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 세계여행/유럽8월(독일네덜란드벨기에아일랜드영국 180811~0831 21Days)

[8/24 세계여행 160일째] 아일랜드 / 골웨이 2일 / 와일드 애틀란틱 웨이 드라이브, 킬레모어 수도원 by 처리

골웨이(Galway) 2일 : Galway City Hostel골웨이 시티 호스텔 / Salthill솔트힐 해안 / Clifden클리프덴 / Mitchell's Restaurant클리프덴 해산물 식당 / Sky Road스카이 로드 / Kylemore Abbey킬레모어 수도원



Wild Atlantic Way 드라이브 코스를 돌아보기로 한 날이다. 아일랜드의 대서양과 맞닿은 서쪽 지역을 주로 돌아보는 코스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인상적인 곳이라고 한다. https://www.wildatlanticway.com 사이트에 각 코스, 일정 등을 참고하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잠이 깨서 골웨이 시내를 한바퀴 둘러봤다. 참 조용한 마을이다. 

이번에 간 Galway City Hostel골웨이 시티 호스텔은 방과 욕실도 깔끔하고, 숙소에서 기본으로 조식도 간단하게나마 제공하고 있었다. 2018년 아일랜드 최고의 호스텔로 선정됐다는데 그럴만 하다고 생각한다. 

호스텔에서 짐을 싸서 나와서 서쪽 해안가로 이동해본다. 골웨이 시내에서 멀지 않은 Salthill 해안가로 먼저 향했다.

해변에 차를 세우고 내렸는데 비가 영 많이 쏟아져서, 근처의 커피숍에 가서 커피한잔하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얼마 안있어서 바로 해가 쨍쨍한 날씨로 바뀌어버렸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날씨가 바뀌는 아일랜드의 모습.

Wild Atlantic Way의 주요 경관 포인트에는 저 모양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포인트를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좋은 디자인인것 같다고 생각해본다. 

차를 타고 가는 길은 얼핏 보면 우리네 제주도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되곤 한다. 돌담들이 있는 모습도 그렇고, 익숙한듯 다른 경관을 계속 지나치게 된다. 좀 다른점은, 여기는 아무리 시골길이어도 시속 100km 제한이 걸린 길을 종종 만난다는 점이다. 제주도는 CCTV가 정말 많은데 여기는 CCTV를 전혀 보지 못한듯 하다. 

다음 목적지는 Clifden클리프덴이다. 골웨이에서 서쪽으로 한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이 도시는, 나름(?) 서쪽 애틀란틱 웨이의 중심도시들 중 하나인것 같다. 

Mitchell's Restaurant라는 해산물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아무래도 바다에 접해있는 도시이다보니 해산물 식당이 매우 많았다. 

석화 6개 + 홍합찜 + 피쉬앤칩스를 시켜 먹었다. 한국에서야 봉지굴로 먹어도 될 만큼 흔하지만, 외국에서 가끔 먹으면 그 맛이 그렇게 귀할 수가 없다. 그리고 피쉬앤칩스는 다른 식당과는 달리 오늘의 생선으로 만들어서 준다. 튀김도 바삭하고 아주 맛이 괜찮았다. 

그리고 동네 식당이라 그런지 직원분들이 모두 친절했다. 어제 카쉘에서도 그렇고 여기도 참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도시에서는 접하기 힘든 좋은 기분이다. 

다시 차를 몰고 Sky Road스카이 로드를 갔다. 클리프덴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곳인데, 정말 좁은 길을 따라 구불구불 올라가는 도로이다. 두 차가 지나가기도 버거울 정도의 좁은 길을 한참 올라가면 Wild Atlantic Way 명소를 나타내는 표지판과 함께 어마어마한 경관을 만날 수 있다.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곳곳에 동네를 이루고 살아간 아일랜드 사람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곳이다. 산에는 들꽃이 노랗게 펴있는 이곳, 아름답고 경이롭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다음 목적지는 킬레모어 수도원. 클리프덴에서는 차로 1-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거리다. 차를 렌트해서 오지 않으면 골웨이에서 당일치기로도 많이 오는 곳이라고 한다. 

헨리라는 영국의 돈많은 아저씨(?)가 아일랜드로 신혼여행을 왔다가 경치에 반해서 이곳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와이프가 여행에서 병에 걸려 16일만에 사망하고 그녀를 기리기 위해 옆에 교회 건물도 지었다고 한다. 헨리가 죽고 임자가 몇번 바뀌었다가 수도원에서 이곳을 관리하다가 지금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수도원만 있는 줄 알고 왔는데, 영국식 정원도 있었다. 작지만 아담하게 꾸며진 정원이라 걷고 있으면 참 마음이 따스해지는 공간이다. 

메인이 되는 수도원 건물은 호수를 바라보며 지어져 있었다. 수도원으로 쓰였다고 하면 아, 그렇구나, 하게 됐지만 누군가 살았던 집이라고 하면 정말 화려하다. 

조금 걸어서 가면 교회를 만날 수 있다. 헨리경이 와이프가 갑자기 죽고 그 슬픔으로 와이프를 기리게 위해 만든 교회. 여태 신께 바치는 교회들은 많이 만났지만, 이런 교회는 처음이었다. 건물 구석구석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는데, 여태 우리가 만났던 웅장함이나 경이로움과는 또 다른 류의 모습이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시간을 꽤 오랫동안 보내고, 숙소가 위치한 골웨이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양떼를 만날 수 있었다. 참 편하게 풀을 뜯어먹는 녀석들을 보면서, 왠지 내 마음도 편안해지는 듯 하다. 

렌트를 해서 여행을 하는건 몸이 피곤할 때도 분명 있지만, 그만큼 풍경을 직접 만날 수 있기도 하고 의외의 만남을 많이 갖게 된다. 

골웨이 근교에 있는 B&B숙소에서, 예전에 사왔던 식재료로 저녁을 해먹고 쉬었다. 짧은 4박의 아일랜드 여행이었지만, 조금 더 길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가지게 됐다.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아일랜드에서의 시간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