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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유럽8월(독일네덜란드벨기에아일랜드영국 180811~0831 21Days)

[8/23 세계여행 159일째] 아일랜드 / 골웨이 1일 / 아일랜드 렌트카여행, 모허의 절벽, 골웨이 호스텔, 골웨이 펍 by 처리

골웨이(Galway) 1일 : 렌트카 대여(Hertz) / Rock of Cashel카셸성 / John J. Feehan카셸 레스토랑 / Lahinch Beach라힌치 해변 / Cliffs of Moher클리프스모허(모허의 절벽) / Galway City Hostel골웨이 시티 호스텔 / XI'an Street Food골웨이 시안요리 / Quays골웨이 펍



더블린에서의 2박을 마치고 아일랜드 서쪽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아일랜드의 진짜 모습을 만나려면 영국의 분위기가 많이 나는 동쪽보다 서쪽이 더 낫다고들 하는데, 어떤 모습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이번에 돌아다니는건 렌트카를 빌리기로 했다. 구석구석 돌아볼 곳이 많기도 하고 아무래도 차를 타니면서 보기가 더 편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과 반대의 운전방향 때문에 고민고민하고, 게다가 수동 운전도 너무 오랜만인지라,, 두가지가 다 낯설면 운전이 너무 피곤할 것 같아 차는 오토로 빌리는걸로 했다. 거의 2배가까이 올라가는 렌탈비가 아깝지만, 익숙하지 않은 길을 가는지라 좀더 익숙한 방식을 하는게 좋을것 같다. 

더블린 공항으로 가 Hertz 렌트카를 받아서 출발했다. 스페인 자동차회사의 소형 차였는데 처음 보는 회사의 차였다. 흠흠.

밖에 비가 꽤 많이 오기 시작해서, 긴장한 마음으로 운전 시작. 방향이 반대라 걱정을 좀 했는데 역시 방향의 문제는 금방 익숙해졌다. 

한국과 운전하는건 거의 비슷한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시골길이 도로폭도 좁고 제한속도가 꽤 높아서 신경을 쓰며 운전해야 한다. 

2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첫 목적지는 아일랜드 중부의 Rock of Cashel카셸성이었다. 과거 아일랜드 왕이 머물던 곳이라고 하는데, 암석위에 지어진 성의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마치 게임속에서 나온것 같은 모습이랄까?

일단 카셸 시내로 들어가 잠시 차를 세워두고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John J. Feehan이라는 로컬 식당에 사람이 북적거리길래 이곳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가장 일반적인 아일랜드의 모습을 만나가는 것 같았다. 식사는 스파게티 + 버섯 튀김(?) 같은걸 먹었다. 지방 소도시 느낌이 물씬 나는게, 우리로 치면 어디정도 될까 생각해봤다. 공주?

카셸성을 가려고 근처로 갔는데, 아무래도 처음에 차를 빌리는 과정에서 시간이 좀 지연되어서 시간이 많이 밀렸다. 다 돌고 해지기 전에는 골웨이에 있는 숙소로 돌아가려고 생각했었는데, 성을 둘러보고 나면 시간이 늦을 것 같아 겉에서만 둘러보고 발길을 돌렸다.

다음 목적지인 Lahinch Beach라힌치 해변으로 가는 길도 두시간 정도가 걸리는 길이다. 가는 길은 비가 왔다 해가 떴다를 반복하는데, 아일랜드의 전형적인 날씨라고 한다. 길거리에 풀을 뜯고 있는 소와 양들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멀리를 보면 윈도우 바탕화면에 나올법한 초원이 펼쳐져 있다.

라힌치 해변에 도착했더니, 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게 불고 있었다. 아일랜드의 서쪽은 거친 자연환경이라고 하더니 그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바람부는 날씨에도 수영하는 사람들도, 서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나저나 주차장에서는 3시간 주차에 2유로를 내야 했는데, 티켓을 뽑아서 차 대쉬보드에 놔두면 되는 시스템이다. 마침 다른 차에 계시던 나가는 분이 자기들 꺼 시간 많이 남았다고 주고 가셨다. 감사합니다. 

