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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여행/베를린 3주(180723~0811 20Days)

[8/4~5 세계여행 140,141일째] 독일 / 베를린 13,14일 / 분데스리가2 직관, 베를린 버거&피맥 맛집 by 처리

Berlin(베를린) 13일 : 휴식 / Curry61 커리부어스트 / Com Viet미테지구 베트남식당



오늘은 집에서 휴식했다. 갈비뼈 부딪혔던 게 계속 심하게 아프기도 했고, 특별히 나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해봤다. 

아침은 미리 사왔던 라면으로, 점심은 쩡이가 나가서 사온 Curry61 커리부어스트로. 역시 여기 커리부어스트가 먹어본것 중엔 제일 맛있다. 

호텔에서 이후 일정도 짜고 어떻게 움직이는 게 좋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행으로 지친 우리를 재충전하는 시간이자 동시에 향후 일정 예약도 했다. 

저녁에는 호텔 근처에 어제 갔던 Com Viet에 다시 갔다. Pho bo쌀국수(4.5유로)에 베트남 고추를 좀 넣어 먹었더니 시원하니 맛있었다. 조금 짜긴 했지만. 

문득 저번주에 우리와 마주친 그 시간들(호스트집 도둑, 갈비뼈 실금)이 아쉽다고 생각해봤다. 우리의 계획대로 잘 지냈으면 좋았을텐데. 지나간 시간이지만 왜 그런일이 내게 생겼을까? 그것도 우리 여행에서 마주칠 하나의 퀘스트 같은 거겠지? 



Berlin(베를린) 14일 : Berlinburger International베를린 버거 맛집 / Camon Coffee노이쾰른 카페 / Union Berlin분데스리가2 직관 / Brewdong Berlin Mitte미테지구 피맥



베를린의 일요일은 평소보다 훨씬 더 한산한것 같은 느낌이다. 가게들도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분데스리가.2(2부리그) 경기를 보러 갈 예정이다. 그나저나 독일 물이 나와 안맞는지 얼굴 여기저기 여드름이 심하게 올라왔다. 거울을 보니 영 답답한 마음이 든다. 

아침은 집에 챙겨놓은걸로 간단히 해결하고, 시간을 보내다 점심때쯤 밖으로 나가본다. 오늘 점심은 노이쾰른 근처의 Berlinburger International베를린버거 인터내셔널이라는, 베를린에서 인기있는 버거 식당이다. 

오늘은 간만에 날씨가 꽤 시원했다. 이유는 알수 없지만, 낮 최고기온도 25-6도라고 한다. 하루만에 5도 이상이 시원해지니 다니기 정말 좋다. 분명 베를린의 여름은 원래 이정도 날씨라고 했는데... 유독 더운 여름이 야속하다.

버거집은 유명세에 비해서는 정말 작았다. 위치를 지도로 안 찾아서 갔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을만큼 작은 가게였다. 

실내에는 테이블도 거의 없고, 매장 내부 분위기는 클럽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치즈버거(7.5유로) + 마이마더버거(9.5유로) + 음료를 먹었다. 버거는 처음 먹어보는 스타일이었다. 쥬시하지는 않은데 뭔가 엄청 내용물이 많고, 딱딱한거 같은데 그렇다고 퍽퍽하지는 않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독일스러운 버거라고 태그를 달아봤다. 뭔가 냉정하고 칼같지만 줄 거 다주는 그런 츤데레스러운 느낌이랄까.

걸어오는 길에 Camon Coffee라는 카페에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아서 커피 한잔을 했다. 역시 어디를 가나 기본 이상을 하는 베를린의 카페들이다 보니 길거리에 스타벅스나 프랜차이즈 카페들을 거의 못본것 같다. 이곳도 역시 굳굳.

커피를 다 마시고 축구경기를 보러 이동했다. 오늘 보러갈 경기는 분데스리가.2 우니온 베를린의 개막전이다. 베를린을 연고로 하는 팀 중에 가장 유명한 팀은 베를린 서쪽의 올림픽 스타디움을 홈경기장으로 사용하는 헤르타 베를린이고, 그 다음은 베를린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Union Berlin우니온 베를린이다. 

개인적으로는 하부리그 팀의 축구경기 분위기가 정말 궁금했다. 1부리그 경기들은 워낙 관광객들의 숫자도 많은지라, 있는 그대로의 축구장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버스를 타고 트램을 타고 1시간 정도 가니 우니온 베를린의 홈 경기장 근처에 다다랐다. 역시 수많은 팬들의 물결이 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운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뒤 출력한 티켓을 제시하면 경기장에 입장이 가능하다. 독일은 항상 질서를 잘지키는 느낌이 있었는데, 경기장에서만은 예외다. 따로 줄도 없을뿐더러, 입장하는 줄과 경기장 내부에서 담배 피는 것도 그렇고... 의외의 모습들을 많이 본다. 

더불어 경기장에 동양인은 우리말고는 없어 보였다. ㅎㅎㅎㅎ 사람들이 계속 흘깃흘깃 쳐다본다.

경기장은 22,000여석 정도의 아담한 크기였다. 단층으로 되어있는 경기장이었는데, 이미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독일은 직접 경기장에 가서 축구를 보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것 같았다. 2부리그 경기도 보통은 매진이 된다고 한다. 

원정팬들이 터뜨린 홍염. 우리나라도 1,20년 전만해도 경기장에 홍염 한가득이었는데.

경기는 레알마드리드에 뛰는 토니 크루즈의 동생이 후반 막판에 결승골을 터뜨려 1:0 우니온베를린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장의 골대 뒤쪽으로 서포터들이 응원을 주도하는건 한국과 비슷했지만, 일반 팬들도 함께 경기에 집중하고 열정적으로 홈팬에게 성원을 보내주는 점이 한국과는 조금 다른 점 같았다. 

절대 경기 자체로 수준이 높은 경기는 아니지만 팬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아 보였다. 몇번이고 탄성이 나올만한 장면에서도 그저 지켜보는 보살같은 사람들.

경기가 끝나고 역시 나오는 길은 고통의 연속이다. 꽉 찬 버스를 타야하는건 어디서나 마찬가지인듯. 다행히 U-Bahn역까지 나오니 좀 살만하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어디로 갈까 한참을 고민하다, 전에 지나가며 봤던 미테지구에 있는 Brewdong Berlin Mitte로 가보기로 했다. 시원시원하게 넓은 실내에, 피맥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한다. 영국의 프랜차이즈 식당인데, 한국에도 분점이 있다는 듯.

일요일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그렇게 붐비지도 않았고, 피자 한잔 + 크래프트맥주 한잔씩을 했다. 먹어보니 피자가 너무 맛있어서 한판 더시켜서, 결국 1인 1피자를 완성해냈다. ㅎㅎㅎ 맛있는 맥주와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날씨가 시원해서 30분 걸리는 숙소까지 천천히 걸어 오기로 했다. 공원에 사람들이 앉아 시간을 보내는걸 보니, 이 사람들도 이상기온인데 에어컨 하나 없는 여름을 어떻게 견뎠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눈에는 딱히 괴로워 보이지 않아서 우리만 이렇게 더위를 못버티나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도 꽤나 괴로웠지 않았을까 싶다. 

어느새 베를린에서의 2주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기쁜 일, 좋았던 일, 나빴던 일, 짜증났던 일이 있었고, 허름한 곳, 세련된 곳도 있었다. 베를린이라는 도시에서 이제 1주일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아직 우리가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곳들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