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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남미(180511~0606 27Days)

[5/19 세계여행 63일째] 볼리비아 / 라파즈 1일 / 페루-볼리비아 국경심사, 라파즈 케이블카, 라파즈 야경 by 처리


La Paz(라파즈) 1일 : 쿠스코→라파즈 야간버스 / Mi Teleferico(미 텔레페리코/라파즈 케이블카) / Randezvous Hostel(랑데뷰 호스텔) / Tigo 유심구매 / 라파즈 우버 / 텔레페리코 옐로라인 / El Alto(엘알토) 야경



새벽에 문득문득 잠을 깼다. 차가 멈추면 나도 모르게 나의 무의식이 '혹시 강도 아니야?'를 반복했던 것도 있을거고, 무엇보다도 너무너무 추웠다. 왠만해선 추위를 잘 안타는 나인데, 3500m 고지대의 밤은 너무나 추웠다. 버스 탔을때 이불을 주길래, 난 저런거 필요없는데 하고 옆에 치워놨다가, 감동감동하며 덮었다.


아침 해가 뜨고 얼마 안되니 언제 추웠냐는듯 금방 추위가 사라졌다.  

버스는 10시간을 달려 페루-볼리비아 국경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라는 티티카카 호수도 봤다. 

페루-볼리비아 국경 심사는 정말 간단했다. 어떤 건물 앞에 차가 서면, 우리의 짐을 다 들고 건물로 들어가서 프로세스를 거친 뒤, 건물을 빠져나오면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뭐 땅을 밟고 건너는 그런 느낌도 없다. ㅎㅎㅎ

심지어 건물 안에는 페루 출국심사 왼쪽 -> 끝나면 볼리비아 입국심사를 오른쪽에서 바로 한다. 사실상 섬처럼 출입국심사를 하는 우리에게는 정말 놀라운 광경이다. 버스에 탔던 모든 사람이 심사를 마치니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짐을 내려 심사를 마치면 반대편으로 차가 넘어와있다. 다시 짐을 싣고 라파즈로 들어가면 된다. 


다시 차에 타서 라파즈까지 3시간 정도 이동해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보통 1달러 : 6.95볼로 환율이 정해져 있대서, 터미널 안에서 경비를 환전하고 이동.


볼리비아는 남미에서도 최빈국에 속하고 있고, 라파즈는 그 중심에 있어 치안이 상당히 불안하다고 한다. 특히 택시강도가 많다고 하는데, 유심을 아직 못사서 우버도 부를 수 없고... 결국 고민하다가, Mi Teleferico(미텔레페리코)라는, 라파즈의 대중교통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Mi Teleferico : 라파즈의 복잡한 대중교통 개선을 위하여 2014년 개통한 케이블카. 지하수가 많아 지하철을 건설하기 어려운 조건이어서, 케이블카를 대중교통으로 활용중이며, 현재는 5개 노선이, 향후 2030년까지 16개 노선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구글에서도 명확히 검색이 안되어서 이거 제대로 갈 수 있나 싶었지만, 숙소 근처로 가면 어케 되겠지, 싶은 마음으로 터미널에서 10분 정도 걸어서 케이블카 역으로 이동. 한번 타는데 인당 3볼(500원)으로 부담없는 가격이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4월에 개통한 흰색 노선의 종점에 있어서 Orange -> White로 한번 환승해야 한다. 환승개념이 없어서 표는 두번 구매해야 한다. 각 라인마다 색깔로 쉽게 구분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케이블카 위에서 내려다 보는 라파즈 시내의 전경은 장관이다. 이 높은 도시의 산등성이를 타고 펼쳐진 수많은 집들의 모습이란,, 들어보니 윗동네일수록 빈곤층이 살고 있다고 한다. 

미래도시 같던 케이블카를 열심히 타고, 

숙소에 간단히 짐을 풀고 일단 밖으로 나가서 잠시라도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어쩐 이유에서인지 둘다 고산병이 조금 느껴졌다. 쿠스코보다 2,300m밖에 안높아졌는데도.. 너무 방심하고 무거운 가방을 든채 많이 움직여서 그랫던건지, 머리도 띵하고 몸이 전체적으로 무겁다. 오늘은 간단히 둘러보고 무리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숙소를 나섰다. 숙소앞은 그래도 꽤 안전한 동네긴 했다. 


마녀 시장, 무리요 광장같은 곳을 보고자 시내로 나갔지만, 아무래도 해도 일찍 지는데다가 5시에 출발한 우리가 어설프게 돌아다니다가는 어두워지면 왠지 다니기 더 어려워질 것 같았다. 그리고 아무래도 쿠스코와는 달리 라파즈는 전체적으로 거친듯한 느낌이 있었다. 

시내에서는 Tigo 매장에 가서 1주일 1GB 사용이 가능한 유심칩만 구매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볼리비아식 햄버거 냄새가 흥미를 끌어서 하나 먹어보고.(9볼) 소세지 굽는 냄새가 길거리에 진동하는데 안먹을 수가 없었다. 밤버스 타고 오느라 제대로 밥을 못먹었더니 너무나 허기가 지는 바람에..

저녁은 일식집에서 먹었다.(Ken Chan) 돈까스정식+미소라멘(110볼)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역시 외국에 나와서 입맛 잘맞는 음식은 한식, 중식, 일식, 베트남식이구나. 하는 결론을 내려봤다. 왠만해서는 입맛에 안맞는 경우가 없었던것 같다. 

밤에는 야경을 보기 가장 좋다는 텔레페리코 Yellow 라인을 타러 갔다. 라파즈에도 많지는 않지만 우버가 있기는 해서,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오늘이 1년에 한번 있는 '박물관의 날'이라서 길거리에도 사람들이 정말 많이 나와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길도 엄청 막힌다.)


Yellow 라인을 타고 El Alto(엘 알토)에 올라가 라파즈의 야경을 내려다 본다. 산 곳곳마다 불을 밝힌 수많은 집들, 다른 곳들의 야경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을 받았다면 기분 탓일까나.

구경을 간단히 마치고 숙소에 돌아왔다. 숙소 앞 케이블카역에서도 특별한 날이라 그런지 전통공연을 하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구경하고 박수치는 광경이 좋아 보였다.


아쉽지만 내일은 아침에 우유니로 가야하는 타이트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아무래도 이렇게 짧은 시간 도시를 돌아본다는 게 쉽지는 않기에, 아쉬움만 한가득 남기고 떠나게 된다. 고산병이 조금 가라앉기를 바라며 코카차와 고산병약을 먹고 일찍 쉬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