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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베를린 3주(180723~0811 20Days)

[7/26 세계여행 131일째] 독일 / 베를린 4일 / 베를린 3대커피, 장벽 기념공원, 브란덴부르크 문, 홀로코스트 추모관, 슈니첼 맛집 by 처리

Berlin(베를린) 4일 : La Cantina미테지구 파스타 / Distrikt coffee베를린 3대커피 '디스트릭트' / Gedenkstätte Berliner Mauer베를린 장벽 기념공원 / Brandenburger Tor브란덴부르크 문 / Denkmal für die ermordeten Juden Europas 홀로코스트 추모관 / Street food Thursday / Oberbaum Bridge / scheers schnitzel베를린 슈니첼 맛집



베를린에서 맞는 3번째 아침이다. 

우리가 한달살기를 할 숙소는 옥상층에 위치한 에어비앤비 하우스다. 어쨌든 집 전체를 쓰는 점은 편하긴 하지만, 엘리베이터 없는 6층이라는 점은, 한번 나갈 때마다 신중하게 행동하게 만든다. 그리고 동네가 그렇게 치안이 좋은 동네는 아닌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원래 베를린의 여름은 25도 내외로 서늘하다고 하는데, 우리가 온 이래로 몇일째 계속 30도를 넘기는 나름의 폭염(?)이 찾아왔다. 옥상층은 더운날은 무지 더운데 더위에 약한 우리 둘은 새로운 점에 적응을 해야만 한다. 언젠간 이 높은 계단도, 더위도 적응이 되겠지. 한국에서 조금 더울때도 틀던 에어컨이 그립다. 

원래는 점심으로 Street Food Thursday라고 해서, Markthalle Neun 마르크트할레 노인 시장에서 목요일에 열리는 먹거리 시장을 가보려고 했다. 헌데 오면서 정보를 알아보니 오후 5시부터 여는 거라고 한다. 즉, 낮에는 안연다는 소식. 미리 잘 찾아보지 못한 잘못이다. 오후에 밥먹고 넘어가려고 했던 Mitte 미테지구로 먼저 가서 적당히 해결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RosenthalerPlatz U-Bahn 역에서 내리면 근처에 음식점들이 많이 모여있다. 그 중에서 4유로라는 저렴한 메뉴판으로 우리를 유혹하던 La Cantina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피자, 파스타 등 모든 메뉴가 다 4유로였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를 주문했는데 정말 단순 그 자체의 파스타가 나왔다. 거의 소스통 까서 부은 듯한 느낌. 뭐 그래도 어설피 비싸게 받고 맛도 평범한 그런 곳들보다는 훨씬 낫다.  

점심을 마치고 근처의 Distrikt coffee를 가봤다. 네ㅇ버에서 베를린 커피를 검색해보다 보면 베를린 3대 커피라는 소문이 있던 곳이다.(나머지 두군데는 Bonanza, Barn이라고들 하더라)

Iced Black과 Flat White를 마셨는데, 오. 한국에서 먹었던 괜찮다던 카페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대 ㅇㅇ, 이런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곳 커피는 일단 인정. 가격은 아이스 블랙이 2.6유로니까, 일단 가격은 비교가 안됐다. 

분위기도 괜찮고 직원도 친절해서 오랫동안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나왔다. 주변에도 대부분 노트북이나 책을 가져와서 꽤 오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뭔가 편안한 분위기다. 

도보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Gedenkstätte Berliner Mauer 베를린 장벽 기념공원을 가봤다. 가는 길은 햇볕이 너무 강해서, 그늘에 숨어서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베를린 장벽 기념공원은 예전에 장벽이 있던 곳을 공원으로 꾸며놓았다. 그들의 아픈 과거를 다 지워버리기보다는 적절히 보존하면서 후대에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일부 부분은 벽을 그 때 그모습 그대로 남겨두기도 했고, 일부에는 새로운 조형물로 채워넣기도 했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그 때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놓은 장벽을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었다. 단순히 장벽이 벽 하나인줄 알았는데, 동베를린 쪽에는 장벽이 몇겹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동베를린쪽은 깨끗한 벽인 반면에, 서베를린 쪽은 온갖 그래피티로 채워져 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 곳이다. 

다시 U-Bahn을 타고 Brandenburger Tor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이동했다. 베를린의 마스코트이자, 독일 분단과 통일의 상징이기도 한 곳이다. 

햇볕이 너무너무 뜨거웠지만, 그래서인지(?) 맑은 모습의 브란덴부르크 문을 만날 수 있었다. 단단히 서있는 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꼭대기에 전차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밤에 와서 보면 참 좋다고 해서, 다음에 한번 다시 와봐야겠다.

문에서 남쪽으로 조금 걸으면 Denkmal für die ermordeten Juden Europas 홀로코스트 추모관이 있다. 대학살로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곳이라고 한다.

2,711개의 추모비가 제각기 다른 땅의 높이에 따라 제각기의 높이로 세워져 있었다. 처음에 걸어 들어갈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 가운데로 들어갈 수록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바깥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듯 하면서 그 순간은 단절된 느낌을 받게 되는 공간이다. 

지하에는 홀로코스트 관련 사진과 전시물, 피해자의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야 시간이 지나서 결과로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 그들이 남겨놓은 편지에서 말하는 두려움, 끔찍함. 이런것들은 어떻게 모두 헤아릴 수 있을까 싶다. 

저녁에는 오전에 가지 못했던 Street food Thursday를 다시 가보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베를린의 버스와 지하철은 에어컨이 없는 것 같다. 대중교통 = 시원함 이라고 인식했던 우리에게는 시험에 들게 하는 시간들이다. 

시장에는 이것저것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는데, 독일 현지요리보다는 전 세계 요리가 다양하게 있는 푸드마켓이었다. 우리는 독일 음식이 먹고 싶었기에 다른 곳으로 가서 먹어보기로 했다. 

슈프레 강 건너에 있는 꽤 유명한 슈니첼 맛집인 scheers schnitzel로 가기로 했다. 윗층은 U-Bahn이 지나가고 아랫층은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Oberbaum Bridge를 건너가게 되는데, 영화 베를린에서 리학수(이경영)와 표종성(하정우)이 만나 대화하던 곳이었다. 

보이는 풍경은 참 아름답고 좋은데, 정말 더럽다. 찌린내가 가득하고, 대마 냄새도 그렇고... 베를린이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은 아니지만, 여기는 약간 좀 심하다.ㅎㅎ 

scheers schnitzel은 크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슈니첼을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 더블 하나를 시켜서 나눠먹었다.(9.4유로) 맛은, 얇게 튀긴 돈까스. 딱 그 맛이다. 튀김도 바삭하고, 속도 맛있게 잘 되어있다. 무엇보다 소스는 많이 가져와서 먹을 수 있었는데 갈릭소스와 조화롭게 잘 어울렸다. 

U-bahn을 다시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 사람들은 길거리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맥주를 마시는걸 자주 볼 수 있다. 오늘은 날씨가 더워서인지 지하철에서 전후좌우로 모두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신기하군.

베를린에서 어느새 4일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특별히 한게 없는것 같으면서도 시간은 참 잘간다. 다행히 베를린에서 아직 해보지 못한것들이 많아서 아직도 뭘 만날지 기대가 된다.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참 흥미로운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