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sco(쿠스코) 2일 : Mercado Central de San Pedro de Cusco(산페드로 시장) / 먹자골목 식당 / 착즙 쥬스 / Dwasi Peruvian Coffee(D.와시 카페) / Anticucheria Condorito(안티쿠체리아 콘도리또/안티쿠초)
쿠스코에서의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해보기로 했다. 쿠스코는 역시 아무래도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피곤함이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인간에게 산소가 이리도 중요한 것이었다니... 아무튼 고산지대에서는 조금 더 볼려고 무리하다가는 다음 일정을 모두 그르칠 수 있기에 푹 쉬고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여기 사마나 인앤스파 호텔은 정말 괜찮은 숙소인것 같다. 방 자체도 넓은데다가, 아침 조식도 미리 예약해놓으면 준비해주는데 그 퀄리티가 왠만한 식당가서 먹는 만큼은 되는것 같다. 만족만족.
다음 여행 일정 및 미뤄뒀던 예약 건들을 나름 마무리하고 점심시간이 되어서 출발했다. 신기한게, 조금 따뜻한 물이 몸에 닿으면 그 부분이 유독 저릿저릿해진다. 신기한것.
일단 San Pedro Market(산 페드로 시장)으로 가보기로 했다. 여행자라면 하나씩 꼭 산다는 알카파 집업후드도 사고, 점심도 간단히 해결하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여행 중에 다녔던 그런 재래시장처럼 이런저런 것들을 팔고 있었다. 한 섹션에서는 주로 여행자들을 위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고, 다른 섹션에서는 과일이나 생선을 파는 곳도 있었고, 먹을 것을 파는 식당도 꽤 많았다. 죽도시장에 칼국수 집이 생각나는 비주얼.
한참을 봤지만 어짜피 스페인어를 잘 못알아먹기에, 사람이 조금 많아 보이는 아무 자리에나 앉았다.(매장 안에 있는 식당보다 가격이 훨 저렴하기에) 주인아주머니와 전혀 말이 안통했지만 옆 사람 시킨거 보고 손짓발짓으로 주문했다.
Sopa Solo(스프 Only, 특유의 국물에 옥수수가 조금 얹혀 나온다. 3솔) + Tallarin Saltado(소고기볶음면 정도? 5솔) + Saltado con Huevo(야채와 소고기 들어간 볶음밥 + 계란. 7솔)이 사람들이 먹는거라 따라 주문했는데, 의외로 입에 정말 잘 맞았다. 가격도 저렴했다. 미라플로레스나 쿠스코 광장주변 식당은 엄청 비싼거였구나..
다 먹고 나서는 시장 안에 있는 착즙 주스도 하나씩 먹었다. 쩡이는 수박쥬스로, 나는 당근+사과+파인애플 쥬스로. 컵에 한 2,3번 정도 더 리필에서 준다.(7~8솔)
알카파 집업후드도 하나 샀다.(30솔) 보통 저 가격으로 통일이 되어있는거 같던데, 그래도 쿠스코에 왔던 사람들이라면 하나씩은 사서 입는거 같아 보였다. 추울때 유용하게 입을 수 있을듯.
나와서 근처에 D'Wasi Coffee라는 로컬 카페에 갔다. 남미 쪽이 원두가 괜찮아서 그런지 지금까지 마셨던 커피들은 일정 수준 이상 괜찮았다. 앉아있는 1시간 동안에 최소 10명 이상의 물건파는 상인들이 들어와서 이런저런 물건을 팔고 있었다. 그네들의 삶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가 보다.
가는 길에 길거리에 파는 꽈배기도 하나 사먹었는데(1솔) 정말 꿀맛이었다! 설탕을 발라 먹는건데,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대신 좀 기름기가 많이 느끼하긴 하다.
저녁은 Choncholi(촌촐리/소곱창)와 Anticucho(안티꾸초/꼬치)를 파는 Anticucheria Condorito라는 식당으로 갔다. 로컬들이 와서 먹는 곳인거 같은데, 나름 괜찮은 분위기에 맥주와 함께 한입 먹었다. 소곱창이 꽤나 굵직하고 큰 편이라 배 터지게 먹었다.(맥주+잉카콜라1개 포함 40솔)
걸어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그렇듯 야경이 정말 아름답다. 남미를 오기 전에 불안한 치안과 소매치기 얘기를 워낙 많이 들었던지라, 오기전부터 참 많이 고민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을 아직 만나기 전의 남미는 너무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일단 최대한 조심히, 사람들 있는 길로 다니고 있고, 가급적 밤에는 외출하지 않으려고 한다. 핸드폰은 길거리에서 거의 꺼내서 보지 않고, 돈도 필요한 만큼만 꺼내고 나머지는 여기저기 분산해서 보관하고 있다. 아무쪼록 여행이 끝나기 전까지 아무런 일 없이 무사히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착해서 간만에 빨래를 맡기러 나왔다. 1Kg에 5솔 정도 한다길래, 방에서 미리 저울을 가지고 무게를 재서 2kg길래 10솔만 챙겨서 빨래를 맡기러 가져갔다. 근데 아주머니가 2.5kg라고 3솔을 더 가지고 오라고 하길래 잠시 실랑이. 내가 재보겠다고 아주머니 저울을 받았는데 이미 시작점이 0.5kg... 아주머니 아무리 그래도 이런걸로 장난치시면 안돼요!
호텔 리셉션에 내일 오전 5시반에 마추픽추 가는 택시를 미리 불러달라고 얘기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준비를 해봤다. 드디어 상상속에서만 만났던 마추픽추를 실제 두 눈으로 보러가는 날이다. 어떤 여행지는 사진보다 실물이 덜했고 어떤 여행지는 눈으로 담는게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마추픽추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