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 세계여행/베를린 3주(180723~0811 20Days)

[8/9 세계여행 145일째] 독일 / 베를린 18일 /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 국회의사당 전망 by 처리

Berlin(베를린) 18일 : 헤드폰 쇼핑 / Dai Jia Le베를린 중식당 / Olympiastadion Berlin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 / Curry 61베를린 커리부어스트 / Reichstagsgebäude국회의사당 전망대 / Brandenburger Tor브란덴부르크 문



오늘의 할일 :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 방문하기, 헤드폰 지르기.

어느새 베를린에서의 시간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기에, 서로 베를린에서 해보고 싶던 걸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쩡이는 베를린의 카페를 여러군데 둘러보고 싶다고 했고, 나는 스타디움을 방문해보기로 했다. 

8월9일은 손기정 선생님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낸 역사적인 날이다. 어느새 82년 전이고 선생님은 돌아가신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나라 스포츠역사에 큰 의미가 있는 날이다. 

일단 헤드폰을 하나 사러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다행히 카데베 백화점 매장에서 제조사 리퍼제품을 싸게 파는게 있어서, 택스리펀까지 포함하면 크게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하나를 살 수 있었다.

더워서 당장 쓰지는 못할것 같지만 노이즈캔슬링 기능도 있고, 비행기 타거나 할 때 잘 써보려고 한다. 

점심은 중식당을 가기로 했다. 아침에 이미 2커피를 클리어하고 온 쩡이와 동선이 맞아서 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첫번째 간 식당은 3주간 휴가란다.... 꽤 유명한거 같았는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근처의 Dai Jia Le라는 중식당으로 가서 꿔바로우 + 따라피 + 밥 + 콜라(29.8유로)를 먹었다. 중국어로 얘기했더니 사장님이 너무 반가워하신다. 아이고.ㅋㅋㅋ

쩡이와 헤어져서 오늘의 목적지인 Olympiastadion Berlin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이동했다. 베를린 시내에서 조금 서쪽으로 떨어져 있는 곳이지만 S-Bahn, U-Bahn 연결이 잘 되어 있어 편하게 갈 수 있다.

마침 갈 때가 유럽 육상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때였나보다. 원래는 입장료를 주고 들어가야 하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대회 준비로 인해 문이 개방되어 있어 따로 티켓을 끊지 않고 들어가볼 수 있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이 나치의 선전도구로 활용이 된 경향이 있어, 당시의 주 스타디움을 매우 큰 규모로 지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 몇차례 보수를 거쳐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기도 했고, 현재는 분데스리가의 헤르타 베를린 홈구장으로 쓰이고 있다. 

서쪽 벽면으로 오면 1936년 올림픽 때 금메달을 땄던 사람들의 이름이 벽에 남아있다. 마라톤의 'SON, JAPAN' 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나라가 없던 시절, 일본이라는 이름으로 금메달을 따고 시상식에서도 기뻐할 수 없었던 손기정 선생님의 모습. 너무나 많이 보고 들었던 얘기지만 그 장소에 다시금 와서 저 일본이라는 이름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게 된다. 

메인 스타디움 뒷편에는 수영장이 있다. 야외수영장인데 역시 분위기가 독특하다. 여름이라 사람들이 많이 물놀이를 와있었는데, 다이빙 존에서 사람들이 계속 뛰어내리고 있었다. 시원하겠다.

경기장을 한바퀴 쭉 둘러보고, 한참 앉아서 구경하다가 시내로 돌아왔다. 쩡이와 Curry 61에서 만나 우리의 최고사랑 커리부어스트를 한번 더 먹었다. 잊을 수 없을거야. 여기 커리부어스트만 세번을 먹었구나!

그리고 저녁에는 Reichstagsgebäude국회의사당 전망대를 가보기로 했다. 미리 2주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는데, 가장 인기있는 시간은 해지기 1시간 정도 이전 시간이라고 한다. 우리는 8시 타임으로 예약을 해뒀고, 여권을 제시하면 짐검사를 한뒤 입장이 가능하다. 

국회의사당 건물은 베를린 전투를 마치고 난 뒤 소련군이 깃발을 꽂는 사진으로 유명하다. 세계2차대전이 끝났음을 알리는 그 사진 한장으로 현대사의 중심으로 들어온 건물이라고 한다. 

국회의사당에서 보는 베를린의 전경은 참 편안하다.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밤이 되어가니 바람이 불어서이기도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회의사당 옥상의 돔 구조물은 정말 인상적이다. 베를린 여행에서 가장 인상깊은 건축물 중 하나인데, 전혀 조화롭지 않을 것 같은 하부 건축물과 묘하게 잘 어울리는 면이 있다. 

내려와서 브란덴부르크 문을 보기 위해 걸어가는 길, 공원 안에서 희생당한 집시를 추모하는 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 유대인들에 대한 추모에 비해 너무도 소박하고 작게 마련되어 있는 그 공간이 왠지 슬프다.

해질녘 브란덴부르크 문을 한번 돌아보고 호텔로 돌아왔다. 어느새 이틀밤만이 남아버린 베를린에서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