북쪽으로 10분정도 더 올라가면 Cliffs of Moher클리프스모허를 만날 수 있다. 주차장에 주차하면서 입장권을 끊으면 된다.(인당 8유로) 내리자마자 바람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분다. 잠시 정신줄을 놓으면 밀려나버릴 것만 같은 강한 바람이다.

앞에 보이는 전망대로 걸어가면 모허의 절벽을 만날 수가 있다. 아일랜드 제1의 관광명소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이 실감이 났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절경이다. 

예전에 영국이 아일랜드를 점령하면서, 영국 사람들은 조금 나은 동부지역에 정착시키고 원래 살고있던 아일랜드 사람들을 이 서쪽으로 강제로 보냈다고 한다. 이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땅을 빼앗기고 넘어온 아일랜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상상해본다.

하늘은 시시각각 날씨가 바뀌어온다. 맑았다가 비를 뿌렸다가 흐렸다가. 이게 아일랜드 날씨의 특징이라, 일기예보는 반 정도만 믿으면 된다고 한다. 어쨌든, 절벽 쪽으로 나갈 수도 있는데 아래를 보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이 든다. 여기서 절벽보다가 죽고 싶진 않다. 

이곳에서 삶을 마감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비석도 자리하고 있다. 포르투칼 신트라의 호카곶도 그렇고 이곳도 그렇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한다. 

비구름이 지나간 곳에는 무지개가 생겨 있었다. 넓게 펼쳐진 초원이라서 처음부터 끝까지의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쌍무지개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어느새 시간이 7시가 되어 해지기 전에 골웨이로 들어가려고 하니 빨리 이동해야 했다. 가는 길은 한국의 좁은 편도 2차선 정도의 골목길인데 시속 100km 제한의 도로라, 조금만 늦으면 뒷차가 바싹 따라붙는다. 집중해서 운전하게 되는 환경이다.

해가 지기 전에 골웨이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아일랜드는 숙소가 비싸기 때문에 러시아 이후로 오랜만에 호스텔 도미토리로 왔다. Galway City Hostel골웨이 시티 호스텔이라는 곳으로, 12인실에 배정받았다. 전체적으로는 참 깔끔했는데, 방에는 땀냄새가..^^ 사람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나보다. 

해가 진 골웨이의 시내는 꽤나 매력있었다. 길거리에 많은 펍들에서 노랫소리가 나오고 있었고, 사람들도 맥주를 들고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곤 했다. 

저녁은 XI'an Street Food시안 식당으로 갔다. 중국 시안에서 정말 맛있게 먹던 뱡뱡미엔을 파는 곳을 해외에서 처음 만났다. 여느 중국 식당과 다르게 깔끔한 인테리어로 손님을 맞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저녁을 해결하고 옆에있는 Quays라는 펍에 들어갔다. 안주 따로 없이 주류만 준비되어 있었고, 선불을 내면 맥주를 받는 시스템이었다. 맥주를 받으면 서서 마셔도, 자리가 있으면 앉아서 마셔도 된다. 

기타를 맨 가수가 공연을 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얘기를 나누며 노래를 따라 부르며 그 순간들을 즐기고 있었다. 어떤 노래들은 모든 사람들이 하나되어 떼창을 하기도 하고, 몇몇 흥이 많으신 분들은 자리에서 일어서 춤을 추고..

가장 아일랜드 스러운 모습을 보려면 골웨이의 펍을 가보라고 했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노래와 함께 시간을 채우는 그 모습이 부럽다. 우리도 저렇게 음악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가끔 대학교 때 동아리에서 정기공연을 마치고 술집에서 함께 노래 부르곤 했었는데, 그때 그 느낌이 문득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