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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6월(포르투갈러시아 180606~0701 26Days)

[6/17 세계여행 92일째] 러시아 / 월드컵 2일(모스크바) / 모스크바 시내 관광(성바실리 대성당,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푸쉬킨 미술관), 모스크바 맛집 by 처리

Moscow(모스크바) 2일 : My-My무무 러시아요리 식당 / ГУМ굼 백화점 / Храм Василия Блаженного성바실리 대성당 / река Москва모스크바 강 / Храм Христа Спасителя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музей изобразительных искусств имени А.С. Пушкина푸쉬킨 미술관 / Деревья любви사랑의 다리 / Марукамэ마루가메 제면 / 모스크바 트램 / Lambic모스크바 크래프트맥주 / Курский вокзал 커스크역(to 니즈니노브고로드, 6hr)



아침에 일어났더니 맹에게 카톡이 와 있었다. 8시쯤 일어나서 움직이면 될 걸로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한국보다 시차가 6시간이 느려져서인지 이미 새벽 5시에 일어나 바깥 구경을 하고 왔단다.

숙박비를 루블로만 받는다고 해서 동네를 돌아봤는데, 일요일이 겹치기도 했고, 길거리에 환전소가 거의 없었다. 결국 ATM에서 루블화를 출금하는걸로 대신했다.

아침은 맥도날드 맥모닝 세트를 테잌아웃해왔다. 역시 어디서나 비슷하게 먹을만한 음식이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은 숙소에 보관하고 나왔다. 스웨덴 전이 열리는 니즈니노브고로드에 다녀와서 모레 찾으러 오기로 했다. 짐 한개당 하루 100루블(1,800원)이면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다.

숙소 근처의 my-my(무무)라는 러시아 요리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나름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 자율식당같은 개념인데, 이것저것 집었더니 1900루블 정도가 나왔다. 주로 감자 요리가 많았는데, 고기들도 그렇고 일정수준의 맛은 보장해준다. 

식사를 마치고 시내 중심으로 가보기로 했다. 커피매니아라는 커피숍에 가서 커피도 한잔. 가격은 꽤 비쌌는데, 실내부터 화장실까지 완전 고급스럽다.

그나저나 러시아어를 읽는 것 자체가 참 까다로운 편이다. 우리가 평소에 생각했던 알파벳이 전혀 다르게 읽히기 때문에(ex. 러시아어의 p는 영어의 r과 같고, c는 s와 같고..) 열심히 보면서 익숙해져야 할듯.

첫번째 목적지는 ГУМ(굼) 백화점. 가는 길에는 전세계인의 축제가 열려 있었다. 온 나라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한가득이다. 사람들이 엄청 길에 많아서 뭐 재밌는게 있나 해서 따라가보니, 지하철 입구였다.ㅎㅎㅎㅎ

굼백화점은 우리나라의 롯데월드와 닮아 있었다. 100년이 넘은 3층 건물인데, 각 층마다 명품샵이 쭉 줄지어 서 있었다. 

백화점 안에는 꼭 먹어봐야 한다는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줄 서서 한입 해봤는데, 맛은 그냥저냥이었다.

굼백화점의 남쪽은 원래는 붉은광장과 연결되어 있었는데, 뭔가 설치를 하는지 못들어가게 막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붉은광장은 멀리서 보기만 하고, 곧 열리면 다시 가보는 게 좋겠다.

백화점 동쪽으로 나오면 바로 앞에 러시아의 상징, 성 바실리 대성당을 만날 수 있다. 더 예쁜 건물을 못만들게 건축가의 눈을 뽑았다는 루머가 있는 건물이기도 하다.

테트리스 오프닝에 나온걸로 유명하기도 한 이건물은, 사진보다 실제로 봤을때 그 감동이 더 크다. 오늘은 겉모습만 본건데도 정말 아름답다. 태어나서 이렇게 예쁜 건물을 눈으로 본적이 있나 생각해보게 된다.

걸어서 모스크바 강변을 걸어갔다. 강가로 한쪽에는 크렘린의 성벽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모스크바 느낌의 건물들이 이어진다. 강이 꽤 잘 뻗어 있다고나 할까?

20분 정도 걸어 Храм Христа Спасителя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 도착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정교회 건물로, 소련 때 파괴했던 걸 1997년에 복원했다고 한다. 겉에서 보면 정말 그 규모가 압도적이다. 

내부 사진을 못찍게 한다고 들었는데 대부분이 아랑곳 하지않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내부는 이전에 가봤던 카톨릭 성당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스테인드 글라스의 자리를 벽화가 채우고 있었다.

나와서 바로 옆의 푸시킨 미술관을 방문했다. 미술교육을 위해 지어진 곳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문명 형성기부터 현대까지의 미술품을 복사본도 포함하여 시대별로 모두 전시하고 있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전 인류의 미술사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뒀다.

르네상스 이후는 유명한 작품들도 꽤 있었고, 특히 19세기관에는 모네, 마네, 고흐 같은 유명작가의 미술을 전시하고 있다. 평소에 보지 못한 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모스크바 강에 있는 다리를 걷다가 월드컵 경기를 보러 Strelka라는 유명한 바에 들어가려 했더니 자리가 꽉차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근처 다리 위에 사람들이 많이 쉬고 있길래, 우리도 다리 위에 올라가서 잠시 쉬며 스트리밍으로 경기를 봤다. 스트리밍의 버퍼링 때문에 사람들의 환호성이 먼저 들려서, 골인지 아닌지 미리 알게되는 단점이 있었다.ㅎㅎ

지나가다 사랑의 다리도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채워뒀다. 전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은 같은 꿈을 꾸는구나. 

모스크바는 냉전시대 때 미국과 대항하던 세계 최강국의 수도였던 만큼, 당시의 위용을 느끼게 된다. 도시의 많은 건물들이 크고 넓직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방황하던 차에 서울에도 지점이 있는 마루가메제면이 있어서, 반가워서 방문했다. 

러시아어는 말이 전혀 통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잘 시켜서 먹었다. 러시아에는 신기하게도 일본 식당이 많은데, 왜 그런걸까? 

모스크바의 트램도 타봤다. 이곳의 트램은 약간 오래된것 같으면서도 친근한 매력이 느껴진다.

Lambic이라는 수제맥주집에서 가 간단히 브라질 vs 스위스 경기를 관전했다. 월드컵 시즌이라 그런지 유니폼 입은 사람들이 서로 지나가며 인사도 하곤 했다. 오늘은 멕시코가 독일을 이겨서 멕시코 사람들이 축하인사를 많이 받고 있었다.

새벽 2시40분 열차였는데, 역에 도착하니 11시였다. 러시아는 목적지에 따라 기차역이 달라지는데, 우리가 가는 니즈니노브고로드는 모스크바의 동쪽에 있는 Kursk 커스크역에서 타게 된다. 월드컵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무료열차를 타고 6시간 정도 이동하는데, 어쩌다보니 대합실에서 시간을 떼우게 됐다. 사람이 가득 차있는 땀냄새와 온갖 냄새가 섞여있는 "더운" 공간에서 기다리는 일이 쉬운일은 아니다. 

게다가 맹은 시차 적응도 아직 덜되어서인지 몸이 안좋다고 해서 역 안에 모두 뒤져봤지만 약국도 따로 없고.. 걱정이 된다. 어서 괜찮아져야 할텐데.    

아무튼 생애 첫 월드컵 직관을 할 생각을 하니 설레는 마음이 크다. 축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후 언젠가 꼭 한번은 해보고 싶던 월드컵 보러 가기, 라는 꿈이 이제 현실로 다가와 있다니. 이 축제의 현장에 와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