세워줘서 동선 관리를 하는 것 같았다. 20분 정도 걸어가면 경기장 입장게이트를 만날 수 있다. 

생애 첫 월드컵 경기 직관이라 긴장과 설렘이 반반씩 가득했다. 가는 길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고 짐검사 후 들어간 경기장 안쪽은 각종 부스와 흥이 오른 사람들 덕택에 이미 축제 분위기다.

경기장은 외부도 내부도 참 예쁘게 지었다. 

경기장마다 그날 매치데이 컵에 맥주를 판매한다. 경기장마다 모으는 재미가 쏠쏠할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2시간 전에 미리 들어와서 자리에 앉아 스웨덴과의 월드컵 첫 경기를 기다렸다.

경기 결과는 0:1 패배. 처음 이곳에 올때부터 우리가 최약체라는 생각을 했었고, 꼭 이기는걸 보기 위해 온건 아니었기에 괜찮았다. 그래도 우리가 응원을 하다보니 어느정도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그래도 경기 끝나고 모두 주저앉은 선수들을 보니, 목이 터져라 소리쳐줬다. 다음 경기도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며. 

경기를 마치고 기차시간까지는 한 5-6시간 정도가 남아서, 근처에 있는 Sedmoe nebo라는 쇼핑몰로 이동했다. 러시아 아니랄까봐 쇼핑몰도 무지하게 크고, 특히 슈퍼마켓은 없는게 없을 정도로 크다. 

푸드코드에서 저녁을 먹는데, 스웨덴 사람들은 자기들이 이겼다고 소리지르고 노래부르고 난리다. 한국 사람으로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지만 이겼으니 그럴만도 하다. 

처음 경기장에 와서 경기를 보는 순간까지 신경을 좀 많이 쓰다보니 피곤함이 확 몰려왔다. 볼가 강변으로 가서 잠시 쉬다가, 지하철을 타고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역 앞에서 맹이 한국에서부터 챙겨온 소주에 육포 한입을 먹었다. 타지에서 만나는 한국스러운 술자리란. 조금 술을 더 먹어볼까 했는데 월드컵 경기 당일에는 사고예방을 위해 술을 안판다고 한다. 

다시 11시반 밤기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길. 조별예선 첫 경기에 져서 아쉬운 마음과, 동시에 먼 나라 러시아에서 느껴진 애국가의 가슴뭉클함까지. 나의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의 첫번째 월드컵 경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