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sinki(헬싱키) 1일 : Finlyandskiy Railway Station헬싱키행 열차 / 상트페테르부르크→헬싱키(3시간반 w/고속열차 알레그로) / Helsingin päärautatieasema헬싱키역 / 헬싱키 에어비앤비 / Hietalahden kauppahalli히에타라하티 마켓 / Kampin kappeli캄피 교회(침묵의 예배당) / Temppeliaukion kirkko템플리아우키오 교회(암석교회) / Sibeliuksen puisto시벨리우스 공원
오늘은 러시아를 벗어나 본격 유로존으로 다시 들어가는 날이다. 첫번째 목적지는 핀란드 헬싱키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기차로 3시간 반을 가면 도착한다.
원래는 북유럽 국가 몇 곳을 가려고 계획 했었는데, 여행을 하다보니 북유럽의 미친 물가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져서... 핀란드-발트3국-폴란드-독일 7월말로 가는걸로 일정을 조금 조정해봤다.
아침 6시 40분 기차여서 숙소에서 5시 40분에 나왔다. 얀덱스 택시를 사용하면 러시아 내에서는 이른 시간에도 이동에 문제가 없다. 대신 택시가 오기도 하고, 우버같은 사설택시가 오기도 한다.
핀란드로 가는 알레그로 열차는 Finlyandskiy Railway Station로 찍고 가면 된다. 대신, 기차타는 곳은 서쪽 출입구로 들어가야 한다.
플랫폼 안에는 나름 국제노선이라 그런지 아.. 주 작지만 면세점도 있다. ㅎㅎㅎ
기차 안에는 우리네 KTX와 비슷하다. 콘센트도 있고, 와이파이도 느리게나마 사용이 가능하다. 식당칸도 있어서 간단히 아침식사나 음료를 주문할 수도 있다.
기차를 타고 가면 별도의 출입국 심사장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어 편리한 점이 있다. 이번에 갈 때는 러시아 출국심사, 세관 심사, 핀란드 입국심사관, 총 3명이 돌아다니며 심사를 진행했다.
간단한 질문(핀란드 어디로 가냐, 그 다음 일정은 어디냐, 유럽에 얼마나 있을거냐?) 정도를 물어보고 입국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핀란드 국경을 지나자 키가 큰 나무들과 호수가 밖에 보이기 시작했다.
10시 즈음 Helsingin päärautatieasema헬싱키 역에 도착했다. 하늘이 맑고 맑고 맑다.
역의 첫 느낌은, 참 간소하다. 모든게 크고 휘황찬란하던 러시아에서, 3시간 남짓밖에 오지 않았는데 주변 환경이 모두 달라진 느낌이다.
간단히 버거킹에서 감자튀김을 먹으며 체크인 시간을 기다리다 숙소로 이동했다. 달라진걸 느끼는게, 물가가 진짜 비싸다. 감튀 하나에 3유로, 화장실 사용도 1유로에.. 정말 돈이 후덜덜 거릴 정도다.
기다리면서 선불 유심을 샀다. DNA 유심이 1주일 데이터 무제한 + 탈린에서도 사용 가능한 조건으로 3.9유로여서 녀석으로 선택했다. 유럽 선불심카드는 핸드폰 켤때 PIN번호 4자리를 꼭 기억해야 사용이 가능하니, 미리 적어놓거나 외워놓아야 한다.
헬싱키 시내에는 트램이 다닐 수 있게 트램도로가 잘 마련되어 있었다. 트램을 이용하면 시내 어디든 다니기가 편하다.
트램을 타고 에어비앤비 숙소로 이동했다.(3.2유로) 예전에는 열차 안에서도 티켓을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무조건 타기 전에, 또는 핸드폰 어플로 구매를 해야한다. HSL App을 다운받아서 티켓을 사면 위의 그림이 계속 빙글빙글 돌면서 Validation을 확인한다. 우리는 48시간권을 끊어 다녀서 따로 이동의 부담없이 편하게 다녔다.
타고 내릴 때 티켓을 별도로 검사하지는 않는데, 가끔 검표원이 돌면서 무임승차한게 걸리면 벌금이 세다고 한다. 믿음의 북유럽.
이번에는 에어비앤비 개인실로 예약했다. 워낙 이동네 물가가 비싸서 괜찮은 숙소는 엄두도 못내고.. 방이 3개인데 주인 하나, 우리 하나, 다른 게스트 하나를 나눠서 쓴다. 호스트는 완전 멋쟁이다. 우와.
짐을 풀어놓고 간단히 근처의 Hietalahden kauppahalli히에타라하티 마켓으로 갔다. 숙소 앞 식당이 유명하다고 해서 가보려 했더니, 한달동안 휴가란다. 그들의 이런 여유가 부럽다.
어디에서나 시장은 싸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찾은 오늘은 마침 일요일이라 벼룩시장도 열려 있었다.
마켓 안은 일요일이라 많이 문을 열지 않았다. 케밥 집이 있길래, 간단히 케밥라이스와 파라펠 요리를 먹었다.(18유로) 러시아에 있다가 오니 아무래도 적응 안되는 물가다... 하지만 여기서 이정도 수준이면 양반이란다.
식사를 마치고 시내의 주요 명소를 돌아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골목들은, 참 조용하면서 여유롭다. 날씨도 햇살에 서면 참 따뜻하다.
첫번째로 간곳은 Kampin kappeli캄피 교회로, 침묵의 예배당이라고도 불린다. 외관은 도시의 경관 자체를 특별하게 만들고,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내부는 시내중심인 바깥과는 달리 너무도 조용하다. 나무로 둘러싸인 건물에 햇빛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나도 모르게 경건해지게 된다.
근처에 Temppeliaukion kirkko템플리아우키오 교회도 갔다. 암석교회라고도 불리는데, 큰 바위의 중간을 부숴서 그 안에 교회건물을 만들어놓은 독특한 구조였다. 교회에서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는데 나도 모르게 그 건물에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건물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단순히 물질적 가치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건물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주는 심미적 가치는 정말 클텐데, 한국의 종교 건물들을 생각해보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헬싱키는 발트해를 끼고 있어서 발트해를 따라 Sibeliuksen puisto시벨리우스 공원도 만날 수 있다. 바람을 맞으며 쭉 걸었다. 여름이 짧은 핀란드 사람들은 햇살이 좋을때가 부족해서 그런지 밖에서 햇살을 참 많이 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키큰 나무들이 많은게 인상적이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아시안 마트에 들러서 라면과 몇몇 먹을거리들을 샀다. 헬싱키는 물가가 너무 비싸서 매 끼니를 밖에서 해결한다는 게 불가능하기에, 숙소에서 최대한 아끼는 방향으로 다녀야겠다.
그나저나 몇일 전부터 몸이 계속 쳐지는데 오늘은 특히 뭔가를 더 할 에너지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날은 일찍 들어와서 쉬는게 맞는 것 같다. 어서 쉬고 컨디션 회복해서 내일 좀더 많은 헬싱키의 모습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