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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중남미(180511~0606 27Days)

[5/17 세계여행 61일째] 페루 / 쿠스코 3일 / 마추픽추 당일치기, 페루레일, 쿠스코 한식구매, 쿠스코 야경 by 처리

Cusco(쿠스코) 3일 : Poroy역 / Aguas Calientes역 / Machu Picchu(마추픽추) / 포로이역 우버 / 파비앙 한인마트 / 룸 업그레이드



오늘은 드디어 쿠스코에서 가장 유명한 그곳,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곳. 마추픽추를 가는 날이다. 마추픽추라니.. 뭔가 남미 여행에서 핵심이랄 수 있는 바로 그곳을 가는 날이다.

성스러운 계곡을 포함해서 1박2일 정도를 보는 경우가 많으나, 우리는 쿠스코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에, 당일치기로 계획을 세웠다. 6시40분 기차로 3시간 정도 가서 -> 근처역에서 버스 30분 -> 구경 2-3시간 -> 버스 30분타고 내려와서 -> 3시20분 기차를 타고 쿠스코 근처로 복귀하는, 조금은 빡빡한 일정이다. 

Poroy(포로이)역에서 6시 40분에 페루레일을 예약해뒀는데, 30분 전까지는 도착해야 한다고 했다. 숙소를 통해 택시 예약을 해서, 25분 정도 걸린다고 했고, 25솔에 가는걸로 했다.  

시간에 맞춰 택시가 왔고, 꼬불꼬불한 길을 넘어서 포로이역에 도착했다. 우리 외에도 마추픽추로 가는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국인은 우리 둘만 있는것 같았다. 

여권을 가지고 가서 체크인을 하고, 시간이 되어 기차에 탔다. 4명씩 무조건 마주보게 앉게 되는 시스템이다. 다행히 하늘이 창문으로 되어 있어서 하늘을 보며 갈 수도 있어 지루하지는 않다. 물론, 아침에 일찍나와서인지 얼마 안되서 잠이 들어버렸다. 

중간에 차와 간단한 과자를 두번 제공한다. 솔직히 이 길을 USD로 65나 주고 제공하는 페루레일의 심보가 고약하다. 심지어 페루레일은 영국이 소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비싸기로는 이보다 비싼게 없을듯 하다. 아무튼 섰다 갔다를 반복하며 3시간 남짓가니 Aguas Calientes(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역에 도착했다. 

입장권은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해놨기 때문에 버스표만 사면 바로 마추픽추로 올라갈 수 있을줄 알았는데, 버스표 사는 곳부터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다. 왕복 버스티켓을 사고(USD24) 마추픽추에 올라가는 버스줄을 기다렸다. 생각보다 빨리 빠져서 40분 정도 기다려서 올라갔다.   

버스 티켓이 너무 비싼게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꼬불꼬불한 길을 한 30분 정도 올라갔더니 그런 생각이 금새 사라졌다. 걸어올라왔으면 엄청 힘들었겠구나.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여차저차해서 11시반쯤 마추픽추에 도착했다. 조금 걸어 올라가면 깎아진 듯한 절벽 위에 그림에서만 봤던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래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었는데, 그저 바라 보면서도 놀라울 뿐이다. 

라마들도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고, 

잉카인들은 왜 이렇게 높은 곳에 이런 도시를 만들었을까? 아직도 고고학계에서 완벽하게 풀어내지 못했다고 한다. 어쨌든 하나의 사실은, 이 높은 봉우리에 돌을 옮겨서 엄청난 노력을 들여 이 도시를 만들었다는 점일 것이다. 

마추픽추가 가장 잘 내려다 보이는 봉우리에서 아래를 내려다 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놀랍다. 

잉카인들이 돌을 사용하는 데에 능숙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높은곳까지 돌을 가져온 게 가능한걸까? 심지어 바퀴도 없었다는데. 100여년 동안 이 도시를 지었다는 설도 있긴 한데, 이런 놀라운 건물들에 대해서는 그 옛날로 돌아가서 한번 물어보고 싶다. 어떻게 만들었냐고. ㅎㅎ  

1시 조금 넘어서 한바퀴를 다 보고, 아래로 내려가는 버스를 탔다. 역시나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서, 3시 전에 아래에 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40분이면 탈수 있었다. 하루 입장 제한이 있어서인지 크게 시간이 초과되는 경우는 없는것 같았다. 

그토록 오고싶었던 곳이어서 좀 여유있게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다른 해보고 싶은 것들도 뒤에 한참 줄서있기에 아쉬움을 살짝 안고 내려와본다. 

내려와서 시간을 보내다 3시 20분 기차를 타고 다시 포로이역으로 왔다. 신기한게, 단선이다 보니까 기차가 가끔은 후진도 하고 잠시 쉬었다 가고 하는 경우가 있다.  

Poroy(포로이)역에 내려서는 우버를 불렀다. 남미에서는 숙소에서 불러준 택시나 남들이 타고있던 택시 아니면 타는게 좀 불안하다. 택시 강도라던지 이런 얘기들도 많고. 그래서 우버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남미 여행을 좀더 쉽게 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우버. 기사아저씨는 우리가 한국사람인걸 알고나니 자기 차가 현대차라며, 한국 관련 얘기를 하신다.

8시 즈음 도착해서 오늘은 뭘 먹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여행한지 두달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소박하게 파티를 하기로 했다. 아르마스 광장 근처에 파비앙 여행사에서 한식을 판다고 하여, 오늘의 메뉴는 오징어짬뽕에 소주! 

사마나 호스텔에 돌아왔더니, 윗 층에 전망 좋은 방이 빈다며 룸 업그레이드를 해준다고 했다. 쩡이가 체크인할때 슬쩍 물어봤던게 도움이 됐던것 같다.ㅎㅎ 숙소 예약할 때도 이 숙소는 뷰가 정말 좋다고 했었기에, 기대를 하고 올라갔는데

쿠스코가 내려다 보이는, 정말 환상적인 뷰였다. 물론 1층 방도 정말 깔끔하고 좋았었지만, 이 뷰를 못보고 갔다면 조금은 아쉬웠을 것만 같았다. 

쿠스코의 마지막 밤을 내려다보며, 전기쿠커로 끓여먹는 오짬 한그릇은 정말정말정말 맛있었다. 

여행 일정에 남미를 빼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다. 주변에서 많이 얘기하듯 불안한 치안과 여행정보의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와서 피부로 느끼는 남미는 정말로 아름답고 그 나름의 여행지로써의 매력이 넘친다. 만약 그런 이유로 이곳을 오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리 둘다 마음에 아쉬움으로 계속 남겨두지 않았을까 싶다. 페루에서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끝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